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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여행

북한산 둘레길 10구간 - 내시묘역길 / 2016.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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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중순의 마지막 날이자 하순의 첫 날인 이날. 북한산 둘레길 3개의 구간을 걸었다. 8구간 구름정원길에서 시작해 9구간 마실길을 지나, 10구간 내시묘역길로 접어들었다. 개인적으로 북한산 둘레길은 9구간 마실길을 기준으로 분위기가 많이 달라지는 것 같았다. 1~8구간은 정말 북한산의 둘레를 도는 트래킹 같은 구간이 많았던 반면, 9구간 이후로는 차도나 마을을 끼고 걷거나 관통하는 구간이 많았다. 내시묘역길도 그러해서 시작은 차가 쌩쌩 달리는 차도 옆을 걸어야 했다. 산에서 멀어져서 아쉬웠지만, 심심하지는 않아 일장일단이 있는 것 같았다.


나는 이 내시묘역길에서 두 번이나 길을 잃었다. 표지판을 못봐서 엉뚱한 방향으로 걷다가, 갈림길에서 역방향으로 안내하는 표지판을 보고 반대쪽으로 걸었다. 약 20~30분 가량 걸었고, 또 그만큼 되돌아가야 했다. 그래서 1시간 가량 헛걸음을 했다. 솔직히 짜증도 나고 했는데, 걷다보니 잊혀지더라. 그리고 또 하나 아쉬웠던 건 내시묘역이 통제구역이라 직접 구경할 수 없었던 것. 군사적인 목적 때문인지, 아니면 다른 이유가 있어서인지는 모르겠지만, 나중에라도 개방되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북한산 둘레길 10구간 '내시묘역길'

시간을 보니 오늘은 이 길까지

걸어야 할 것 같았다



내시묘역길 시작지점에는

화원 같은 것이 있었지만

들어가진 않고 그냥 지나갔다



국화

밖에 내어 놓은 국화가

참 예쁘길래 지나가며 한 장 담았다



10구간 내시묘역길을 걷기 시작한지

오래지 않아, 왼편에 차가 쌩쌩 달리는

차도에 딸린 길로 접어들었다



동시에 북한산이 제법 멀어졌다

내가 저 너머에서 여기까지

걸어왔다니, 세상에 마상에!




길은 이내 마을로 접어 들었다

작은 가게들과 농원 같은 곳이 많았던 곳

아마 진관동 즈음일 것이다



흥국사 버스 정류장을 지났다

북한산성 탐방지원센터 쪽으로 가는 길



사실 나는 이쯤에서 길을 잘못 들었다. 원래는 길을 걷다가 우측으로 꺾어 마을 안쪽으로 들어간 다음에 내시묘역을 지나 북한산성 탐방지원센터 쪽으로 나와야 하는게 정상이다. 그러나 나는 차도인 북한산로를 따라 북한산성 입구 교차로까지 직진을 해버렸다. 그 다음에는 아웃도어 매장들을 지나 북한산성 탐방지원센터까지 올라갔으나, 거기에서 또 이정표를 잘못봐서 북한산 초등학교 쪽으로 걸었다. 걸으면서 내내 방향이 이상한 것 같다고 생각했다가, 나중에 내가 걸었던 길을 만나는 순간에 '아! 내가 길을 잃었구나!' 라고 깨닫고는 뒤돌아서 다시 걸었다. 둘레길 10구간 내시묘역길은 난이도는 낮은 길이지만, 이정표가 크게크게 붙어있지 않아서 정신 잘 차리고 걸어야 한다.



내가 북한산에 온 게 몇 년전인데

이 모습만 보고도 그 때의 기억이 떠올랐다

나는 주차장과 아웃도어 매장들을 지나



북한산 국립공원 입구에 도착했다

원래 여기서 왼쪽으로 가야했지만

나는 엉뚱한 이정표를 보고

오른쪽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고양이

북한산 초등학교 앞에서 발견한 고양이!

내가 다가가자 애교 발산!

