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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여행

등산 초보가 처음 올라가 본 북한산 백운대 / 2016.1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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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산 둘레길을 돌고 산행에 재미가 들려 더 추워지기 전에 산에 다녀와야겠다고 생각했다. 역시 우리집에서 다녀오기에는 북한산이 가장 만만하더라. 그래서 북한산 백운대에 다녀왔었다. 백운대는 처음 올라가봤는데, 나 같은 초보자에게는 막판이 후덜덜하고 아주 무서웠다. 그래도 올라온 게 아까워서 꾸역꾸역 올라가서 정상을 밟았다. 오르고 나니 성취감이 뻐렁쳐서 '크아~ 이 맛에 등산하는구만!!' 싶었다.


2016년의 추워지기 전, 가을이 느즈막히 고개를 떨구기 직전의 사진이다.



북한산 둘레길을 돌며 지나갔던

북한산성 입구에 다시 왔다



백운대까지 4Km



산봉우리가 올려다보였지만

나는 어느 것이 백운대인지 모른다

저 뒤쪽에 빼꼼한 녀석 같은데

정확하지 않다



가는 길에 계곡이 있었다

물이 많지 않음에도 참 맑아보였다

사람이 안들어가니까 깨끗해진다




북한산의 후덜덜한 바위들

등산하면서 산 전체가

거대한 바위 같다는 인상을 받았다



아직은 편안한 길을 따라 걸었다



이제 백운대까지 2.8Km 남았다



이네 봉우리 중에 가장 높은 게

백운대이지 않으려나?

백운대가 북한산 최고봉이니까



현재 내 위치는 보리사

보니까 진짜 등산은 시작도 안했네



계단을 오르고




북한산의 붉은 가을을

눈으로 음미하고 즐기면서

산을 올랐다



대동사 입구를 지났다

진짜 등산은 여기서부터 시작되었다



노랗게 옷을 갈아입은 나무들

노랑색은 역시 포르쉐다



마치 무림고수가 칼로 벤 것만 같았던

거대한 바위에 풀이 자라고 있었음



역시 백운대 가는 길은 어려운 코스 답게

처음 보는 줄 형태의 난간이 있었다



헉헉대며 오르길 한참

그래도 제법 올라왔는지 낮은 봉우리가

눈 앞에 있는 것처럼 가깝다



현재 위치는 이쯤이군

이 지도가 참 유용하더라



저 앞에 여자분도 혼자 오셨던데

하지만 나는 저 분을 지나쳐 먼저 올라갔다




백운대를 오르는 길 중

'어려움' 난이도에 해당하는 구간은

죄다 이런 바위였고, 경사도 되게 급해서

어떻게 내려갈지 걱정이 되었다



드디어 도착한 북한산성 위문

복원이 되어 있어서 신기했다



여기서부터 백운대까지는

불과 3백 미터 인데

난이도가 '아주 어려움'으로 바뀐다



북한산성의 오리지널 돌과

복원이 된 돌의 차이가

색깔로 선명하게 구분되었다



'와, 씨.. 여길 어떻게 올라가..'

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난이도가 급격하게 올라갔다



얼굴바위

이 구간은 등산이 아니라

마치 클라이밍 같았다



무서워서 잠시 숨을 고르며

돌아본 풍경은 절경이었다

이게 서울이라니, 믿어지지 않았다



줄을 잡고 더 올라갔다

여기 산성을 복원한 아저씨들도

일하면서 후덜덜했겠다는 생각



'아, 괜히왔다 돌아내려갈까..'

라는 생각을 안한 건 아니었다



백운대를 올라가는 막판에

바위에 매달려 주변을 돌아보니

광활하면서 굉장한 공간감을 느꼈는데

이게 마치 인터스텔라 같은 느낌이었다



흐린 날씨의 서울



북한산 인수봉

저기 암벽등반하는 사람을 보면서

미쳤다고 생각했다



북한산 백운대를 오르는 마지막은

나같은 등산초보에게는 무서웠다



북한산 정상에 있는 3.1운동 암각문

그 옛날에 어떻게 이 위를 올라왔을까?

아무리 생각해도 답이 안나왔음

초능력이라도 있었던 걸까?



북한산 백운대, 836M

정상 표지석이 누워 있어서

조금 신기했다



주변을 둘러보니, 기분이 뻐렁쳤다

이 맛에 산에 오는구나 싶었음



옆에 보니 70년대에

무슨 산악회가 비석을 세워놨다

저건 또 어떻게 세웠을까

여기까지 비석을 들고 온 걸까?



살짝 밑으로 내려와 평평한 바위에 앉아

집에서 가져온 스콘을 먹으니

비둘기 한 마리가 나도 달라고 해서

같이 나누어 먹었다



dog

여기에 사는 것 같은 강아지도 있었다

이 녀석은 입이 고급인지 스콘은 먹지 않더라

너는 무슨 기구한 사연이 있어

이 높은 산꼭대기에 올라와 살고 있느냐



북한산이 서울에 있는 산이라 되게 만만하게 봤는데, 직접 산을 올라보니 전혀 그럴 산이 아니었다. 산꼭대기에서 내려다보니, 그 면적도 굉장히 넓었고, 산세도 굉장히 멋졌다. 도심에서 대중교통으로 손쉽게 접근할 수 있는 산. 어쩌면 북한산은 서울 시민에게 굉장한 행운일지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올라본 산이 별로 없고, 평소 등산을 즐겨하지도 않았지만, 북한산 백운대는 오를만했다. 등산이니까 힘든 건 당연한 거고, 그럴 때면 잠시 쉬어가면 되었다. 맨 마지막에 3백미터가 정말 후덜덜했는데, 정신 잘 차리고 천천히 움직이니, 사고 없이 잘 올라갈 수 있었다. 그렇게 올라간 정상은 굉장한 성취감으로 다가왔다. 그리고 그 아래에 있는 너른 바위에 앉아 스콘을 하나 먹었다. 하지만 다른 아저씨 아줌마들이 먹는 뜨끈한 사발면 냄새가 어찌 그렇게 맛있게 느껴지던지!


산을 내려와 편의점에서 사발면을 하나 사먹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