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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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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5.08 #1. 업무 내가 주로 맡고 있는 업무는 현재 매우 지지부진한 상황이다. 시간은 자꾸 흘러만 가는데, 고객사가 우유부단해서 결정을 내리지 못한다. 그의 성격이 그렇기도 하고, 윗선의 눈치도 보는 듯하다. 2주 안에 한 번도 해보지 않은 일을 급박하게 진행해야 한다. 3개월 전부터 미리 언질을 줬음에도 이 모양이다. 답답하다. 어떻게 흘러갈까? 이와 별개로 순식간에 새로운 업무를 2개나 세팅하고 있었다. 동시에 돌아가는 게 너무 많아서 정신이 없었다. #2. 중성화 수술 지난 근로자의 날에 토리 중성화 수술을 했다. 다행히도 수술은 잘 마쳤다. 오전에 병원에 맡기고 저녁에 찾으러 가니, 이 녀석이 단단히 삐쳤는지, 눈을 마주치지 않더라. 그리고 그날은 집에 오자마자 잠들었다. 그리고 3일 후에 병원에 중간..
포르투갈 여행 - 리스본 : 상로케 성당, 산타주스타 엘리베이터, 산티니 / 2014.01.24 올라왔던 길을 따라, '상 페드루 알칸타라 전망대(Miradouro de São Pedro de Alcântara)'와 노란 '푸니쿨라(Funicular)’를 지나 그대로 내려왔다. 내려오다 보니 '상 로케 성당(Igreja de São Roque)'을 다시 지나가게 되었는데, 그 앞의 광장에서 잠시 서성였었다. 성당 안으로 들어가고 싶었다. 그래서 다른 여행자들의 눈치를 보며 서성이고 있었다. 그렇게 서성인지 3분쯤 되었을까? 성당에서 카메라를 맨 3명의 여행자가 나오는 걸 발견했다. 그제서야 성당이 열려있고, 관광객에게 개방되어 있다는 것을 확신한 나는, 닫혀진 성당의 문을 밀었다. 그 문은 무거웠지만 아무런 저항없이 스르르 열렸다. '상 로케 성당(Igreja de São Roque)'의 내부를 보..
무라카미 하루키 - 1Q84 예전에 프라하에 갈 때, 공항에서 책을 한 권 샀었다. 책을 사야 하긴 하는데, 시간이 없어서 익숙한 작가의 책을 보기 시작했고, 얼마 전에 '상실의 시대'를 감명 깊게 읽었던 나는, 이 책의 1권을 골랐다. 그게 8월이었는데, 12월이 되어서야 3권의 책을 겨우 다 읽었다. 나도 참 게으른 것 같다. 더 많이 읽어야 하는데. '공기 번데기'와 관련된 어떤 한 사건이 있다. 일반적인 소설에서는 이 사건을 언급하고, 주인공이 그 사건에 직접적으로 관계되어 이야기를 풀어가지만, 특이하게도 이 작품에서는 '사건'에 대한 직접적인 서술이나 '사건'의 해결은 이야기의 결말에서도 언급되지 않는다. 그래서 책을 다 읽어도 사건의 핵심인 '리틀피플'이나 '공기 번데기'에 대해 독자가 알 수 있는 건 제한적일 뿐이다. ..
신경숙 - 기차는 7시에 떠나네 언젠가 친구에게 나에 대해 물어본 기억이 있다, 이를 테면 성격이라든가, 외모 같은 것들을. 토막난 기억으로 남아있는 그 당시에는, 말하기를 주저하던 친구와 그와는 반대로 대답을 재촉하던 내가 있었다. 혹시라도 '나 자신이 모르는 내가 있는지' 친구의 대답을 귀 기울여 들었던 나. 세상에서 나를 가장 잘 아는 것은 나 자신 같은데도 왠지 모를 힘에 이끌려 친구를 닥달했었던 것 같다. 그 때, 무슨 대답을 들었는지는 기억이 나지 않는다. 어쩌면 그 당시의 난, 남이 보는 나에 대한 호기심이 가득했던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세상에서 나를 가장 잘 아는 사람은 내가 아니라는 것을 비로소 알게 되었던 것 같다. 조금 씁쓸해지는 순간이었지만, 그로 인해 조금 성숙되었을지도 모르겠다. 책을 읽는 내..
어니스트 헤밍웨이 - 노인과 바다 '고전이란, 누구나 다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정작 그 책을 읽은 사람은 아무도 없는 작품' 이라는 말이 있다. 그 말마따나 작가도 내용도 더 이상의 소개가 필요없을 정도로 널리 알려져 있지만, 한 번이나마 제대로 읽어보고 싶은 마음에 뒤늦게 책을 잡았다. '작고 낡은 조각배와 그 옆에 붙어 있던, 배보다 더 큰 물고기의 하얀 뼈'의 이미지가 책을 읽는 내내 머릿속을 맴돌았다. 아무리 되뇌여봐도 언제 어디서 그런 이미지를 기억으로 가지게 되었는지는 아리송했다. 그러다가 노인이 큰 물고기에게 끌려가는 장면을 읽어 내려가면서, 기억도 나지 않는 어린시절에 TV에서 봤던 수많은 화면 중에서 정지된 한 순간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썰물에 드러나는 암초처럼 갑자기 모습을 드러낸, 그 존재조차 몰랐던 기억. '..
혼자 생각에 잠겨 조용히 걸었던 산책 - 올림픽공원 / 2006.09.29 2006년의 나는 대학생이었다. 그리고 그 당시에 대외활동을 하나 하고 있었다. 사실, 2005년 이후의 내 생활은 학교와 그 대외활동이 전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 대외활동에서 나는 인정받는 사람이었고, 영향력이 있는 사람이었기에 매우 재미있게 했었다. 잘 마시지도 못하는 술을 마셔가며 사람들과 어울리고, 놀고 그랬으니까. 그러나 졸업이 가까워 오면서 현실이 보이기 시작했다. 학점은 괜찮았는데, 영어점수가 문제였던 것. 과유불급이라고, 대외활동에 투자했던 시간이 많아서, 영어는 신경도 못 썼던 것이다. 나를 제외한 다른 사람들은 대외활동에 투자하는 시간을 줄이고 영어공부를 하고 있었지만, 나는 멍청하게 한 우물만 팠었다. 상황은 심각했다. 4학년 1학기가 끝났는데도 토익점수가 600점이 안되어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