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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여행

북한산 둘레길 8구간 - 구름정원길 / 2016.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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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북한산 둘레길 8구간 - '구름정원길' 부터 걷기 시작했다. 지난 번에 여기서 트레킹을 마칠 때는 컨디션이 안좋았는데, 오늘은 그 반대였다. 기운이 넘쳐서 쌩쌩했다. 그리고 해가 잘 드는 날이었지만, 전체적으로 뿌연 하늘. 혹시나 싶어 미세먼지 예보를 확인했는데, '보통'이라 둘레길을 걸어도 괜찮겠다 싶었다. 전반적으로 길이 평평하고 데크가 잘 조성되어 있어서 동네 뒷산을 산책하는 느낌이었다. 특히 산 바로 아래의 서울을 내려다보는 순간이 인상 깊었다. 그 풍경이 엄청난 절경은 아니었지만, 마치 길 이름처럼 낮은 구름 위를 거닐어보는 듯 했기 때문이다.



북한산 둘레길 8구간

구름정원길, 시작!



호기롭게 시작했으나

시작부터 계단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쌩쌩하니까



구름정원길의 왼쪽으로 아파트들이

줄지어 있었고, 마치 낮은 구름 위를 걷는

그런 느낌이 들었는데, 그래서

이 길 이름이 구름정원길인가 싶었다



이 길은 그간 걸었던 다른 길보다

더 많은 바위들을 볼 수 있었다

기암괴석이라 해야하나?



이날 미세먼지 예보는 '보통'이었으나

북한산 둘레길을 돌면서 바라본 서울은

뿌연 스모그 혹은 안개가 자욱해서 아쉬웠다

화창했다면, 멋진 사진이었을텐데



구름정원길의 데크 중 일부는

마치 공중에 떠 있는 것처럼 시공되었다

나무 꼭대기와 같은 높이로 걸으니

마치 하늘을 걷는 듯했던 기분



기암괴석은 볼 때마다 눈여겨보며 지나갔다

짧게는 수백년 길게는 수천년전에도

이 자리에 이렇게 있었을텐데

대화를 나눌 수 있다면, 재미있을 것 같았음



북한산 둘레길 8구간 구름정원길

중간의 이정표



비록 둘레길이지만

제법 산길 같은 곳을 걸어



크기를 짐작조차 할 수 없는

거대한 바위를 만나고



저 멀리 산 정상을 올려다보면서

나름 풍류를 즐긴다는 생각으로 걸었다



이 곳은 너른 공터가 있었는데

마치 주상절리처럼 날카로운 사각 모양으로

거대한 암벽이 있던, 굉장히 멋진 곳이었으나

화각이 안나와서 이렇게 밖에 못담았다



산을 내려오니 꼬마들이

공놀이를 하고 있었다



그리고 북한산 둘레길이라기에는

어색한 소소한 골목 풍경



둘레길 8구간은 불광중학교를 왼편에 두고

산 위로 난 샛길로 이어져 있었다



아직은 나뭇잎이 푸르르지만

땅에는 이미 많은 낙엽이



숲 사이로 난 길을 걸었다

길이 좁아서 사람이 많으면 부대낄 것 같았지만

이 길을 걸으며 만난 사람은 10명이 채 안되었다



말라버린 계곡은 볼 때마다

폐가 혹은 문닫은 공장과 비슷한 느낌을 줘서

마음이 안타까움으로 가득찼다



성큼 온 가을



둘레길 바로 옆에 있던 누군가의 묘

언뜻보니 관리는 되는 것 같은데

아마 이장을 안한 것이지 싶다



북한산 둘레길 8구간

갈림길



딱 봐도 새로지은 듯한 아파트들이 있었다

북한산 현대힐스테이트 3차 아파트

둘레길과 아파트 사이는 공원으로 조성 중이었다



우리가 사는 곳을 이렇게 내려다볼 수 있어서

'구름정원길'이라는 이름을 붙이지 않았으려나



갑자기 훅 치고 들어와 감성 돋게 만든 억새

나보다 먼저 와있던 어떤 아주머니께서 사진을

찍어달라고 부탁하셔서 찍어드렸던 곳



북한산 둘레길을 처음 걸었을 때 보던

북한산의 모습과는 많이 달라진 모습

어느새 나는 산 뒤로 돌아와 있었다



1969년에 시공된 벙커를 발견했다

내부에는 '중령 황원영' 외 1명의 이름이

적혀 있었는데, '이들은 지금 뭐하고 있으려나?'

'가끔 이곳에 와보기는 할까?' 그런 생각들



길 한가운데 있던 이 묘는

내시부 상약인 '신공(申公)'의 묘 이다

1637년에 조성되었다고 한다

(상약 : 내시 중 약에 관한 일을 맡은 종3품 직책)



신공의 묘를 끝으로

둘레길 8구간 '구름정원길'이 끝나고

9구간 '마실길'이 시작되었다



북한산 둘레길 9구간 - '마실길'에서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