너는 사람 손을 탄 고양이구나 ㅋㅋ



목욕을 했는지 털이 매우 보드라웠다

목걸이를 보니 인근 라푸마 매장에서

키우는 녀석이었음



팔자좋은 개님들



아직은 초록의 단풍이 예쁜

하지만 길 자체는 서늘했던 곳을 지나니



'경천군 송금물침비'가 나왔다

1614년에 세웠다는 이 비석은

이 근처의 땅과 나무는 경천군 것이니까

함부로 건드리지 말아라, 라는 내용이란다



이후의 북한산 둘레길은 약간 으슬하게 바뀌었다

오른편에 펜스는 제법 길었다



한편 길의 왼쪽에는 설치된지

아주 오래된 듯한 철조망이 자리잡고 있었다

이 뒤 쪽에 조선시대 내시들의 묘가 많다고 하나

이 지역이 통제구역이라 들어갈 수가 없었다



양쪽의 통제구간 사이로 길만 나 있다

북한산 둘레길 10구간 '내시묘역길'



가을

10구간 내시묘역길의 통제구간이 끝나는

혹은 방향에 따라 시작되는 지점인데

예쁘게 든 빛으로 가을 분위기가 물씬 풍겼다



그리고는 마을 안쪽으로 들어섰다

'의상봉길'을 따라 있는 작은 마을이었다

'백화사' 앞에 있는 어떤 집 앞에

하얀 꽃이 피어 있었다



한옥

한옥을 참 예쁘게

리모델링한 집



반면에 옛 모습을 그대로 가지고 있거나

사람이 살지 않는 집도 있었다



마을은 북한산과 가까이 붙어 있어서

나무가 참 많았던 것도 좋아 보였다

그리고 큰 차도에서 떨어져 있어서

조용하게 느껴졌다



서울과 서울 주변이 그러하듯

이 곳도 새로이 지은 집/빌라가 많았다



이 길(의상봉길)을 따라 계속 걸었다. 솔직히 걸으면서 뭔가 느낌이 이상했다. 직진하다가 우회전을 하고 또 우회전을 하면 처음과 반대방향인데, 왠지 내가 그렇게 가고 있는 것 같았다. 그런 생각을 하다가 주변을 보면 처음보는 풍경에 그런 생각이 금새 사라졌다. 그렇게 20분 정도를 걸었을 때였다. 저 앞에 갈림길이 보이는데 차들이 제법 많이 다니는 길이었다. 혹시나 싶어서 가까이 다가가니, 역시나! 아까 내가 걸었던 차가 쌩쌩 달리던 북한산로였다.


허탈하기도 하고 짜증이 나기도 했다. 그래도 별 수 있나? 걸어야지 뭐. 그래서 바로 뒤돌아서 왔던 길을 되짚어 걸었다.



북한산성 탐방지원센터까지 되돌아왔다

탐방지원센터를 지난 탐방로 초입

이 근처에는 아웃도어 매장이 엄청 많았다



바로 앞에 전망대가 있었는데

그 곳에서 바라본 북한산의 풍경

원효봉 / 백운대 / 만경대 / 노적봉



전망대 바로 앞에 다리가 있었고

그 다리를 건너면서 아래를 내려다봤다

물이 있었다면 정말 멋졌을 것 같았다



이제서야 길을 제대로 잡고 걸었다

철조망이 쳐진 묘가 여럿 있었는데

그 모양새가 예사롭지 않았다

알고보니 조선시대 왕족의 묘였다



북한산 둘레길

역시 북한산 둘레길은

산길을 걷는 게 가장 좋은 것 같다



그러나 산길은 이내 끝나고

농장 사이로 난 길을 따라갔다



숲이 무성해서 공동묘지는 잘 보이지 않았다

대신에 공동묘지임을 확인했던 표지석



북한산 둘레길 10구간 '내시묘역길'의 끝

여기서부터는 11구간 '효자길' 이다



북한산 둘레길은 다시 차도로 이어졌다

보도블럭이 최근에 새로 조성된 것 같았다

오늘은 여기까지만 하고 집에 가야지



북한산 둘레길 안내판

이 표시를 잘 따라가야 한다



집에 가기 위해 길건너 버스정류장에서

내가 걸어야 할 길을 담았다

오늘의 둘레길 여정은 여기서 끝



북한산 둘레길 11구간 - '효자길' 에서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