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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여행

북한산 둘레길 14구간 - 산너미길 / 2016.1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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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북한산 둘레길 탐방 중 마지막 코스인 14구간 산너미길. 하지만 나는 집에서 게으름을 부리다가 늦게 나와서 시간에 쫓기고 있었다. 이 산너미길은 사패산을 6부 능선까지 오르면서도, 북한산 둘레길 중 가장 난이도가 높은 구간인데, 이미 해가 지고 있었던 것! 그래서 깜깜한 밤에 혼자 산에 남겨지지 않으려면 발에 땀나게 부지런히 걸어야 했다.


한가지 다행스러웠던 건, 이 구간의 소요시간이 긴 건 아니었다는 것이다. 1시간이 조금 넘는 정도.


내가 무리(?)해서까지 산너미길을 걸으러 했던 이유는 단순하다. 13구간 송추마을길이 끝나는 지점에서 집에 가기가 너무 애매했기 때문이었다. 집에 가려면 어차피 의정부로 가서 대중교통을 이용해야 했는데, 그럴 바에는 조금 서둘러서 14구간 산너미길을 넘어 의정부로 들어가는 게 더 효율적이었는 생각을 했고, 그래서 나는 해가 완전히 지기 전에 이 산너미길을 통해 사패산을 넘어 의정부로 들어가려 했다.



산너미길

북한산 둘레길 14구간 산너미길

사패산 6부 능선까지 올라가야 하는

북한산 둘레길에서 가장 힘든 길



북한산 둘레길

소요시간은 1시간 10분가량 걸리는데

이미 해가 지고 있어서 최대한 서둘렀다

오가는 사람이 아무도 없어서 살짝 쫄렸음



갈길이 바빴지만 붉은색이 강렬해서

잠시 서서 한 컷 담고 이동했다



다리 이름이 신기해서 사진을 찍었다

'울띄교' 라니, 외계어 같기도 하고



단풍

북한산 둘레길 14구간 산너미길

사패산에서 만난 붉은 가을



나는 교현리 방향에서 걸어와

가능동 쪽으로 걸어갔다



사람이 많이 다니는 탐방로는

낙엽을 정리하는 것 같던데

여기는 그렇지 않아서 인적이 드문 것 같았다



사패산 7부 능선에 도착했을 때

저 고양이를 보고 오줌을 지릴 뻔했다

나를 노려보고 있었는데

귀신이 들린 듯한 기분나쁜 눈빛이었다



의정부

산너미길 전망대에서 내려다본 의정부

가슴이 탁 트이는 절경이었다

걷기에 바쁜 마음을 한숨 돌릴 수 있었다



눈이 닿는 곳마다 가을이 차고 넘쳤으나

어둑어둑해지기 시작해 어서 내려가야 했다

한편, 뒤통수에 싸한 느낌이 들어서

뒤를 돌아보니, 아까 그 고양이가 소리없이

내 뒤로 와서는 노려보고 있었다

과장하지 않고 정말 똥을 지릴만큼 놀랐다



해가 지기 시작하는 산 속에서

귀신의 눈을 한 듯한 고양이와 단둘이 있으니

뭔가 으스스해져서 하산길을 서둘렀다



단풍

내려가면서도 너무 예뻐서

몇 번이나 발걸음을 멈췄고

그 때마다 나는 뒤를 돌아보며

그 고양이를 경계했다



해가 완전히 지기 전에

서둘려 내려가자



사패산이 참 예쁜 산이라는 걸

북한산 둘레길을 걸으며 알게 되었다



사진 한 장 찍지 않고 열심히 내려온 결과

너무 늦지 않은 시점에 하산을 완료했다

여기서 부터는 15구간 '안골길' 이다



옛날에 식당(?)이었으나, 이제는 빈 건물

많은 사람들이 저 건물에서 친한 사람들과

행복한 순간이 있었을 것이다

이제는 각자의 머리 속에만 남아있을



오늘은 여기까지 걷기로 하고

버스타러 나가는 중인데

사진찍기가 불가할만큼 해가 졌다



그렇게 버스를 타기까지

약 20분 정도 걸어나간 것 같다



북한산 둘레길 15구간 - '안골길'에서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