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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여행

한 겨울, 꽁꽁 얼어붙은 두물머리를 혼자서 / 2012.0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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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전 일이라 어떻게 가게 되었는지는 잘 기억나지 않는다. 추운 겨울, 어디론가 드라이브도 하고 싶었고, 사진도 담고 싶었다. 겨울이라 해가 짧아 오래지 않아 해가 질 터였다. 오후 느지막히 서울 인근을 찾아보다가 걸린 곳이 두물머리였다. 너무 늦지 않게 부랴부랴 간다고 갔었다. 생각보다 좁은 크기에 실망하고, 찍을 거리가 많지 않아 낚였다는 생각도 들었지만, 막상 사진 결과물은 잘 나온 편이라서 만족했었다. 이 사진을 담은 카메라는 현재 사용하고 있는 5D Mark III 이 아니고, 파나소닉 GF3 이다. 조그마한 카메라.



두물머리로 들어가는 길에 만난 강아지

같이 놀아주고 싶었으나 벽이 가로막고 있어서 불가했다

강아지의 눈빛과 빛이 잘 담긴 사진



얼어붙은 강 위를 동실동실 떠다니던 오리 한 쌍

강은 얼어붙었는데, 네 녀석들은 동실동실 떠다니는구나



겨울이라 그런지 사람이 별로 없었다

저 큰 나무 아래 어떤 중년 여성이 혼자 오셔서는

열심히 사진을 찍으시더라



강가로 산책로가 강의 뒤 쪽으로 조성되어 있었는데

강 쪽으로 저렇게 벽을 쌓아두었다

흙과 기와로 참 예쁘게 만들었더라는



산책로를 따라 어느 정도 가다가 돌아가기로 했다

이렇게 나무로 만든 정겨운 다리를 건넜다



지금은 다 시들었지만, 날이 따뜻해지면 연꽃이 많이 필 것 같았다

역광이고 살살 해가지려해서 좋은 느낌이 되었다



뭔가 화분 같았는데, 꽃들이 다 죽어있으니

뚜껑을 덮어놓은 것 처럼 보였다

쌍둥이 같아서 한 컷



사실 오리를 찍고 싶었는데

이 놈들이 나를 너무 경계해서 담을 수가 없었다

20M 정도 거리를 두는 듯 했고

결국 꿩 대신 닭이라며 담은 오리 발자국



원래는 물가에 나와 있었으나

내가 다가가자 물 안으로 들어간 오리들

어찌나 얄밉던지



빨강과 파랑의 대조를 담으려 했다

잘 되었는지는 모르겠지만 말이다



그리고 다시 강을 마주보며 잠깐 있다가 걸어 나왔다



걸어나오면서 마주친 강아지

내가 다가가니 꼬리를 미친 듯이 흔드며 반가워하더라는

문득, 내가 누군가를 저렿게 열렬히 반가워한 적이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 그랬었지



그리고는 차를 몰고 청평댐으로 드라이브를 했다

차를 갓길에 세워놓고 사진을 담았다



조금 더 다가갈 수 있었다

그리고 이 쪽은 약간이긴 하지만 공원이 조성되어 있었다

색감이 마음에 드는 사진



그리고는 뭔가를 먹지도 않고, 어딘가를 더 보지도 않고, 집으로 돌아왔다. 솔직히 여행이라고 하기에는 조금 짧은 여정이었다. 드라이브 수준이라면 모를까. 겨울의 두물머리는 강이 얼어있었고, 사람이 별로 없었으며, 추웠다. 날이 따뜻할 때 한 번 와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던 것이 어렴풋이 기억에 남아 있을 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