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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여행

북한산 둘레길 16구간 - 보루길 / 2016.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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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산 둘레길 16구간, 보루길. 처음에는 '보루'가 뭔지 잘 몰라서 길 이름에 무슨 뜻이 담겼는지 잘 몰랐다. 사전을 찾아보니, 보루는 '지켜야 할 대상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 이라고. 한다. 아! 그제서야 '최후의 보루' 라는 표현이 생각났다. 아마 '보루' 라는 단어가 최후의' 라는 수식어 없이 단독으로 쓰이는 경우가 거의 없어서 어색하게 보였는가 보다, 싶었다.


그런데 이 곳에는 고구려 시절에 돌로 쌓은 구축물이 있다고 한다. 성벽이라고 하기에는 민망한 정도로 낮은 담장처럼 남아있었는데, 그런 군사적 건축물 또한 '보루' 라고 한다고 한다. 결국엔 두 '보루'가 같은 것을 지칭하는 셈. 어쨌든 길 이름에 대한 궁금증은 풀렸다.


보루길은 의정부 옆을 지나간다. 지도상으로는 지하철 1호선 회룡역과 망월사역 옆을 지나 서울시의 도봉구쪽으로 남하한다. 북한산 둘레길 21구간 중 상(上) 난이도를 가진 마지막 구간이기도 하다. 하지만 그간 단련(?)이 되어서인지, 아니면 구간이 1시간 반 정도로 짧았기 때문인지, 그렇게 많이 힘들지는 않았다.



보루길

북한산 둘레길 16구간 보루길

이 길에는 고구려 시대의 석축과

보루가 있다하나, 생각보다는 약했다



어느새 북한산 둘레길의 이정표는

서울시 도봉동을 가리키고 있었다

나는 저 이정표만으로도 뭔가 뿌듯했음



16구간 보루길 초입에는 이런 공방이 있었다

이런게 여기 있어도 되나 싶다가도

막상 보니까 예쁘고 좋더라



꽃

공방 앞에 있던 하얀 꽃은

그냥 지나갈 수 없을 정도로

강렬하게 시선을 잡아 끌었다



토끼

그리고 그 앞에서 풀을 뜯던 토끼

사람을 경계했지만, 너는 누가 봐도

사람 손이 탄 집토끼



다시 산을 타기 시작했다

둘레길이라기보다는 등산에 가까웠고

그런만큼 난이도도 상(上)인 구간



이렇게 높은 계단을 보니

반가우면서도 한편으로는 저기를

또 언제 올라가나 싶은 마음이었다



산책로

계단을 오르고 또 오른 다음

가을빛 솔잎이 무성한

평평한 길을 얼마인가 걸으니



전망대

작은 전망대가 나왔다

산에 있는 전망대를 둘러보는 건

북한산 둘레길을 걷는 동안의

큰 즐거움이었어서, 낼름 다가갔다



의정부

저 아래 보이는 건 의정부

회룡역과 망월사역 사이의 어디쯤

항상 이런 풍경을 마주할 때면

아둥바둥 사는 삶이 덧없게 느껴지곤 했다



이후에는 고구려 시대의 석축이 있다고

안내판이 있긴 했는데 현대의 참호랑

같이 뒤얽혀 있어서 잘 모르겠더라

깜박하고 사진도 못찍었는데

왼편의 돌담 같은 것이 보루의 끄트머리이다



이쪽의 바위는 무슨 영물이나 되듯

굉장히 거대했다



이른 가을

낙엽이 소복히 쌓인 길을 내려왔다

북한산 둘레길 16구간 보루길



자그마한 절을 지나



운치가 살짝 사라진

하지만 아직도 호젓함이 있는

길을 내리 걸었다



북한산 둘레길 16구간 보루길



단풍

그리고 둘레길 어디선가 본

눈부시게 붉고 붉었던 단풍나무



신기할 정도로 움푹움푹 패인

거대한 바위도 있었고



버섯

나무 밑동에서 자라고 있는

작은 버섯도 만났다



소나무

이곳 중간중간에는 소나무가 많았다

소나무는 숲이 조성될 초기에 무성하고

나중에는 참나무 등에 자리를 내준다고 한다



징검다리

작은 개울과 그 위에

놓여있던 징검다리

청계천 감성과는 달랐다



참 걷기 좋았던 길이었는데

살랑살랑 잘 걸었더랬다



오랜만에 본 돌로 만든 계단을

오르고 얼마가지 않아서



북한산 둘레길 16구간 '보루길'의 끝이자

17구간 '다락원길'의 시작 지점에 이르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