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수 여행하다가, 갑자기 순천만이 땡겼다. 그래서 HJ에게 물어본 후, 허락을 구하고, 순천으로 방향을 잡았다. 워낙 유명한 곳이라 평소에 한 번 꼭 가고 싶었던 곳인데, 근처에 오니 욕심이 나더라. 여수 시내에서는 차로 약 30분이 조금 넘는 거리였다. 5월 말에 갔었지만, 이미 햇살은 작렬하고 있었고, 날씨는 상당히 더웠다. 폭염 주의보가 한창인 지금 간다면 상당히 힘든 여행이 될 것 같은 느낌.
이런 곳을 상업/관광지로 만들었다면, 너무나 통탄스러운 일이었을텐데, 보호 구역으로 지정해서 잘 보존하고 있는 순천시와 순천 시민들이 대단하다고 생각했다. 건물을 올리고, 식당이 있는 게 관광지가 아니라, 이렇게 다른 곳에 없는 그 뭔가를 잘 가꾸고 보호하면 관광객들은 알아서 온다는 걸, 그 옛날 순천사람들은 알고 있었나 보다.
세계 5대 습지 중 하나이고, 연안습지 중에서는 세계 탑 급이라고 한다. 나중에 날씨 좋은 날 해질 때에 맞춰 가서 사진을 멋지게 담아보고 싶은 곳.
순천만 자연생태공원에 도착했다
저 곳은 일종의 전시실 같았는데
굳이 들어가서 보진 않았다
더워어
첫인상은 잘 꾸며진 정원 같았다
가뭄인데도 물이 좀 있어 다행이라는 생각
약간 걷다보면 이런 물길을 만나게 되고
다리를 건너가게 되는데, 그 이후가 진짜 순천만이더라
간이 선착장에 배들이 옹기종기
모여있는 모습이 귀여웠다
다리를 건너게 되면 바로 맞이하는 풍경
'우와~' 하는 감탄사가 바로 나올 정도였다
이 아이들은 아마도 갈대?
푸릇푸릇해서 갈대 같진 않고
청보리처럼 보이기도 했음
내가 걷던 곳 한 켠으로는
이렇게 목가적인 풍경이 있었고
HJ의 사진도 많이 담았다
데이트 하는 연인도, 아이가 있는 가족도
친구들끼리도 올 수 있는 그런 곳이었다
데크를 따라 걷다보니 '짱뚱어 다리' 라는 곳이 나왔다
다리 아래에 진짜 짱둥어들이 사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그러나 출입금지 표시판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아이와 함께 밑으로 내려간 어떤 아저씨를 봤다
사람이 많은 관광지이지만
곳곳에 이런 그림같은 풍경이 숨어 있는 게
이 곳의 매력 중 하나가 아닐는지
손 꼭 붙잡고 걸었다
이제는 습지를 지나 전망대로 가는 길이다
전망대의 이름은 '용산 전망대'
이 순천만은 세계 5대 습지 중 하나라 한다
국제 습지 협약인 '람사르 협약'에 가입되어 있어
국제적으로 보호받고 있는 곳이라고
순천만에 있는 작은 산, 용산은
멀리서 볼 때는 낮아보였는데 생각보다는 힘들었다
경사도 제법 높아서 가다 쉬다 했음
왕복 40분 정도 소요되는 것 같았다
길이름이 '다리 아픈 길' 이다
네이밍 센스가 직관적이면서도 너무 좋다
보는 순간 피식~ 웃게 되기도 하고
가면서 장난을 살짝 쳤더니
무서운 표정을 짓는 HJ
아아 거의 다왔다, 라고 생각했지만
여기서도 제법 더 가더라
6백 미터가 길다고 생각했음
마침 작은 간이 전망대가 있어,
그 곳에서 순천만을 내려다 봤다
뿌연 날씨가 아쉽기만 했다
노을지는 시간이 아닌 것도 아쉬웠고
반듯하게 잘 자라고 있는
전나무, 혹은 소나무를 지나
드디어 용산 전망대에 도착했다
인터넷에서 보던 황금빛 노을지는 모습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이 모습을 직접 보게 되어 너무 좋았다
그래서 한동안 넋놓고 바라봤다
HJ
마침 배가 지나가길래 사진을 담아봤으나
그렇게 멋지게 찍히지는 않았다
혹시나 싶어 지도를 보고 확인해보니
저 산 하나만 바로 넘으면, 아빠의 고향이더라
언제 한 번 가보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잘 둘러보고 주차장으로
되돌아가는 길
이 '꾸루'라는 단어는 개인적으로는 참으로
정감있는 단어이고, 은어처럼 쓰는데
이렇게 캐릭터 이름이라니, 너무 놀라웠다
그 기념으로 HJ와 사진 한 장
순천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