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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여행

제주도 여행 - 제주돌문화공원과 꿈꾸는 흰 당나귀의 말차빙수 / 2014.0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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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의 마지막 날. 3박 4일 중 4일째 되는 날. 체크아웃을 하고 서울로 올라가야 했다. 마음 같아서는 늦게까지 있다가 마지막 비행기를 타고 올라가고 싶었지만, 월요일에 출근을 해야 하기도 하고, 그러려면 아무래도 조금 일찍 올라가서 몸과 마음을 잠시 쉬는 게 좋기 때문에 오후 4시 즈음 비행기로 예약을 했었더랬다. 서울에 도착하면 4시. 집에 도착하면 5시가 채 안되어 있을테고, 그 이후로는 여독을 푸는 휴식으로 여행과 주말을 마무리할 생각이었다.


체크아웃 제한 시간에 거의 맞추어, 늦게 체크아웃을 했다. 마땅히 어디를 가자고 정한 게 아니라서, 어디를 갈까 하다가 '제주 돌문화공원'으로 가기로 했다. 이 곳도 예전에 HG와 함께 왔었던 곳인데, 시간이 모자라 미처 다 둘러보지는 못하고, 황급히 떠났던 곳 나중에 기회가 되면 다시 와서 다 둘러보리라고 다짐아닌 다짐을 하고 갔는데, 그 기회가 다시 왔다. 게다가 공항으로 가는 길에 있어, 동선 상으로도 무리를 하지 않아도 되었고.


구름이 낀 날. 그리고 오전에는 약간 찬 기운이 느껴지던 날이었다. 혹시 돌에서 나오는 냉기 때문은 아닐는지.



제주돌문화공원은 지난 번에 왔을 때처럼 사람이 없어서 좋았다

엄청나게 넓은 공간인데, 마주친 사람을 다 합쳐도 50명이 안될 정도

이런 길을 조용히 걷는다는 건, 굉장한 경험이다



입장한지 얼마 안되어 거대한 바위가 도열해 있는 길을 걷게 되었다

지난 번에 왔을 때 봤던 곳이지만, 어찌 여기에 이렇게 옮겨놨는지

다시봐도 신기할 따름



자연이 잘 보존되어 있는 듯 했다

나무에 낀 이끼



이 곳에는 양각으로 조성된 인공호수가 있다

동양최대 크기라는 이 호수는 하늘을 향해 튀어나와 있어서

그 이름도 '하늘호수' 인듯 싶었다

바람이 안 불면 거울처럼 뒷 산의 반영이 비칠 듯 싶었다



HJ



제주돌문화공원에는 돌박물관이라는 곳이 있고

그 인근에서 바라본 풍경이다

옛날 제주의 모습이 이러했을 것만 같다

아름답다



돌박물관



돌이 무슨 전시까지 할 정도로 가치가 있겠냐는 생각이었는데

막상 들어가보면 생각이 달라진다

돌이 마치 인위적으로 조각한 것 같이 예쁘기도 하고



굉장히 정교하고 아름답게 구성된

자연의 아름다움에 놀라기도 하며



그 신비함이

때로는 경이롭게 다가오기도 했다



자연인지 인간의 예술인지 헷갈릴 정도로

전시물의 수준은 매우 높았으며



아이들을 위한 학습공간까지 잘 조성되어 있었다

논문을 구성해도 될 정도로 매우 전문적이었고

시설도 깔끔하고 좋았다



박물관을 나오면 야외에 조성된 공원을 만나게 된다

이 공원은 제주도에 있던 각종 민속 자료 중

돌로 된 것들만 모아서 전시하고 있었다



인공적으로 조성된 것이기는 하지만

그런 느낌이 거의 안들게 잘 조성해 놓았다

그리고 전체적으로 너무 예뻐서

산책코스로도 추천



운영 상, 통제해야 하는 길은

저렇게 제주의 전통적인 방식으로

가지 말라고 막아놓았더라, 괜히 정겨운 모습



걷던 중에 원두막과 비슷한 곳이 있어

잠시 쉬면서 담은 전체 풍경

서울에서는 이런 풍경을 접하기가 쉽지 않다



날이 비가 내릴 듯 촉촉해서

더 빛나보이던 이끼



이 곳은 선문대할망과 오백장군의 전설을 모티브로 조성된 곳이다

그래서 오백장군을 상징하는 거대한 돌들이 수백개가 있다

(큰 바위 위에 작은 돌을 올려놔서 마치 사람처럼 보이는)

이 사진은 비슷하게 조성되어 있던 애기 돌들



옛날에는 풀 사진은 절대 안담았는데

나이가 들면서 바뀌나보다, 내가 꽃을 다 찍다니..

