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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여행/'14 대만

대만, 진과스 수이난동의 거대한 명물 - 13층 제련소 유적 / 2014.1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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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91번 버스는 산을 내려가기 시작했다. 오래지 않아 어떤 곳에 버스가 멈췄고, 시동이 꺼졌다. 밖으로 나와보니 13층 제련소 유적이었다. 버스정류장 너머로 거대한 주차장이 보였으나, 나무판자로 막혀서 들어갈 수가 없었다. 하지만 누군가가 개구멍을 뚫어놓아 그리로 들어갔다. 사실 내가 진과스에 가장 오고 싶어했던 가장 큰 이유가 바로 이 녀석을 직접 보기 위함이었다. 그리고 이렇게 마주하니 감회가 새로웠다. 특히, 최근 8개월 여간 멘탈에 이상이 생기면서까지 일을 했던 그 시간이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갔다.



대만 진과스 외곽 수이난둥 지역에 있는 거대한 제련소

시펀, 진과스 등지에서 채굴된 광석을 제련했던 곳이라 한다

지금은 버려진지 오래되어 풀만 무성하다



제련소 앞에는 바다가 있었고

제련소와 바다 사이에 거대한 주차장이 있었다



다른 곳에 있었던 것처럼 버스가 금방 출발할 것 같았는데

여기서는 제법 오래 있었다



버스를 타고 오면서 담았던 폐쇄된 흰 건물이

사진 오른편에 보이는 흰 건물이었다

정확하진 않지만 제련소의 일부로 보였다



이 거대한 제련소는 총 13층으로 구성되어 있어

13층 유적이라 부른다고 했다

저 안에 들어갈 수 있다면 더 좋겠다고 생각했다



날리는 제법 쌀쌀했지만 다행히도 비는 그쳤던 날씨

제련소의 흰 건물과 킹콩산을 함께 담아봤다



아까 제련소의 옥상에서 내려다봤던 바다였다

주차장과 바다 사이에는 도로가 있었는데

횡단보도조차 없어서 좀 위험하겠더라는



저 멀리 보이는 지역이 수이난동

뭔가 굉장히 작아보이는 지역이었다

이 길을 따라가면 폐허가 된 13층 제련소가 하나 더 있다



보고보고



또 봐도 질리지 않는 풍경

자연과 인간의 흔적이 절묘하게 어우러진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그게 이 곳만이 가진 느낌이라고도



저 멀리 보이는 킹콩산과

현재 버스정류장으로 쓰이는 낮은 건물

나무판자로 막혀있었지만 누가 개구멍을 뚫어놨더라



이 제련소는 일제시대에 세워진 것이다

놀라운 것은 이런 규모의 제련소가 하나 더 있었다는 건데

아쉽게도 그 제련소는 많이 훼손되어 폐허처럼 남아있다

이 13층 유적을 등지고 찻길을 따라 서쪽으로 이동하면 볼 수 있다고



신기하면서도 아름다웠다

추악함의 묘한 아름다움

나중에 또 찾아오게 될 때까지 그대로 있으면 좋겠다



그리고는 앞에 있는 바다를 구경했다

그런데 생각했던 것보다 바도가 세더라

원래 이곳의 물색깔은 중금속이 가라앉아서

두 개의 색으로 나뉘는데



파도가 세서 아쉽게도 그런 모습은 볼 수가 없었다

이렇게보니까 그냥 여느 바다와 다를 게 없더라



어디선가 담은 진과스/수이난동의 관광 안내도인데

이렇게 보니까 갈만한 곳이 많은 곳이었다

나중에 또 오게되면 1박 이상을 하면서

꼼꼼하게 둘러봐야겠다고 생각했다



다시 891번 버스를 타고 진과스황금박물관으로 되돌아가는 길

이렇게보니까 건물이 더 멋져보였는데

아래 쪽에 있는 전망대를 발견했다



너무나도 인상적이었던 13층 제련소의 다른 모습이라

카메라를 들어 사진을 담았다



버스 안에서 담은 사진치고는 잘나왔다

너무 매력적인 곳이라서 아쉬운 마음만 가득두고 떠났다

이정도 거리면 걸어다닐 수 있을 것 같기도 하고



사실 유명하지 않은 관광지라 큰 기대가 없었는데

너무 괜찮았던 곳

나중에 꼭 한 번 더 오겠다고 다짐했다



진과스황금박물관에 도착했다. 아까 버스가 대기하던 정류장에 차를 대기 전에 아저씨가 먼저 나를 내려주시더라. 그리고는 지우펀으로 돌아가는 버스를 타기 위해 다른 쪽 버스 정류장에서 기다렸다. 그런데 조금 이상한 일이 벌어졌다.


버스정류장에 왠 봉고차 하나가 서 있었는데, 891번 버스 기사님이 경적을 울려도 비키지 않더라는 것. 결국에는 둘이서 말싸움이 벌어졌다. 뭐라하는지 알아들을 수는 없었지만, 대강 상황이 돌아가는 건 알 수 있었다. 여기는 버스정류장이니까 비켜라, 뭔 개소리냐 내가 먼저 여기에 차를 댔는데 어쩌라고? 의 대립이었겠지. 그렇게 말싸움을 잠깐 하다기 891번 기사님이 어디론가 전화를 했다. 잠시 후, 번쩍이는 경광등의 순찰차 등장. 그러자 봉고차 아저씨는 도망갔다.


잘생기고 착한 891번 버스 기사님께 안좋은 일이 일어나서 안타까웠지만, 잘 끝나서 다행이었다. 참고로 그 기사님은 내가 외국인이라는 걸 알자, 여행 내내 구글 번역을 통해 나와 의사소통을 했다. 너무 친절하셨고, 너무 고마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