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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여행

헤이리 예술마을 그리고 '츄로바(Churrobar)' / 2014.0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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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이리 예술마을. 이곳이 유명해진지는 제법 오래되었는데, 그간 선뜻 가보지는 못했었다. 옛날에는 차가 없다는 핑계로. (물론 버스를 타고 갈 수는 있었지만, 귀찮다는 핑계로.) 그리고 차를 마련한 이후에는 데이트 코스이기 때문에, 혼자 여행하기에는 적절하지 않다는 핑계로. 그래서 나는 헤이리라는 이름을 알고는 있었지만, 어떤 곳인지 자세히는 잘 알지 못했다.


HJ와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다가 헤이리 이야기가 나왔고, 특히 "딸기" 캐릭터를 보고 싶어했다. 솔직하게는 나도 이곳에 대한 환상이 있었기에 한 번 가보기로 했다. 7월 27일, 뜨거운 햇살이 쨍쨍 내리쬐던 날이었다.


조금 일찍 갔었는데 자유로를 따라가니 헤이리 예술마을 주차장이 나왔다. 도로 변에도 차들이 주차되어 있어, 잠시 생각을 했으나, 그대로 주차장에 주차하는 것이 마음이 편하기에 그리했다. 그리고나선 걸어서 이곳저곳을 둘러보기 시작했는데, 생각보다 활력이 없었다. 곳곳에 빈 점포가 눈에 띄였고, 전체적으로 가라앉은 느낌이었다.


이 곳에는 다양한 전시관과 박물관이 있었다. 하지만 개별로 입장권을 끊어야 했다. 가격은 1인 당 7천원 이상이었다. 생각해보면 커플이 전시관 두 곳만 둘러봐도 거의 3만원 돈이 나가는 셈이었다. 이건 아니다, 싶었다. 그래서 단 한 곳의 전시관도 들어가질 않았다. 대신에 주변을 그냥 걸어다녔다. 입장권을 1~2천원 선으로 낮추던가, 자유이용권 같은 시스템을 도입해야 하지 않을까, 라고 생각했다. 문화가 상업적이어서는 안된다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제공하는 수준에 비해, 폭리를 취하는 것 같은 상업적인 모습이 안타까웠던 곳.



북쪽 끝에 있던 건물이었는데, 운영을 하고 있지 않았다

딸기 전시관을 찾다가 얼떨결에 그 옆 건물로 들어갔는데

그 곳에 있던 곳



그 건물의 중앙에는 공간이 있었고

예뻐보일 수도 있는 꽃 조형물이 있었다

건물 관리를 잘 하는 것 같진 않더라



그리고 잠시 걸어서 찾은 '딸기가 좋아'

영업을 하는지 안하는지 알 수도 없을 정도로 활력이 없었고

입장료도 상당히 비싸서 그냥 돌아 나왔다

그래도 사진이라도 건졌으니 다행이랄까



빈 건물 그리고 녹슬고 버려진 듯한 간이 관람차

유령 같았던 건물의 유리벽에 우리 모습이 비쳐서 담았다

왠지, 차차 카페촌으로 바뀔 것 같았다



그리고 지나가다가 이런 모습을 봤다

전부다 엄청 옛날 것들

저 붉은 공중전화는 옛날에 봤던 건데



아마 70~80년대의 모습이지 않을까 싶었다

도시화와 대기업화가 막 진행되기 시작한 무렵

이제는 사라져버린 풍경이라 마음이 짠했다



경운기와 오토바이와 포니 픽업트럭

저 포니 픽업트럭은 한 때 우리집 차이기도 했다

그 차는 겨자색이었는데



이 곳은 일종의 박물관이었다. 그나마 다른 곳에 비해 볼 것이 많아 보였고, 이 아이템들을 수집한 박물관장님의 노력도 대단하다고 생각되어, 들어가 보고 싶기도 했다. 하지만, 문화마을이라는 이름과는 상이하게 돈에 눈이 팔린 헤이리가 괴씸하다고 생각되어 일부러 들어가지 않았다.



이 곳은 못난이 유원지

다른 곳들과는 다르게 무료개방이라

내려가 보기로 했다



그러나 볼만한 건 없었고

그나마 불량식품을 파는 매점이 있어

잠시 구경했으나 별로 친절하지는 않았다



개별로 사면 1~2천원씩 하던, 정말 어처구나 없던 가격이었는데

세 개 묶어서 1천원에 파는 것이 있길래, 샀다



저 미식축구 마네킹의 역동적인 모습이 좋았다

우리는 그냥 이리저리 돌아다녔다



휴가로 태국을 갈 예정인데, 여행 계획을 짜기로 했다

차에 둔 맥북을 가지러 가는 길

양산을 쓰고 있는 HJ



이 곳은 문화마을이라기 보다는 카페촌이라고 하는 게 더 어울릴 듯 싶었다. 전체 시설 중 상당 비율을 음식점이나 카페가 차지하는 것 같았으니까. 여행 계획을 짜기 위해 우리도 어디론가 들어가야 했는데, 주차장 앞에 마침 괜찮아보이는 츄러스 가게가 있어 들어갔다. 뜨거운 햇살이 내리쬐던 바깥보다는 선선했고, 츄러스도 참 맛있었다. 헤이리에서 맛집 또는 분위기 좋은 카페라고 해도 될 것 같았다.



츄러스 전문점인 '츄로바(Churrobar)'

직원들도 친절했고, 인테리어도 색달랐고 직원들도 친절했다

비싸기는 하지만 츄러스가 맛있어서 2개나 먹었다는

여기 츄러스는 계란과 우유와 버터를 안쓰고 살짝 튀겨져서 나온다



우리는 츄로바에서 바깥이 보이는 테라스(?) 쪽에 앉았다. 2~3시간 앉아서 항공권을 검색하고, 어디를 갈지 이야기를 나눴다. 바쁘게 여행 정보를 알아보고 해야했기 때문에 카메라를 놓고 가서 사진이 휴대폰으로 담은 것 뿐이지만, 이곳은 헤이리 예술마을 전체에서 가장 마음에 들었던 곳이다. 태국으로 여행을 가기로 한 우리는 태국음식을 먹으러 가기로 하고, 홍대로 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