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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여행/'16 스페인 - 바르셀로나

스페인 바르셀로나 여행 - '코도뉴(Codorniu)', 까바 와이너리 투어 / 2016.1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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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일정은 '코도뉴(Codorniu)' 와이너리 투어 하나 뿐이었다. 코도뉴 홈페이지에 가면 투어 예약을 할 수 있는데, 한국어 투어는 당연히 없고, 영어 투어가 오전 10시에 있어서, 미리 예약을 했었다.


이 곳은 가기가 조금 까다로운데, 오전 8시에 시내 한가운데서 시외 버스(Hillsa)를 타야 했다. 그 곳이 숙소에서 좀 떨어져 있음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느긋하게 아침 식사를 하다가 그만 늦기 일보 직전이었다. 시내 버스를 타고 시외 버스를 타는 곳까지 가려 했으나, 버스 기다리는 시간이 생각보다 길어져서, 엄청 뛰었다. 한 10분을 계속 뛴 것 같았다. 그 고생을 한 덕분에 다행히도 제 시간에 맞춰서 도착했다.


마침 Hillsa 버스 한 대가 있길래, 무작정 탔는데 기사 아저씨가 어디가나고 물어봤다. '코도뉴(Codorniu)' 와이너리 투어 간다고 하니까 이 버스가 아니란다. 뒤에 있는 다른 버스를 타라고 했다. 그 버스에서 내려서 뒤에 있는 버스를 보니, 기사 아저씨는 없었지만, 앞 유리창에 '코도뉴(Codorniu)' 라고 쓰여 있었다.


나는 버스삯으로 낼 잔돈을 마련하기 위해, HJ를 정류장에 잠시 세워두고 건너편에 있는 작은 나들 가게에 들어갔다. 그 짧은 사이에 버스 기사님이 왔고, HJ가 길 건너에서 나를 몇 번 소리쳐 부른 모양이었으나 나는 듣지 못했다. 그 때, HJ 근처에 서있던 어떤 아주머니가 '코도뉴(Codorniu)' 가냐고, 바로 출발 안하니까 걱정 말라고 HJ에게 말을 해줬다고 했다.


잠시 후, 우리는 버스에 올랐는데, 그 아주머니도 '코도뉴(Codorniu)' 와이너리에 가는 버스를 탔다. 버스에 탑승객은 나와 HJ, 그리고 그 아주머니까지 셋 뿐이었다.


나는 버스를 타면서 아주머니에게 고맙다고 인사를 했다. 자상하셨던 아주머니는 우리에게 투어 시간을 물었고, 나는 10시라고 대답했다. 그랬더니, 버스 내리는 곳에서 11시 50분에 바르셀로나로 돌아가는 버스가 오니까 그걸 타고 돌아가라고 했다. 다만, 중간에 한 번 갈아타야 한다고 하셨다. 관광객은 아니고, 직원인가 싶은 심정이 있었는데, 나중에 '코도뉴(Codorniu)'에서 같이 내렸고, 우리가 가는 관광 안내소가 아닌 사무실로 들어가셨다. '코도뉴(Codorniu)' 직원이었던 것.



시간 딱 맞춰 안내 데스크에 갔다

버스에서 내린 사람이 우리 밖에 없어서

설마 투어 인원이 우리 뿐인가 싶었는데

딩동댕!!! 우리 뿐이었다



좋아해야 할지 말아야 할지 혼란스러웠지만

어쨌든 우리는 팔찌를 차고 덩치 큰

가이드 아저씨를 따라 밖으로 나섰다



가이드 아저씨가 친절하게 문을 열어주면서

여기에 타라고 했다 객차가 4~5량 짜리 였는데

아저씨는 꼴랑 우리 둘만 태우고 운전하셨음



기차를 타고 이동해보니, 왠지 관람객의

동선 통제를 위해 코끼리 열차를 사용하는 것

같다는 생각을 하면서 도착한 곳은



옛날에는 오크통을 보관하는 장소였으나

장비가 현대화 됨에 따라 현재는 전시관으로

사용되고 있는 멋진 건물이었다



건물 안으로 들어가니, 잘 정비되어 있었고

지하 까바 숙성실에서 올라오는

아주 옅은 쿱쿱한 냄새가 우리를 맞이했다



약 500년 정도 되는 '코도뉴(Codorniu)' 역사의

산 증인이라 할 수 있는 낡은 오크통



여기는 다양한 까바 병을 사이즈 별로 모아놨다

맨 왼쪽의 가장 큰 병은 26.25 리터나 들어가는

괴물이라고 가이드 아저씨가 설명해주셨다

제조 가격도 까먹었지만, 되게 비쌌음



이 곳은 옛날에는 오크통 보관소로 쓰였다가

현재는 지금처럼 전시관처럼 운영한다고 했다

가이드 아저씨는 설명하면서 이 곳을 빠르게 훑었는데

설명에 집중하느라 사진을 많이 찍진 못했다



우리는 다른 건물로 자리를 옮겼다

여기는 이 곳에 전기가 들어오기 전에

지하 까바 숙성실에 전기를 공급했던 시설이라 했다

지금은 사용하지 않는다고 했던 것 같다



지하에 내려오면 보게 되는 풍경

여기 지하에 불을 켜는 방법도 되게 신기했다

마치 마법 같았음!



