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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여행

북한산 둘레길 20구간 - 왕실묘역길 / 2016.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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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걸을 북한산 둘레길의 마지막 구간이자, 실질적으로 마지막 구간인 20구간 '왕실묘역길'. 이 길을 걸음으로서 북한산 국립공원 둘레를 한바퀴 완주한 셈이 되었다. 구간 자체가 짧아 한 시간도 채 안 걸리는 거리였지만, 마음이 바빠서 체감으로는 상당히 오래 걸렸던 것 같다. 마지막 순간에 눈에 익은 우이동 모습이 눈에 들어오는 순간은 산 정상에 올라 주변을 바라보는 그런 느낌이었다. 어쩌면 느껴본지 오래된 성취감 같은 것을 느꼈기에 그런 느낌이 들었는지도 모르겠다.


이 길은 길지 않지만, 조선시대 왕족의 무덤이 두 곳 정도 있었다. 하지만 서울 한가운데에, 그것도 공원으로 지정된 것도 아니고, 민가 바로 옆에 있는 게 안쓰러웠다. 개발되지 않고 남아있는 것 자체가 감사할 따름이었다. 그 외에는 우리 동네 산책하는 것 마냥 마을을 굽이굽이 걷는 그런 길이었다. 산책하기 쉬운.



북한산 둘레길 20구간

왕실묘역길의 시작점



안내판

이 길만 걸으면 완주라는 생각에

엄청 설레고 발걸음이 빨라지려는 찰나!



검정개

조금 과장해서 송아지만한 멍멍이를 만났다

무섭게 생겼고, 떠돌이 개인줄 알고 깜놀

그러나 아마도 옆에 업체에서 키우는 개인 듯?

(지난 번에 고양이에 한 번 놀라가지고..)



북한산 둘레길 20구간 왕실묘역길의

포토 포인트는 구간이 시작되는 곳에 있었다

여기서 그냥 갈까하는 생각도 들었지만

유혹을 이겨내고 끝까지 걷기로 했다



tumb

정의공주는 세종대왕의 둘째 딸인데

그 부부의 묘소라고 한다

다행히도 잘 보존되어 있었으나

개발된 주변이 안쓰러울 따름이었다



왕실묘역길은 도심 속으로 이어져 있었다

이런 사진을 오랜만에 찍으니

스냅 느낌이 나고 좋더라



비석, 연산군묘

그리고 곧 마주한 '연산군의 묘'

왕이 아니라서 '능'이라는 표현을 못쓰는구나




한번 둘러봐도 괜찮을 것 같았는데

시간이 늦어 이미 문을 닫은 후였다

도심 속에서 사라지지 않고

남아 있어 천만 다행이다 싶었다



은행나무

서울에서 가장 오래된 은행나무

830년 정도 되었으니

고려시대에 심어진 녀석이다

주변이 변화하는 모습을 다 봤겠지



이제 내가 북한산 둘레길을 처음 걸었던

1구간 소나무숲길이 다시 이정표에 등장했다

끝이 가까워져 오는 것!



연산군 묘 인근에는

묘를 관리하던 재실이 남아 있었다

이런 건 있어준 자체가 고마운 거다



둘레길이 김수영문학관 쪽으로

갈라져 있었으나, 나는 힘든 관계로

패스하고 우이동쪽으로 걸었다



다시 자그마한 동산을 올라 산길을 걸었다

아마 마지막 산길이지 않을까 싶었다



아아 이 사람은 무슨 죄를 지었길래

죽어서도 편히 쉬지 못하고

이승의 경계에서 사람들은 만나는 건가



자그마한 동산을 내려왔다

아직까지는 왕실묘역길이니까

긴장풀지 말라는 압박처럼 느껴졌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파트 뒤쪽으로 난 길을 걸었다

아, 이제 진짜 끝이구나

아직 끝나진 않았지만, 가슴이 뿌듯했다



내가 살아오면서 우이동을 이렇게 맹렬하게

가고 싶어했던 적이 있었던가

우이동은 왼쪽, 이게 마지막 안내판이었다



우이동

그리고 드디어 우이동에 도착해

북한산 둘레길을 한 바퀴 다 돌았다

아, 이때 엄청난 감동이었지만

생각보다 초라하게 끝나서 의외였음

'축하합니다' 라는 팻말 조차 없어서 ㅋ



북한산 둘레길은 총 21구간으로 구성되어 있다. 북한산과 도봉산으로 이뤄진 북한산 국립공원 둘레를 도는 둘레길은, 사실상 1구간 '소나무숲길' 에서부터 20구간 '왕실묘역길' 까지 이다. 마지막 구간인 21구간 '우이령길'은 지도를 보면 알겠지만, 둘레길이라기 보다는 북한산 국립공원을 관통하는 길이다. 1968년 간첩 김신조 일당의 침투/퇴각로로 알려져 폐쇄되었다가 2009년부터 탐방 예약제로 개방 되었기 때문에, 사전에 국립공원 관리공단 홈페이지에서 탐방 신청을 해야만 갈 수 있다.


북한산 둘레길 21구간 - '우이령길' 에서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