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우리나라 여행

8년만에 다시 여행해 본 화진포 그리고 김일성 별장 / 2012.04.01

반응형

2004년에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에서 보안직원으로 잠시 일했었다. 그 때 받은 첫월급의 일부로 똑딱이 카메라를 샀었다. 그리고 그 카메라를 들고 처음으로 혼자했던 장거리 여행이 바로 강원도 화진포였다. 그 시절의 내가 왜 강원도 여행을 했는지, 그리고 강릉이나 양양과도 같은 번화한 도시가 아닌 저 구석의 화진포를 여행지로 선택했는지는 잘 모르겠다.


아직도 그 때 찍은 사진을 가지고 있고, 언젠가 기회가 된다면 한 번 정리를 하면 좋겠다. 여튼, 그 때 다녀왔던 화진포가 너무 좋았어서, 화진포는 내게 일종의 마음의 고향처럼 남아 있었는데, 그 설레는 마음을 안고 다시 한 번 찾아갔던 곳이다. 좋은 기억으로 남아있는 곳을 재방문 하게 되면, 일반적으로 실망을 하고 돌아오게 되는 경우가 많다고 들었는데, 화진포는 그래도 실망은 하지 않았던 여정이었다.



8년 전에는 고속버스 첫 차를 타고 갔는데

세월이 지나 이제는 내 차를 몰고 갔다

뭔가 뿌듯하기도 하고, 스스로가 대견하기도 했다



운전을 하다가 피곤해서

잠시 쉼터 같은 곳에 차를 대놓고 밖으로 나왔다

스트레칭을 하고, 그냥 담아본 골짜기



차가 있으니까 호기심에 화진포에서 북쪽으로 더 올라갔다

여기는 마차진 해수욕장인데, 여름에만 개방하는 곳이다

우리니라의 최북단 해수욕장/해변



이 곳은 안보상의 문제로 이렇게 철조망이

해변을 감싸고 있으며

여름 휴가철에만 개장하는 것 같았다



화진포로 차를 돌리면서 담은 사진인데

이 길을 따라 더 올라가면 통일 전망대가 나온다

오늘 갈 건 아니고, 나중에 한 번 가봐야지



그리고 마침내 도착한 화진포 해수욕장

그 때나 지금이나 사람이 별로 없는 건 똑같았다

그래서 그 때의 느낌을 비슷하게 느낄 수 있었다



화진포 앞바다의 금구도



8년 만에 찾은 화진포는

거의 기억 속 그대로 남아 있어 주었다



화진포 해변의 모래는 다소 거친 편이었다

바스라진 조개 껍질도 많았고



화진포 바다와 모래사장

그리고 가로등



2004년에 걸었던 다리가 그대로 있어서 다리를 건넜다

한 아이가 뛰어가길래 그 모습을 낼름 담았다



화진포 호수

한국지리 시간에 배우는 '석호' 지형의 대표

석호라는 단어보다 영어 라군(Lagoon)이 더 익숙하다



화진포 호수의 물은 참 맑았다

뭔가 세계지도 같은 영감을 받아 담은 사진



호수가 바다와 연결되는 지점에는

아까 그 여자아이를 비롯한 일행이

해변을 걷고 있었다



주차장으로 돌아왔다

그 당시에 있던 화진포 해양박물관이 그대로 있었다

들어가보진 않고, 차를 가지고 김일성 별장으로 향했다



김일성 별장으로 들어가기 전에 해변으로 걸어왔다

옛날 여행에서는 저 끝에서 여기까지

해변을 걸어왔었는데, 이제는 차로 이동하니

뭔가 오묘한 기분이 들었다



당시에는 공사 중이었는데, 공사가 다 끝나고

말끔한 모습으로 단장한 김일성 별장



내부를 잠시 구경했다

별장 내부에는 오래된 가구와 소품들이 있었다

LG전자에 인수된 미국 제니스(Zenith)의 라디오



김일성 별장에서 바라본 화진포 앞바다의 풍경은 정말 일품이다

옛 여행 때도 여기에 서서 저 바다를 넋놓고 바라봤는데

8년 후인 지금, 그 풍경이 변하지 않아서 너무 감사했다



화진포 해변 뒤쪽으로는

소나무 숲이 울창하게 조성되어 있는데

그 모습을 담아봤다



김일성 별장에서 내려와

머리위 소나무를 바라보며 담은 사진



그리고 잠시 들렀던 이기붕 별장

집이 커보이지만, 막상 들어가보니 그렇지 않았다



2004년에 화진포에 여행왔던 그 코스 그대로 여행했다. 달라진 점이 있다면, 내가 나이를 먹었다는 것과 카메라가 바뀌었다는 것, 그리고 자동차를 타고 왔다는 것이다. 비록 나는 그렇게 바뀌었지만, 이 공간은 그대로인 것만 같아서 느낌이 아주 묘했다. 시간여행을 하는 기분이랄까?


그리고 화진포 해변의 풍경이나, 김일성 별장 등의 장소들이 그 때와 많이 달라지지 않아서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생각해보면 도시의 거리 풍경은 너무 쉽게 바뀌는데, 그대로 남아있어줘서 그 점이 너무 고마웠다. 오래되어 빛이 바랜 기억에 색을 다시 칠한다는 표현을 쓴다면 적절할까? 그렇게 묘사할 수 있는 화진포 여행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