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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여행/'17 뉴질랜드

뉴질랜드 남섬 여행 - 마운틴 쿡 후커 밸리 트래킹 1편 / 2017.0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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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쿡산 혹은 '마운틴 쿡(Mt.Cook)'에서 트레킹을 하는 날이다. 5년 전인 2012년 나는 두 명의 친구들과 마운틴 쿡 트래킹을 했다. 당시 우리가 갔던 코스는 '케아 포인트(Kea Point)'. 하지만 아쉽게도 최종 목적지를 코 앞에 두고 살인적으로 몰아치는 비바람에 발길을 돌려야 했다. 그때 우리가 맞았던 비바람은 내 인생에서 가장 무서운 바람이었던 것 같다. 앞으로 발을 내딛기도 어려웠고, 순간적으로 몸이 붕 뜨는 느낌도 있었다. 특히, 바람으로 사람을 죽일 수 있겠구나, 라는 생각을 그 때 처음했던 것 같다.


5년 후인 2017년. 또 다른 뉴질랜드 여행을 준비하면서, 다시 한 번 재도전을 하고 싶었다. 그래서 숙소도 타우포에 잡았다. 결과만 이야기하자면 아주 잘 다녀왔다. 다만, 루트를 바꿨는데, 케아 포인트 보다 약간 난이도가 더 높은 '후커 밸리(Hooker Valley)'로 트래킹 코스를 잡았다. 나처럼 굼뜨고 둔한 사람도 충분히 다녀올 수 있는 너무 높지 않은 난이도를 가진 구간이었다. 소요시간은 편도 1시간 30분이나, 중간에 사진 찍으러 쉬다보니 2시간은 걸리더라. 왕복 4시간.


사진이 너무 많아서 3편으로 나눠서 올리기로 했다.



오늘은 트레킹을 할 거니까

아침을 든든하게 먹었다

씨리얼, 소시지, 빵, 버터, 아보카도, 우유



우리는 테카포에서 차로 1시간을 달려

쿡산 혹은 '마운틴 쿡(Mt. Cook)' 으로 향했다

한 여름임에도 불구하고 눈 덮힌 설산을 보고

잠시 차를 갓길로 세운 후 사진을 담았다



우리가 서 있던 뒤쪽의 날씨는

이렇게 청명한데



그 반대쪽, 그러니까 '마운틴 쿡(Mt. Cook)'으로

가는 길은 잔뜩 흐리기만 했다

반지의 제왕에서 모르도르로 가는 기분이랄까?



사진 속 맨 왼쪽에 있는 봉우리는

해발 3,151 미터의 '세프턴 산(Mount Sefton)'

그리고 쌓인게 눈이 아닌 빙하 같다는 생각도 했다



여튼 우리는 주차장에 주차를 했다

2012년에 비를 쫄딱 맞으면서

옷을 갈아 입었던 바로 그 주차장이었다



5년 전에는 '케아 포인트'를 가려다 실패했다

오늘의 목적지는 '후커 밸리(Hooker Valley)'

이번 뉴질랜드에서 도전하는 두 번째 트래킹이다



우리는 이 길에서 왼쪽으로 난 길을 따라갔다

시작은 뭐 그냥 산책하는 느낌



그러나 곧, 영화 속에 들어온 듯한 낯선 공간감

그리고 저 멀리까지 탁 트인 시야가 주는 광활함으로 인해

그 어느 트래킹보다 특별하게 느껴졌다



여기에서 산악 활동 중에

불의의 사고로 사망한 이들을 기리기 위해

만들어 놓은 위령탑



탑 주위를 둘러보니 사고를 당한 이들을

기억하고 사랑하는 사람들이 만든 명패가

이렇게 탑에 박혀 있었다



그리고 위령탑이 있던 곳은 약간 올라와 있어

그 위에서 바라보는 풍경이 참 근사했다



저 산 아래 우리가 가야할 길이

낮은 나무들 사이로 살짝 보였다



그리고 그 길을 정말 걸었다



여름임에도 불구하고 빙하가 덮인 산을

왼쪽에 두고 걷게 되어



그를 배경으로 HJ의 사진을 담았다



눈이 닿는 곳까지 풀과 나무 그리고 바위 외에는

그 어떤 것도 없는 풀 숲을 지나기도 했다

그래서 발걸음이 너무 가벼웠지만



한 편으로는 저 멀리 보이는 빙산과

그 위에 드리워진 검은 먹구름이

비라도 흩뿌리지 않을까 걱정되기도 했다



그러나 그런 걱정을 접어두기에 좋은

'뮬러 호수 전망대(Mueller Lake Lookout)'가 있어

잠시 들렀다 가기로 했다



후커 밸리 트레킹 중에 만난

'뮬러 호수 (Mueller Lake)'



후커 밸리 트래킹에는 3개의 다리가 있다

뮬러 호수 전망대에서는 그 중 첫번째 다리가

사진처럼 내려다 보였다



만세! 내가 왔어!



나는 개인적으로 걷다가 뒤를 돌아서

사진을 찍는 것을 좋아하는데

이 날은 이 습관을 가지게 된 게

그렇게 흡족할 수가 없었다



전망대에서 내려오고

또 계단을 걸어 내려와



눈 앞에 둔 첫번째 다리

언뜻 보니까 출렁 다리였다



거센 바람을 가슴으로 안고

출렁 다리에 발을 올렸다

마침 오가는 사람이 아무도 없었다



다리 아래로는 빙하 녹은 물이

엄청난 파워와 속도로

흘러 내려가고 있었다



대충보기만 해도 빠지면 그냥 죽겠다는 생각이

아니, 생각이라기 보다는 본능이 나를 일깨워줬다

다리 위에 올라보니, 생각보다 높아서

살짝 후덜덜했다



이 빙하 녹은 물은 이렇게 물 길을 따라

테카포 호수로 흘러 들어간다



다음 편에서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