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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여행/'15 일본 - 유후인

일본 후쿠오카 여행 - 유후인 유노츠보가이도 거리의 밤 / 2015.1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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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 3시가 조금 넘은 시간에 유후인에 도착했다. 우리의 숙소인 무진조(Mujinzo)는 유노츠보가이도 거리에 있어, 역에서 살살 걸어갔다. 맑은 날이었다면 천천히 구경하면서 갔을텐데, 비가 굉장히 많이 내리고 있어서 가는 데 급급했다. 도보로 10분 남짓한 거리였음에도, 숙소에 도착하니 상당히 피곤했다.


체크인을 하고, 방을 안내받고, 웰컴 스윗츠(Welcome Sweets)를 먹었다. 그리고는 '당장 밖으로 뛰쳐나가자!' 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어디까지나 생각일 뿐, 몸에는 귀차니즘이 빙의되어 있었다. 비도 오고 하니까, 그리고 신발도 젖고, 바지 밑단도 젖고.. 그러하니까 좀 늘어져 있자는 생각.


결국 그렇게 1시간을 넘게 있다가, 오후 5시를 살짝 넘은 시간에 슬슬 기어 나왔다. 내리던 비의 빗방울이 가늘어진게 그나마 다행이었다. 하지만 대부분의 상점은 문을 닫았고, 거리에는 적막만 가득했다. 할 수 없이, 밤의 유후인, 유노츠보가이도 거리를 사진 몇 장으로 담아올 수 밖에 없었다.



우리의 숙소였던 무진조(Mujinzo)의 입구

찾기가 쉽지 않은 편으나 막상 찾으니 허탈했는데

레스토랑 '라르쿨(Lalcool)'을 찾아도 된다



우리는 유노츠보가이도 거리를 걸었다

오후 5시가 약간 넘은 시간이었으나, 마치 깊은 밤 같았다

아직 닫지 않은 상점을 기웃거리는 HJ



일본 유후인 유노츠보가이도 거리의 밤

우리나라처럼 거리에 가로등이 빼곡하지 않아

아이러니하게도 밤이 느껴지는 밤이었다



문은 닫았지만, 내부는 환했던 어떤 가게

단촐한 건물도 그렇고, 실내의 백열등도 그렇고

일본스러움이 가득 묻어나는 듯 했다



거리를 지나가다가 본 불켜진 다른 가게

저 일본식 등이 예뻐서 다가가서 담아봄



비가 내리는 유후인의 밤

오후 5시 반 정도 되었을 뿐인데, 조용했다

가정에 충실할 수 밖에 없는 환경이랄까



그나마 늦게까지 문을 열고 있었지만

곧 닫을 준비를 하던 또 다른 어떤 가게



토토로 샵으로 잘 알려진 동구리노모리가

늦은 시간까지 문이 열려 있어서 살짝 들어가봤다

HJ의 탄성을 5초에 한 번씩 들을 수 있었다

(내부 촬영은 하지 않았다)



아쉬운 마음에 출입문 바깥에 있는 녀석을 담았다



유후인의 많은 상점이 오후 6시가 되면 닫는다는 것을 미리 들어 알고는 있었다. 그러나 이 정도로 분위기가 드라마틱하게 바뀔 줄은 생각도 못했다. 우리나라의 밤, 특히 서울과 같은 대도시의 그것과는 너무나도 다른 밤이었다. 화려한 네온사인이 없고, 가로등 마저도 띄엄띄엄 있던 거리. 관광객도 상인들도 하나 둘 집으로 돌아가 텅 비어버린 거리에는 비만 추적추적 내리고 있었다.


밍기적거리지 말고 조금 일찍 나올 걸, 아쉬움이 많이 남았던 순간이었다. 어쩔 수 없이 근처에 있는 마트에 가서 호로요이랑 사발면 등 주전부리를 사고 무진조로 돌아왔다. 오후 6시에 '가이세키(懐石 : 료칸 등에서 제공되는 저녁식사)'가 시작되어 그게 맞추려했으나, 마트 구경을 하다 정신이 팔려, 15분 정도 늦어버렸다. 놀랬던 것은 직원분이 입구 쪽에 기립하고 서서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다는.. 너무 죄송스러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