아마 조팝나무 같은데, 아닐 수도 있다



나무가 우거져 서늘해진 길을 걷고



햇빛이 따스하게 드는 길을 걷기도 했다

마치 트래킹을 하거나, 산림욕을 하며 걷는 기분



공원에 중간중간에는 이런 아이들에 숲에 있었다

낮이라 예뻐보이지만, 만약 밤에 본다고 생각하면

뒤로 놀라자빠질 것 같더라는



아마, 제주도 전역에 산재되어 있던 석상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개발과 현대화, 도시화의 바람에 밀려

버려지거나 깨어지던 것을들을 이 곳으로 모아놓은 듯 싶었다

잊혀지지 않아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약간 공포스럽다는 생각도 들긴 하지만

그래도 나는 쁘띠쁘띠한 풍경이라 생각하련다

돌 하르방의 모태가 되었거나

혹은 그로부터 파생되었을 작은 석상들의 모음



이 아이는 거북이 한 쌍 같은데

등이 패여있어 마치 신발 같은 느낌을 받았다

이끼를 보니, 이 곳에 오래 있었나보다



나무가 나무에 뿌리를 내리고 자란다

가만보면, 사람도 그러한 것 같기도 하고



산과 나무와 초가집이 있는 풍경

그 옛날 제주의 풍경이 이러했을까



카메라 방어에 성공하여

좋아하는 HJ




지난 번에도 보면서 감탄한 장독대 콜렉션의 위엄

'돌을 던지지 마시오' 라는 안내가 있는 것으로 보아

돌을 던쳐서 깨는 멍청한 사람들이 있는 듯 했다



걸어가는 중에 어디선가 붕붕붕~ 소리가 나서 주위를 살펴보니

이 꽃이 넓게 펼쳐져 있던 곳에 벌들이 모여 꿀을 따고 있더라는

보라색 같기도 하고, 파란색 같기도 한 꽃이 참 예뻤음



돌하르방은 제주도의 명물이지만, 현대화가 된 이제는 쉽게 볼 수가 없다

이렇게 박물관처럼 모아놓은 곳에서만 볼 수 있게 되었다

그나마 깨어지거나 버려지지 않아서 다행인걸까?



공원에서 어디론가 이어지는 길 같은데

사진만 보면 뉴질랜드 느낌이 난다

마운틱 쿡(Mountain Cook) 가는 길 같아



외부에 조성되어진 오백장군 외에 이렇게 갤러리가 별도로 있었다

안에서는 어떤 작가의 전시회가 진행되고 있어서, 가볍게 둘러보고 나왔다

HJ가 저 콘크리트 건물 사이를 지날 때 돌고래처럼 웃으니

소리가 벽을 치고 반사되어 엄청 증폭되어 깜짝 놀람


우리

HJ 볼이 엄청 빵빵하게 나옴



오백장군을 형상화 한 석상과

저 멀리 보이는 선문대할망의 무덤(?)

왠지 '박물관은 살아있다'라는 영화처럼

밤이 되면 이 친구들이 움직일 것만 같은 상상



무덤 안에 있던 선문대 할망의 전설이 담긴 돌

그 전설처럼 어머니가 아이를 안고 있는 형상의 돌이

전시되어 있었다, 신기했다



카메라를 보고 황급히 뒤를 돌아버리는 HJ



제주돌문화공원을 떠나 빙수를 먹기로 했다

공항으로 가는 길에 있던 '꿈꾸는 흰 당나귀' 라는 카페인데

여기 말차빙수가 그렇게 맛있다고 한 다

메뉴판이 있는 카운터의 모습



실내는 이런 느낌이었는데

나는 제법 마음에 들었다

벽 때문인지 약간 도회적인 따뜻함이랄까



나 찍지마

지켜보고 있다



카페 내부의 다른 모습

제법 넓은 편이었는데, 공간을 매우 넓직하게 쓰고 있어서 편했다

경우에 따라서는 자리가 꽉차서 기다리거나 못먹는 경우도 있다든데

우리는 운이 좋았던 것 같다



드디어 나온 말차빙수

날이 더운 편이라서 엄청 시원했고

녹차와 유유가 조화롭게 어울린 맛에, 정말 맛있게 먹었다는



그리고 잠시 소소한 이야기로 수다를 나누다가 비행기 시간을 맞추어 공항으로 향했다. 개인적으로 업무상 출장이 아닌, 순수한 여행 목적으로는 처음 와 본 제주도 였는데, 너무 좋았다. 비싸서 자주는 못오더라도 가끔 오면 좋을 것 같기도 하다. 예전에 수류회에서 했던 한라산 등반 같은 것을 해도 참 좋을 듯. 또는 스쿠터 여행을 해도 좋을 것 같았다. 여튼, 3분 4초 같았던 3박 4일 간의 제주 여행기, 이쯤에서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