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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여행

서울 인근의 가볼만한 곳으로 변신한 채석장의 놀라운 변화 - 포천 아트밸리 / 2014.1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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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강남 인근에서 느즈막히 포천 아트밸리로 출발했다. 가는 길은 밀리기도 하고, 안밀리기도 했는데, 엄청 밀려서 못갈 정도는 아니었다. 제법 긴 시간이었지만,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면서 갔었더랬다. 포천에서 유명한 명소가 된 덕분인지, 가까이 갈수록 차들이 많아졌다.


특히, 큰 길에서 좁은 길로 들어서는 곳부터 밀리기 시작했다. 운이 좋게도 간발의 차이로 정체된 차량행렬의 앞부분에 위치할 수 있었다. 룸밀러로 뒤에 붙는 차량이 실시간으로 보였는데, 순식간에 차들의 끝이 안보일 정도로 불어나더라. 알고보니 주차장이 협소해서 일어나는 문제였다. 주차장과 인근 도로가 포화상태라 차가 나와야 들어갈 수 있었던 것. 막상 주차장에 도착해서도 주차 공간이 마땅치 않아서, 20분 이상을 기다리다가 겨우 자리를 잡을 수 있었다.


사람이 많았다. 입장권을 예매하면서 모노레일 탑승권까지 함께 끊으려 했는데, 매표소 직원이 사람이 많아서 모노레일을 타려면 1시간을 기다려야 한다고 해서 그냥 입장권만 끊고 걸어서 올라갔다.  



가을이라 그런지 국화처럼 보이는 꽃들이 피어 있었다

예뻤다, 그런데 새빨간 국화는 처음 보는 듯?



아트밸리 입구에서는 뚱뚱한 조형물이

방문객들을 맞아주었다

뭔가 역동적인 디자인



난, 이 곳이 이렇게 경사가 높은 곳인 줄 몰랐다

이 날, 구두를 신은 HJ에게 너무나도 미안했다

모노레일을 타려면 1시간을 기다려야한다고 해서

걸어서 올라갔는데, 경사가 너무 높아서 너무 미안했다



흐드러지게 핀 국화 같은 꽃

그 이름이 구절초라고 하는 것 같은데, 확실하지는 않다



포천 아트밸리

이 곳은 옛날에는 채석장이었다

그러다보니, 산에 있고, 그리고 또 경사가 심하다

이런 길을 HJ는 구두를 신고 군말없이 올랐다



포천 아트밸리

얼마나 올라갔을까?

평평한 곳에 공원이 있었다

아트밸리의 '아트'는 이 곳이 아닐까 싶었다



마치 조각공원 같았던 이 곳

이건 공원 초입에 있는 녀석인데

달팽이와 같은 인상을 받았다



뭔가 포대기가 겹쳐져 있었고

사람들이 그 위에서 폴짝폴짝 뛰길래

우리도 우리 차례를 기다렸다가

번갈아가면서 뛰었다, 폭신폭신했다



하늘을 향해 있던 솟대



마치 의자같은 곳이 있어

앉아서 한 컷을 담았다



중앙에 있는 저 바위는 '낭바위'라고 한다

옛날에 이 곳에서 살던 정창국이라는 사람이

병자호란(1636)때 변방을 지키다가 죽자

그의 부인이 떨어져 죽었다는 이야기가 전해지는 곳



이렇게 우리나라를 조각해 놓은 작품도 있었다

분단된 것 같기도 한데, 하나인 것 같기도 하다



공원의 한 켠에는 놀이터처럼 보이는 곳이 있었는데

그 곳에 있던 앙증맞은 악어



거울을 보고 있는 HJ



공원은 이런 느낌이었는데, 매우 잘 해놨더라

가족이나 연인 모두에게 잘 어울릴만한 장소라 생각했다

포천 아트밸리의 중간 정도 되는 지점



포천 아트밸리

그리고 조금 더 걸어보니 정면에 보이던 거대한 절벽

이 곳이 원래 채석장이었던 곳이다

여기서 생산된 화강암은

국회의사당, 청와대, 인천공항 등에 쓰였다고 한다



사진찍기 싫어하는 HJ

망한 것 같았는데, 묘하게 매력있는 사진

뒤로는 절벽과 소공연장이 보인다



어린이를 동반한 가족 여행에도 괜찮은 곳 같았다

실제로 많은 어린이들이 부모와 함께 놀고 있더라는



근처에 카페가 있어 들어갔다

인상적이었던 건 삐뚤어진 건물과 카페 이름

'치즈가 있는 전망 카페'




