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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여행

교동도 대룡시장에서 월선리 선착장까지 걸어서 /2010.0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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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이 2016년이니까, 지금으로부터 6년 전에 교동도를 다녀왔다. 1박 2일을 보다가 저런 곳이 있나 싶어 다녀온 것이었는데, 마치 시간 여행을 한 것만 같았다. 60년대인지, 70년대인지 오래 전의 모습이 그대로 남아있는 대룡시장은 이번 여행의 백미였다. 하지만 모든 것이 마냥 예뻤던 것은 아니었고, 생명력을 잃고 쇠락해가는 모습이 너무 안타까웠다. 개발이 아닌, 정비가 잘 된다면 굉장한 여행지로 만들 수 있을 것만 같았던 곳이었다.


교동도를 들어가서 대룡시장을 둘러본 여행기는 여기 [ http://lifephobia.tistory.com/510 ] 그리고 아래 글은 그 이후의 이야기.



대룡시장 한 켠에 있던 낡은 상점

그리고 아무도 없던 그 상점을 덮고 있던 천

이 천 조각에서조차 오랜 시간이 느껴졌다



대룡시장은 인적도 별로 없었고

남아있는 상점도 별로 없었다

지역 주민들이 생활만 할 수 있을 정도랄까



이제는 잡초의 집이 되어 버린

어떤 집에도 누군가는 살아갔을 것이다

그는 어디서 무엇을 하고 있을는지



무너져 내릴 듯 위태위태한 텅 빈 공간을

가느다란 문틀이 겨우 지탱하고 버티는 듯 했다



이제 교동도 선착장으로 돌아가기로 했다

대룡시장이 별로 크지 않아

걸어서도 다 둘러볼 수 있었다



뭔가 안타깝기도 한 풍경이었다

이렇게 밖에 쇠락할 수 밖에 없는가 싶어서

교동도의 가장 큰 골목 중 하나인데



어떤 집의 벽과

낡은 창의 유리는 깨어진 채



실물을 가까이서 보니 참으로 신기했던 제비집

교동도는 사람과 자연이 공존하는 그런 곳이기도 했다

사람들의 이런 여유와 관용이 따스하게 느껴졌다



이 외진 곳에 타일 가게가 있어서

바깥에 쌓인 타일을 위에서 내려다보며 담았다



교동도 대룡마을의

2010년 풍경



교동도에 다녀온지 6년이 지난 지금은

더이상 기억나지 않는 닫혀진 철문



길가에 피어있는 꽃들을 담을 정도로

평화롭고 마음에 여유가 있는 여행이었다



정말 오래되어 보이던 '참피온 양념치킨'

LPG 가스통이 있어서 아직까지도

영업을 하고 있다는 걸 추측할 수 있었다



이 작은 마을에도 여인숙이 있었다

숙박시설이 있을 정도로 외지인이 많았던 것인가?



교동도에 들어와서 대룡시장까지는

마을 버스를 타고 왔지만

돌아가는 길은 걸어가기로 했다



이 집도 반짝이던 이야기를 가지고 있을텐데

그러나 이제는 모두에게서 잊혀졌겠지



도로를 따라 걷다보니

교동도 느낌이 아닌 여느 시골 풍경이 나왔는데

생기가 도는 풍경이라 다행이라 생각했다



내게는 너무 근사한 모습이던 구멍가게는

아쉽게도 문이 닫혀 있었다



이렇게 인도가 없는 국도를 걸었다

걸으면서 위험할 수도 있겠다고 생각했으나

오가는 차가 워낙 없어서 위험하진 않았다



교동도는 섬 치고는 너른 평야가 있는 곳이었다

마치 푸른 벼의 바다에 떠 있는 듯한 둥근 숲



걷기만 하기에는 심심해서

꽃 사진도 담고, 꿀벌 사진도 담으면서 길을 걸었다

지금은 기억나지 않는 당시의 생각도 정리하면서



내가 자기랑 놀아주려는 줄 알고

좋아서 펄쩍펄쩍 뛰던 녀석

그냥 지나칠 수 밖에 없었을 때 미안했다



큰 길을 걷던 중에 교동읍성을 보러

마을 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대룡시장 쪽과 달리 이쪽의 집 일부는 깨끗했다



날은 굉장히 더웠지만

보기만 해도 시원하던

교동도의 너른 논을 지나



약간 으스스해 보이는 골목을 지났다

하지만 교동도에서 봤던 가장 근사한 골목 중 하나였음



아쉽게도 교동읍성은 저 모습이 전부였다

둘레가 500미터 정도 밖에 안되는 작은 고을성이라는데

조선 말 나라가 혼란할 때 무너졌다고 한다



아쉽고 안타까운 마음을 가득 안고 되돌아나왔다

이 곳은 마을에 세워진 비석을 모아 놓은 곳이다

섬마을인데도 불구하고 생각보다 많았다



설상가상으로 교동 향교는 공사중이라

들어갈 수가 없어서 이 사진 한 장만 담고 나왔다



이후 까마득한 길을 걸어

교동도 월선리 선착장에 도착했다

하지만 사진에서 보듯 너무 예쁜 꽃 길이었다



배 표를 사고 얼마간 기다리니 배가 들어왔다

2016년 현재 이 배는 더 이상 다니지 않는다



이 섬에 말이 들어왔다

왜 이 곳에 말이 들어오는지 궁금하기도 했지만

저 녀석의 운명도 참 기구하다고 생각했다 



해변에 모여있는 갈매기들



교동도 월선리 선착장을 떠나

강화도 창후리 선착장으로 되돌아가는 배를 탔다



안녕, 교동도

바이바이



강화도로 들어가는 길

과거로의 시간 여행을 끝낼 준비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