예전에 포르투갈 여행할 때 와이너리 투어를

한 번 해봐서 비슷할 줄 알았는데

비주얼은 여기 코도뉴가 압승이었다



여기는 까바가 숙성되는 곳이다

세계에서 가장 큰 와인(까바) 저장고이자

100만 병 이상의 까바가 있다고 했다

이 길만 30Km 정도 된다고 했던 것 같다



통로의 양 옆에는 1차 숙성된 까바들이

2차 숙성을 위해 이스트와 설탕이 첨가된 채

주둥이를 아래로 하고 끝없이 도열해 있었다

숙성만 몇 년 걸린다고 한다



사진처럼 주둥이가 아래로 향해 숙성되는 까바들은 짧게는 1년 반, 길게는 5년 이상 숙성된다고 한다. 까바가 어느 정도 숙성이 되면, 병을 수작업으로 매일 90도씩 회전시켜 병 내 이물질일 이스트가 병 주둥이 쪽에 모이게 한다고 한다. 그것을 오랜 기간 반복해 병 주둥이에 이스트가 모이면, 전문 기술자들이 순간적으로 병을 오픈해 병 입구에 모인 이스트를 제거하는 과정을 거친다고 가이드 아저씨가 설명해주셨다. (영어로 들은 내용이고, 필기도 할 수 없었기에 정확하지 않다.)



까바를 운반하던 컨베이어 벨트

(이 사진은 HJ가 찍은 사진)



우리는 지하에서도 코끼리 열차를 타고

까바가 숙성되고 있는 지하 저장고를

드라이브 하듯 구경할 수 있었다



코도뉴에서 생산되는 까바 중 고급 제품인

'하우메 꼬도뉴(Jaume Codorniu)'가 숙성 중



거대한 오크통은 현대화 된 시설의

일부인 것 같았다



이 곳은 옛날에는 오크통 저장고였으나

현재는 결혼식이나, 파티 같은 연회를 하는 곳으로

사용된다고 가이드 아저씨가 설명해주셨다



옛날에는 병의 깨짐을 방지하기 위해

사진처럼 짚을 이용했다고 한다



드디어 와이너리 투어의 하이라이트

시음의 시간이 왔다



시음장은 대략 이런 분위기였다



우리는 두 종류의 까바를 맛볼 수 있었다

먼저 로제를 먼저 글라스에 따른 후

또 뭔가를 설명해주시는 가이드 아저씨




그랑 코도뉴 빈티지 2013

(Gran Codorniu Vintage 2013)

포도 품종은 피노누아



우리가 시음했던 또 다른 까바인

논 플루스 울트라 레세바 코도뉴

(Non Plus Ultra Reserva Codorniu)



우리는 이렇게 코도뉴 까바 시음을 했다



까바의 맛과 향이 참 좋았지만

조명빨 받은 색깔도 너무 예뻤다



시음 중에 가이드 아저씨가 평소에 단 술을 좋아하냐, 달지 않은 술을 좋아하냐고 물었다. 평소 단 걸 좋아하는 나는 당연히 단 것을 좋아한다고 말했고, HJ는 나와 반대로 대답했다. 아저씨는 우리의 대답을 듣더니, '아~ 이 친구가 술을 먹을 줄 모르네~ 한 수 가르쳐 줘야겠어.' 라는 뉘앙스로 내게 술에 대해 조금 가르쳐줬다. 당도가 높으면 높을 수록, 까바 본연의 맛을 제대로 느낄 수 없을 뿐 아니라, 입안도 텁텁하며, 다음 날 숙취가 심하기 때문에 본인은 '브루트(Brut)' 라고 쓰인 드라이 한 까바를 항상 마신다고 했다. 그러면서 까바 한 잔을 더 따르더니, 거기에 마치 후추를 치듯 당분을 넣어 달달한 술을 만들었다. 그리고는 내게 먹어보라고 했다. 아저씨의 말을 들어서 그런가, 드라이 한 '까바(Cava)'가 더 괜찮다고 생각되었다. 그러나 순식간에 3잔의 까바를 마신 나는 부끄러울 정도로 얼굴이 새빨개지고, 정신도 약간 알딸딸해졌다.



코도뉴 정품 까바는 코르크 마크 안에

사진처럼 십자별 모양이 있다



여기는 시음 후의 까바 샵

꼬도뉴의 옛 안주인의 이름을 딴

'안나(Anna)'는 병과 잔이 너무 예뻤다



우리는 결국 양손 무겁게

카바를 4병이나 샀다



이제 바르셀로나로 돌아가야지

돌아가는 버스는 11시 50분에 있어서

조금 기다려야 했다



코도뉴 와이너리 출입문 앞에서

HJ의 증명사진 한 장



우리는 아까 버스에서 내렸던 곳에서

바르셀로나로 되돌아가는 버스를 기다렸는데

그 앞에 포도밭이 넓게 있었다

어쩌면 이 지하에 저장고가 있을지도



HJ는 내가 술취했다고 자꾸 지적질을 했다

술을 조금만 마셔도 빨개지는 체질이라

나도 부끄럽지만 어쩔 수 없었음



11시 50분에 온 버스는 작은 미니버스였다

이게 바르셀로나까지 한 번에 가는 게 아니라,

인근 시내에서 한 번 갈아타더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