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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여행/'17 뉴질랜드

뉴질랜드 북섬 여행 - 타우포 인근 '달 분화구(Craters of the Moon)' / 2017.0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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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우포 시내에서 케밥으로 늦은 점심을 먹고 향한 곳은 근처에 있는 '달 분화구(Craters of the Moon)' 이다. 후카 폭포가 그랬듯이 나는 지난 2012년에 장대비가 내리던 날에 이 곳에 왔던 적이 있었다. 때마침 비가 그쳐서 여유롭게 산책할 수가 있었는데, 그때 아주 좋은 인상을 받았던 곳이라 HJ에게 그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다.


하지만 비가 오지 않을 때의 달 분화구는 비가 온 직후에 비해 그 운치가 살짝 떨어지는 것 같다는 게 솔직한 심정이다. 왜냐하면 피어오르는 수증기의 양이 다르고, 땅이 마치 녹은 초콜릿과 같은 형태가 되어 부글부글 끓는 모습을 볼 수 없기 때문이다. 그렇긴해도 화산지대를 쉽게 접할 수 없는 우리나라 사람들에게는 코끝을 찡긋하게 하는 유황 냄새만으로도 아주 매력적인 곳이라고 생각한다.


'달 분화구(Craters of the Moon)' 내부에는 탐방로가 조성되어 있다. 땅이 뜨겁고 위험하기 때문에 데크로 잘 만들어져 있다. 빨리 돌아보면 40분, 천천히 돌아보면 약 1시간 정도 소요된다. 운영시간은 아침 8시 30분부터 오후 5시까지인데, 여름(10월 1일 ~ 3월 31일)에는 오후 6시까지 운영한다. 휴일은 크리스마스 단 하루. 1년 364일을 빡세게 운영하는 곳이다.


입장료는 어른 8달러, 어린이 4달러, 가족(성인2, 어린이2)은 20달러이다.



뉴질랜드 타우포 인근에 있는

'달 분화구(Craters of the Moon)'



달 분화구의 입구이자 매점이자 매표소인 곳

왼쪽에 트럭이 있었는데, 운전하시는 분이

내가 사진을 찍을 때까지 안가고 기다려주셨다



5년만에 다시 온 달 분화구는

현재와 지난 기억이 뒤엉켜 아주 묘한 기분이었다

기억 속 모습에서 변한 건 없어보여서

마음에 위안이 되었다고 할까?



달 분화구의 모습을 카메라에 담는 HJ



내가 자기를 담자

자기도 나를 담고 싶었던 모양이다



지난 번에 왔을 때는 폭우가 내린 직후였는데

오늘은 날이 흐리기만 해서 생각보다

유황 수증기의 양이 많지 않았다



저 구멍에서는 슉슉 소리와

뜨거운 기운이 올라오고 있었다

호기심을 가지고 살펴보는 HJ



구멍의 내부는 그냥 땅이었으나

저 뜨거운 유황 연기가 올라오는 곳에서

뿌리를 박고 자라는 식물이 있어 놀라웠음



(무슨 모델 사진인 줄..)



우리나라의 산이나 들, 혹은 숲에서는

잘 볼 수 없는 식물들이 많았던 뉴질랜드 식생

이건 우리나라에서도 본 것 같기도 한데..



다행히도 우리가 갔던 시간에는

사람이 그렇게 많지 않아서

여유롭게 둘러보고 사진을 담을 수 있었다



'달 분화구(Craters of the Moon)'의 풍경

그리고 사진찍는 HJ



세번의 시도 끝에 성공한 점프샷



탐방로 주변으로 땅이 꺼진 곳들이 많이 있어

이 곳의 이름이 '달 분화구'가 된 것 같다



'달 분화구(Craters of the Moon)'

추억 보정 때문에 그런 걸까?

다시와도 참 멋지다는 생각이 들었던 곳이다



그리고 땅 속에서 솟아오르는

뜨거운 유황 연기의 냄새도 오랜만이었다



이 곳은 땅이 뜨겁고 위험하기 때문에

천천히 둘러볼 경우 약 1시간 정도 소요되는

탐방로가 잘 조성되어 있었다



지난 번, 비 온 직후에 왔을 때는 땅이 마치 시머링되듯

부글부글 끓었는데, 비가 오지 않은 오늘은

저 아래 땅이 드라이하게 말라 있어서 매우 아쉬웠던 곳



'비가 왔다면 저 연기가 더 자욱해서 더 멋졌을텐데'

사람 마음이라는 게 참 간사하다는 걸

다시 한 번 확인할 수 있었다



땅 위에서 자라던 작은 관목이

땅의 열기로 인해 시커멓게 타버린 모습



내가 가는 이 길이 어디로 가는지

어디로 날 데려가는지 그 곳은 어딘지



우리는 유황 연기가 마치 안개처럼

자욱했던 크레이터를 지나



이 곳에서 유일한 이정표가 있는

'머드 크레이터(Mud Crater)'로 향했다



여기는 이 곳의 하이라이트 중의 하나인

'머드 크레이터(Mud Crater)'이지만 아쉽게도

진흙이 부글부글 끊는 모습은 볼 수 없었다



그 이유인 즉,비가 안와서 땅이 말라버렸던 것

하지만 저 구멍 안에서 뭔가가 부글부글 끊는 소리는

분명하게 들을 수 있었다



달 분화구를 거의 한바퀴 다 돌 즈음에

길이 언덕을 오르는 쪽과 아닌 쪽

두 갈래로 나뉘는데, 우리는 언덕을 올라갔다



이런 자그마한 노란 꽃과



아기 손 같은 고사리가 많이 있던

야트마한 언덕이었다



언덕 위에서 내려다 본 달 분화구



저 멀리 보이는 산은 해발 1천미터가 살짝 넘는

'타우하라 산(Mt. Tauhara)' 이다



HJ



높은 곳에 올라와서 탁 트인 풍경을 봐서 그런지

카메라를 들이대니 심한 조증을 보였다



언덕 위로 난 길을 걸었다

때마침 하늘도 살짝 개는 모습에

그렇게 상쾌하고 기분 좋을 수가 없었다



길 한 켠에 작은 녹색 벤치가 있어

다리도 쉴겸 잠시 그곳에 앉아 있었다

그 벤치에서 한 눈에 내려다 보이던 모습



** 2012년 뉴질랜드 달 분화구 여행기 : http://lifephobia.tistory.com/28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