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산 둘레길 19구간 방학동길. 어렸을때 그 근방에 살았어서 방학동이라는 지명을 많이 들었는데, 그때마다 '방학'이라는 단어가 주는 어감이 그렇게 자극적일 수가 없었다. 동네 이름이 '방학'이라니! 그러나 방학동이라는 지명이 곡식을 빻던 방아가 있던 '방아골' 에서 비롯되었음을 이번에 북한산 둘레길을 걸으면서 알게 되었다. 심연에 있다가 문득 수면 위로 떠올랐던 내 어렸을적 기억은 그렇게 산산조각이 나서 다시 기억의 저편으로 가라 앉았다.
이 길은 전체가 산길로 이루어져 있었다. 다음 구간인 왕실묘역길이 도심 탐방길이라 21구간을 제외하고는 이 길이 산을 에둘러 걷는 마지막 길이기도 하다. 한편 이 길에는 쌍둥이 전망대가 있는데, 이 위에서 둘러보는 서울시와 도봉산의 경치가 압권이었다. 굳이 둘레길을 가지 않고 전망대만 따로 오고 싶을만큼 멋진 경치를 자랑했다. 길이 평탄한 편이라서 걷는 게 어렵진 않았다. 대략 1시간 반 정도 걸렸다.
여기서부터는 '방학동길' 입니다
북한산 둘레길 19구간
방학동길은 시작부터 나무들이 좌우로
누워있었는데 폐나무를 활용한 것이라 했다
그리고 초반에는 굉장히 습했다
의정부 쪽에서부터는 둘레길을
걷는 동안 사람 만나는게 어려웠는데
이쪽은 도봉산 지척이라 그런지
탐방객이 몇 있었다
좌우에 보이는 나무들은 여러 이유로
못쓰게된 나무들을 재활용한 것이라 한다
굉장히 독특한 느낌이었다
초입을 지나고 나니
여느 둘레길과 같은 평평한
산길이 나타났다
그리고 오래지 않아
거대한 전망대를 만났다
쌍둥이 전망대였다
이 쌍둥이 전망대는 하나의 데크에
좌/우 양쪽으로 계단이 나 있었다
사진은 계단을 오르면서 본 맞은편
크아아
감탄이 절로 나오는 도봉산
이쪽은 노원구 그리고 수락산 쪽
산에서 이렇게 내려다보면
속세와 연를 끊는 스님이 이해가 됐다
이쪽은 5시 방향이다
사진 중앙쯤에 안개 사이로 흐릿하게
사우론의 눈처럼 롯데월드타워가 보인다
이제 내려가야지
이쯤에서 목소리가 엄청 큰 40대 두 커플이
저 멀리서 부터 목청을 돋우며 이쪽으로 왔다
너무 시끄러워서 속으로 짜증이 났음
북한산 둘레길 19구간
포토 포인트에서
얼굴 나오게 셀카를 찍고 이동했다
이 구간은 앞선 구간과는 다르게
처음부터 끝까지 100% 산길이었다
계단도 올랐다가 내려가고
간만에 도시와 차단되니 좋았음
북한산 둘레길 이정표
드디어!! 출발지 였던 우이동이
안내판에 등장하기 시작했다
해가 지고 있었지만 다음 구간인
'왕실묘역길'이 도심길이라서
저번처럼 엄청 서두르거나 하진 않았다
둘레길 옆에 사시는 어떤 분의
집과 그 분 소유로 추정되는 텃밭에는
배추가 한가득 심어져 있었다
내리막길을 내려오다가
극동아파트 뒤쪽으로
단풍이 너무 예쁘게 물들어 있었다
북한산 둘레길 19구간 방학동길의 끝이자
20구간 왕실묘역길의 출발점
북한산 둘레길 20구간 - '왕실묘역길'에서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