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세계 여행/'14 포르투갈

포르투갈 여행 - 포르투 : 도우루강(Rio Douro)을 거슬러 걸어보기 /2014.01.27

반응형

나는 '도우루강(Rio Douro)'과 대서양이 만나는 지점에 있었다. 하루종일 강한 바람과 함께 흐렸다가 개기를 반복하고 있던 날씨. 가끔은 비를 흩뿌리기도 했다. 오전부터 걷길 시작했는데, 해가 기우려 할 때까지 걷고 있었다. 힘들었다. 그리고 다리도 아팠다. 게다가 하루종일 먹은 것도 없어서 배도 고팠다.


오늘 오전에 일정을 시작하면서 리베르다드 광장에 들렸었다. 그리고 투어리스트 인포메이션 센터에서 도우루강 투어를 몇 시까지 하는 지를 물었더니, 6시까지 한다는 대답을 들었다. 시계를 보니, 서둘러 걸어가면 시간을 맞출 수 있을 것 같기도 했다. 그래서 이 이후의 일정은 도우루 강 투어로 잡았다, 즉흥적으로.


대서양의 끝에서 도우루 강을 거슬러 올라가 포르투 시내로 향했다.



여긴 현지어로 '이스플라나다 카스텔루(Esplanada Castelo)’라고 부르는 곳

대서양과 도우루 강이 만나는 지점에 있었는데, 정체가 뭔질 모르겠다

따로 찾아봐도 정보가 없었는데, 위치와 모양을 봐서는 옛날에 강을 지키던 요새처럼 보였다



이 때부터 비가 다시 내리기 시작했다. 그런데, 그 전처럼 가랑비가 흩뿌리는 게 아니라, 굉장히 굵은 소나기가 투둑투둑 소리를 내며 쏟아지더니 이윽고 쏴아 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하필이면 바닷가에 접한 공원을 지나던 때라, 비를 피할만한 곳이 없었다. 그나마 2차선 도로의 양 옆으로 아름드리 나무가 있어 잠시 그 아래로 몸을 숨겼다. 그러나 빗방울은 계속 나를 때리더라. 얼마나 있었는지는 잘 모르겠다. 그 때 들었던 생각은 '이 비는 금방 그칠 비가 아닌 것 같아서 큰일이다' 였다. 무섭게 어두워진 하늘에 들이붓는다는 표현이 맞을 정도로 쏟아지던 비. 우산은 없고, 거리는 멀고, 어찌해야할지 고민이었으나, 20분 정도 지나니 비가 또 그치더라.



대서양과 도우루강이 만나는 곳의 풍경은 이러했다

같은 포르투이지만 시내보다는 한결 목가적인 모습이었다



강의 한 켠에 있던 곳인데 고기잡이 배나 낚시배들을 위한 시설로 보였다

색깔도 그렇고, 위치도 그렇고 주변의 풍경과 너무 잘 어울려서

참 멋지다는 생각을 하며 바라보았다



안쪽으로 조금 더 걸어 들어가니 작은 배들이 보였다

그리고 저 멀리 풍경도 도시의 느낌이 풍기기 시작했다



조금 더 걸어서 바다와 배를 실루엣으로 담아보려고 했으나

생각처럼 잘 되진 않았다



걸어온 길을 뒤돌아 사진을 담았다

강에 맞닿아 있는 조용한 공원에 비가 한 바탕 쏟아진 흔적

젖은 몸, 젖은 신발을 끌고 터벅터벅 걸었다



걷다가 이런 조형물을 만났다

왠지 천사가 힘없이 무릎을 꿇고 있는 듯한 모습이었는데

누군가가 센스있게 천사의 손 끝에 꽃을 묶어두었다



날씨는 또다시 개고 있었고, 저 멀리 다리가 보였다

조금만 더 가면 시내가 보이리라는 생각에 기쁘기도 했지만

이 때부터 나는 입질이 와서 많이 힘들어했다



도우루강 하구에는 자연적으로 만들어진 모래톱이 있었는데

이 곳에는 갈매기를 비롯한 수많은 새들이 옹기종기 모여서 살고 있었다

우리나라 같았으면 싹 밀어버리고 공사했을 것만 같은 풍경



우리나라의 밤섬이나 을숙도가 이런 풍경이려나?

