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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여행/'13 몬테네그로

몬테네그로 여행 - 몬테네그로 데일리 투어의 시작, '코토르(Kotor)' / 2013.0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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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데일리 투어의 목적지는 크로아티아의 옆 나라인 '몬테네그로(Montenegro)'. 그 중에서도 먼저 들린 곳은 '코토르(Koror)' 라는 이름의 도시였다. '두브로브니크(Dubrovnik)' 처럼 도시가 성벽으로 둘러쌓여 있는 곳인데, 도시 뒷편에 있는 '세인트 존 산(St. Jhon Mountain)'의 능선을 따라 성벽과 요새를 건설해 놓아, 바다보다는 산의 이미지가 더 강했다. 여행을 준비하면서 우연히 본 한 장의 코토르 사진이 이 곳으로 나를 이끌었다.


두브로브니크에서 출발하는 대부분의 투어는 필레 게이트 바깥의 밀레니엄 힐튼 호텔의 주차장 입구에서 출발하는 경우가 많고, 내 경우도 그러하였다. 아침에 그 곳에서 대기하던 중 홍콩에서 온 '제이슨(Jason)'을 만나 친구가 되었다. 우리는 우연히 같은 투어 상품을 이용한다는 걸 알게 되었고, 그도 나도 혼자 여행하는 중이라 쉽게 친해질 수 있었다.


우리가 탄 차는 남쪽으로 내려가 별 일 없이 크로아티아 국경을 넘었다. 그러나 대만에서 온 남자 여행객 한 명이 비자 문제로 몬테네그로에 입국할 수가 없었다. 대만 국적을 가진 여행객은 방문 24시간 전까지 몬테네그로 출입국사무소(?)에 전화를 해서 방문 계획을 알려야 하는 모양이었다. 하지만 그는 그 내용을 모르고 전화를 하지 않은 상태였고, 가이드는 나름대로 어떻게 풀어보려고 했으나, 실패. 그는 결국 혼자 몬테네그로 국경에 남겨졌다.


한편, 그 대만 여행객은 일행이 있었다. 두 명이 함께 와서는 한 명은 국경에 남고, 한 명은 국경을 넘어가는 상황이 된 셈. 국경을 넘은 친구는 함께 여행할 친구를 잃었지만, 제이슨과 광동어로 말이 통해서 우리 일행이 되었다. '예스퍼(Jesper)'라는 이름의 그는 알고보니 제이슨처럼 홍콩사람이었다.


그리고 한국인인지, 일본인인지 모를 혼자 온 여자 여행자가 있었다. 제이슨과 이야기하면서도 국적이 궁금해서 계속 관찰했는데, 이어폰을 낀 채, 말없이 창 밖을 응시하는 바람에 빈틈이 없었다. 그러다가 국경을 통과할 때 가이드가 여권을 걷는 순간에 한국인인 것을 캐치했다. 나중에 그녀는 북유럽에서 온 듯한 60대 노부부와 말을 몇 번 주고 받더니 친해지는 것 같았다.



약 두 시간 정도를 달려서 도착한 몬테네그로의 도시, '코토르(Kotor)'

두브로브니크처럼 성벽이 있고 에메랄드 빛의 물이 인상적이었다

해자 또는 강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바다다



아드리아 해가 내륙 깊숙히 들어온 곳에서, 더 깊숙히 들어온 곳

코토르의 첫 인상은 매우 특이했다

이런 매력으로 코토르를 찾는 관광객은 늘고 있다고 한다



가이드로부터 받은 러시아어로 된 지도를 손에 쥔 채, 제이슨(Jason)과 예스퍼(Jesper)를 동료삼아 정문으로 향해 걸었다. 가이드가 서문 앞에 인포메이션 센터가 있다고 했으니, 그 곳에 먼저 들러서 영문 지도를 입수할 생각이었다.


센터 직원에게 지도를 요청했다. 그랬더니, 내게 어디서 왔냐고 되묻더라. 한국에서 왔다고 대답하니까, 놀랍게도 한국어로 된 지도를 건네주었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몬테네그로가 어디에 있는지 모를 사람이 태반인데, 한국어 지도를 제공하고 있다니, 너무 놀랍고 신기해서 감탄사와 고맙다는 인사가 나도 모르게 튀어 나왔다. 그리고 혹시 몰라서, 지도 한 장을 더 달라고 했다.


인포메이션 센터에서 지도를 받고 성문을 통과했다. 그런데, 그 한국인 여자분이 혼자 서서 약간 난감해하고 있었던 것 같았다. 차 안에서 친해진 노부부와 함께 움직여서 그들과 함께 있을 줄 알았는데, 커플 사이에 함께 있기가 애매했는지, 따로 쪼개진 모양인 듯 싶었다. 혼자 있는 모습이 안쓰러워보여서, 다가가서는 한국어로 된 지도를 건네며, "한국인이시죠?" 라고 말을 붙였다.


우리는 산위에 있는 요새(St. John Fortress)에 가려 하는데, 같이 가겠느냐고 물었고, 그녀는 우리의 일행이 되었다.



