본문 바로가기

과거

(2)
재개발로 사라져 버린 옥수동의 2009년 사진 서너 장 / 2009.03.01 옥수동이 재개발 된다는 소식을 뉴스에서 봤었다. 그리고 얼마 후에 사진을 찍으려 옥수동을 찾았다. 원래는 골목 골목을 돌아다니며 사진을 찍으려고 했으나, 그 곳에 사시는 분들의 모습을 보니, 실례가 되는 것만 같아 차마 카메라를 들 수가 없었다. 그렇게 목적을 상실하고 하염없이 걷다가 정신을 차려보니, 어떤 산 위에서 넋을 빼놓고 있었다. 당시에는 몰랐지만, 지도를 보며 확인해보니 매봉산 언저리가 아니었나 싶다. 산 위에서 몇 장의 사진을 담았으나, 이상하게 찍힌 사진이 대부분이었다. 그래서 7년 전 그 날의 나는, 괜한 헛고생을 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지금 그 사진들을 다시보니, 그렇게 애잔할 수가 없다. 우리 모두가 잃어버린, 하지만 누군가는 영영 그리워 할 그 모습, 그 풍경이라서. 골목길을 담으..
시간이 눌러앉아 쉬는 곳 - 군산 경암동 철길마을 + 그 인근 / 2012.10.02 여행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있어 군산은 정말 매력적인 곳이다. 여행 카페에 작성된 여행기에 묘사된 군산은 지나버린 시간에 향수를 가진 사람들을 어르고 달래주기에 최적인 곳처럼 보였다. 경암동 철길마을, 이성당, 군산세관, 심지어 일본 느낌이 나는 히로쓰 가옥과 동국사까지, 시간이 지나가버리지 않고 눌러앉아 쉬는 곳 같은 인상을 받았는데, 그 느낌이 왠지 일본의 오사카와 비슷하다는 생각을 했다. 그래서 몇 번이나 가려했지만, 엉덩이가 무거워서 주저않기를 여러 번. 그러는 사이에 계절은 여름에서 가을로 바뀌려고 하고 있었다. 이른 아침에 마음을 독하게 먹고 집을 나섰다. 집에서 나갈 때는 귀찮았지만, 막상 밖에서 따뜻한 햇살과 살랑이는 바람을 받으며 걸으니 잘 나왔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인근에 있는 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