HJ와 나



우리는 요거트를 시켜서 먹었는데, 되게 맛있었다

커피를 마시는 것보다 훨씬 잘 먹었다



카페 앞에는 에어볼(?)이 있었는데, 아이들에게 인기만점이었다

솔직히 나도 타보고는 싶었지만, 어린이용인 것 같아서

흐뭇한 표정으로 지나갔다



오늘 HJ가 신었던 신발

여기서 구두를 신은 사람은 HJ 뿐이었다

분명 발이 아플텐데 그래도 웃으며 다니니

미안함에 속이 바짝 타들었었다



옛날에는 채석장이었지만 지금은 이렇게 예쁜 모습이 되었다

포천에서 가볼만한 곳이나 서을 인근의 여행지로 추천



아직도 아트밸리 안에는 옛 채석장의 흔적이 남아 있었다

아마 저렇게 기계와 사람이 작업했었을 터

그 모습을 이해하기 쉽게 재현해 놓았다



포천 아트밸리의 깊숙한 곳은

야외공연장과 전시관(천문과학관)이 있었는데

그 곳으로 가면서 만난 악단을 뒤에서 담았다

(앞 쪽은 워낙 사람들이 많아서리)



Smile



잠시 후, 우리는 천문과학관에 도착했다

입구에 있는 우주인과 모형과 함께 사진을 찍었다

참 재미있는 사진



우리 은하계를 영상으로 표현한 시물레이션을 보고 있는 꼬마

어른보다는 아이들이 좋아하던 공간이었다

전시장은 의외로 작은 편이라 금방 둘러보고 나왔다



포천 아트밸리

그리고 절벽 사이를 메운 큰 호수를 볼 수 있었다

이 호수의 이름은 '천주호'라고 하는데

물색깔이 짙은 청록색이라 오묘하고 분위기가 있었다



천주호를 바라볼 수 있는 데크에서 잠시 쉬려했으나

사람들이 북적이는 곳이라 오래 있기에는 불편한 곳이었다

인공적으로 조성된 곳이지만 그래도 제법 아름다웠다



길을 걷다가 펜스(fense)를 보고 예뻐서 한 컷

마침 또 해가 들어서 예쁘게 보이는 게 아닐까 싶었다



어디론가 가는 것만 같은 오리 친구들을 마주쳤다

실루엣을 돌로 만들었을 뿐인데, 노란색이 상상되더라



그 중 한 오리의 등에 올라타서 사진을 담았다

따라한다고 입도 뾰족하게 내밀었는데

사진이 작아서 잘 보이진 않는다



깊 섶에 흐드러지게 핀 꽃의 하나를 꺾어

내 귀 위에 꽂아두고서는 꺄르르 신나하던 모습

그 순간의 나



예전에 돌 무더기였던 이 곳은

이젠 돌과 자연과 사람이 조화를 이루는 곳으로 바뀌었다



거의 다 내려온 입구에서 만난 억새와 은색 조형물

유니콘과 같은 말 같기도 한데 잘 모르겠다



매표소 인근에 있던 바람개비들

안으로 산책로가 있는 것 같았는데 들어가진 않았다



저 바람개비 사진을 담으면서 뭔가 이상해서 뒤를 돌아보니

기둥 뒤에 숨어 이런 표정으로 지켜보고 있더라는..



이 곳은 포천에 위치해있다. 그래서 이름 자체는 '아트밸리'이지만, '포천 아트밸리'라는 지명을 쓴다. 서울에서는 언제 어디서 출발하는지에 따라 달라도 서울 인근에 가볍게 다녀올 수 있는 곳이나 가볼만한 곳으로는 괜찮았다. 그냥 가는 것보다는 원래 이 곳이 채석장이었고, 90년대 초반에 흉물스럽게 버려졌으나, 포천시에서 정비하여 지역 명소로 탈바꿈한 곳이라는 것 정도만 알고 가면, 더 좋을 것 같다. 정부에서 진행한 사업 중 이렇게 성공적인 사업이 있다는 게 놀라울 따름이다.


그리고 우리가 갔을 때는 안내가 잘 되지 않았는데, 여기서는 소규모 공연도 종종 하는 것 같았다. 유명한 연예인들이 오는 건 아닌 듯 싶었고, 지역의 인디/소규모 공연이 진행되는 것 같았다.


행여 안가봤으면 한 번 가봐도 좋다. 포천 아트밸리라는 이름처럼 조형물로 잘 조성된 계곡을 따라 걸을 수 있는 곳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다른 곳에서는 보기 어려운 '절벽'이라는 비주얼을 가지고 있고, 절벽과 절벽 사이에는 매력적인 색깔의 호수가 있기 때문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