우리는 굉장히 서둘러서 이동했다

이 곳은 세인트 존 요새로 가는 여러 입구 중 하나이다

'글라브니 골목(Glavni Ulaz)'



길이 좁은 건 두브로브니크와 같았지만

그 곳과는 다른 코토르만의 매력이 있었다

사진으로 담아보고자 했지만..



서서히 오르막이 시작되었다

날도 무척 더워 땀이 나기도 하고 힘들기도 해서

어느 정도 오르기 전까지는 사진을 담지 않았다



얼마인가를 오르다가 뒤돌아서 담은 풍경인데 절경이었다

두브로브니크가 바다가 아닌 산에 있는 느낌이랄까?



셀카도 한 번 담아보고



친구들에게 카메라를 주면서 내 사진을 찍어달라고도 했다

우리는 번갈아가면서 서로의 사진을 담아주었다



도시 전체가 유네스코 문화유산인 '코토르(Kotor)'

도시와 자연이 공존하는 모습처럼 보였다



그리고 바다에 떠있는 초대형 크루즈의 위엄

코토르를 방문하는 사람들은 저렇게 크루즈를 탄 사람이 많다고 한다



가난한 나라인 이 곳은 현재는 러시아 자본이 많이 유입된 상태란다

신문, 방송, 전력 등 국가 기간사업은 다 잠식당했다던데

아마 저 접안 시설도 러시아 자본으로 지은 것이겠지



크로아티아의 두브로브니크도 좋았지만

이 곳 몬테네그로의 코토르도 너무나 괜찮은 곳이었다

뭔가 그 곳과는 또 다른 매력이 있는 곳



우리는 산 위에 있는 요새를 따라 올라갔다

올라가면 올라갈수록 주변 경치는 더 예뻐졌다



또 한참을 올라가서는 잠시 쉬면서 한 컷

마치 등산과도 같아서, 아무 생각없이 산을 타다시피 했다

힘들었지만 사진 찍을 때는 웃어야지



에메랄드 빛의 바다 한가운데에서

작은 보트가 유턴을 하고 있었다



이 곳까지 오르는 길은 잘 정비되어 있지 않았다

아무래도 나라가 부유하진 않으니, 관리상태가 좋은 편은 아닌 모양이었다



제법 많이 올라와서 바라본 코토르

도시 뒤로 있는 산에 성벽과 요새를 쌓아놓았다

높이 올라갈수록 풍경은 더 아름다워지고



이 요새는 베네치안 시절에 쌓은 것이다

적어도 200년에서 길게는 600년 정도 되었다

다만 관리를 잘 못하고 있어서 더 오래되어 보였다는



성벽을 제법 많이 올라가다보니 요새 입구가 나왔다

'성 존 요새(St. John Fortess)'

특히, 여기부터는 길이 더 좁아지고 더 안좋아졌다



우리에게는 자유시간이 그렇게 많이 주어지지는 않았는데

산 위로 더 올라갈 수록 경지가 멋질 것이라는 걸 알았기에

최대한 많이 올라가고자 했다



우리가 세인트 존 요새에 최대한 올라가서 본 풍경

이 곳을 데일리 투어로 왔다는 게 안타까울 따름이었다

하지만 정말 두브로브니크 만큼이나 멋지더라



여유를 느끼며 더 있고 싶었지만, 다음 일정이 있었으므로

우리는 서둘러 산을 내려갔다



몬테네그로(Montenegro)는 크로아티아 남쪽에 국경을 접하고 있는 나라이다. 이탈리아어로 몬테(Monte)'는 산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고, '네그로(Negro)'는 검다라는 뜻을 가지고 있어서, 국가명을 풀이하면 '검은 산'이 된다. 실제로 이 이름이 지칭하는 산은 다른 산이지만, 코토르에서 주변의 산을 바라보면 산이 녹색을 띄고 있기도 한데, 검게 보이기도 하더라. 수도는 '포드고리차(Podgorica)' 이다.


중세에는 비잔틴 제국의 제후국이었다. 이후에 독립하여 공국(왕이 아니라, 공작(Duke, Prince)이 통치하는 나라)의 형태로 독립을 유지해오다가 1878년에 당시 그 지역의 실세인 오스만투르크로부터 완전한 독립 국가로 인정받는다. 그러나 곧 세르비아에 통합되고, 유고슬라비아의 일부가 되는 바람에 우리나라에는 잘 알려져 있지 않다. 유고슬라비아 헤체 이후에도 세르비아-몬테네그로 라는 이름으로 세르비아에 속해 있었으나, 국민투표로 2006년에 독립했다.이 나라는 츠르나고라(Црна Гора/Crna Gora) 라는 이름으로 불리기도 한다.


여튼 우리는 시간이 빠듯하여, 시내는 거의 지나가다시피 구경하게 된다. 두브로브니크에서 데일리 투어로 이 곳에 오게 되면, 시간제약 때문에 세인트 존 요새를 오르는 것과 도시를 둘러보는 것 중 선택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