새들과 너무 가까이 있어서 신기하기도 했던 풍경



역시나 여긴 조류전망대였다

간판 안의 그림은 이 곳에 있는 새들을 그려놓은 모앙이다



날이 다시 밝아져왔다

마침 색깔이 예쁜 집에 햇살이 내리쬐어서 사진을 담았다

(사진이 작아서 잘 안보이긴 하지만)



포르투라기보다는 어딘지 모르게

프로방스나 지중해 연안의 작은 마을 같은 느낌이었다

게다가 햇살도 내리쬐고



드디어 저 멀리 수도원 건물이 보이기 시작했다

그래도 가는 길은 한참 남은 상태



오던 길을 되돌아보며 사진도 담아보았다

대서양에 가장 가까이 접해 있는 저 다리의 이름은

'아라비다 다리(Ponte da Arrabida)'



길을 따라 걷다가 붉은 십자가 표시가 인상적인 성당을 만났다

크기는 작은 것 같았으나, 어떤 성당인지가 궁금해졌다

그래서 골목길을 걸어 들어가 건물의 정면으로 돌아갔다



이 성당의 이름은 '성체의 성당(Igreja do Corpo Santo de Massarelos)'이다

여기서 마르셀로는 사람 이름인 줄 알았는데, 포르투에 속한 이 지역의 이름이더라

1776년에 완공되었고, 항해왕자 엔리케가 방문했다고 전해지는 곳



정면의 모습인데 성당 앞에 차들이 빼곡하게 주차되어 있었다

들어가 보고 싶었지만, 아쉽게도 문이 닫혀있어서 그럴 수가 없었다

겉모습은 성당이지만, 해적으로부터 지역을 방어하는 역할도 함께 수행하면서

은행, 관공서 등 여러 기능을 수행했다고 한다



다시 길을 나와서 걷기 시작했다

빼곡하게 주차된 차들 사이로 전차가 다니는 선로가 보였다



이 곳은 Museu do Vinho do Porto 라는 이름의 박물관인데

지나가면서 보니, 문을 연 것 같지도 않고

볼만하지 않다는 평이 있어서 사진만 찍고 그냥 지나갔다



버스정류장에서 낚시를 하고 있던 아저씨

버스정류장에서 낚시라니! 그 모습이 이채롭기만 했다

결국 이 아저씨는 팔뚝만한 물고기를 잡아올렸다



아까보다 더 도시다워진 풍경

고층건물들이 시야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한편으로는 이렇게 옛날식 건물들이 있기도 했다



길을 걸으며 담은 포르투갈 전통방식의 집

포르투갈 건축물의 특징 중 하나는, 벽을 하나를 두 건물이 공유한다는 점이다

그래서 건물이 다닥다닥 붙어 있게 되는 것



세련되거나 우아하지는 않은 모습이지만

아주 멋들어진 모습이었다



저기에도 성당이 있었는데 관광지는 아닌 모양이었다

연보라색의 아줄레주는 때가 타 있었다

나중에 시간이 지나면 관광지로 정비되어 있겠지, 싶었다





포르투갈 포르투에서의 거리와 집들의 풍경

시내는 아니고, 시내에서 살짝 빗겨난 지역의



전차가 다녔다

저 전차를 타면 시내로 손쉽게 갈 수 있었으나

오기가 생겨서 참았다



바람이 살랑살랑 불고 햇살이 내리쬐었는데

문득 살펴보니, 신기하게도 젖은 옷이 다 말라있었고

런닝화를 신긴했지만, 신발도 다 말라 있어서 신기했다



드디어 도착한 성 프란시스코 성당

이렇게 반가울 줄이야!



그리고 어제 못들어갔던 '성 니콜라우 성당(Paróquia de São Nicolau)'이 열려 있었다

그래서 들어가서 사진을 한 장 담고 나왔다

그냥 소박한 성당이었다



성당 벽 한 켠에 걸려 있던 커튼에 박혀진 문양

처음에는 악마 같은 친구가 웃고 있는 건 줄 알았는데

자세히 보니 뿔피리 세 개가 그려져 있더라

어떤 의미인지는 잘 모르겠음



그리고 또 걷고 걸어 시내에 접한 강가에 도착했다

마침 도우루강 투어를 하는 배가 오늘의 출발을 준비하고 있었고

나는 잠깐 고민하다고 현장에서 바로 표를 사서 배를 탔다

출발하기 직전에 담은 사진



추가로 걸은 거리인데, 1시간 13분보다 더 걸린 거 같다

자잘하게 돌아다닌 것 빼고 큰 길로 걸은 것만 오늘 하루 15km 정도가 되는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