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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머리가 아픈 이유

2019.0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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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지갑

지갑을 잃어버렸다. 문제는 언제 어디서 잃어버렸는지 모르겠다는 것. 월요일에 촬영이 있어서 성수동에 갔었고, 거기에서 지갑 속에 있는 법인 카드를 썼던 것이 마지막 기억이다. 평소에는 휴대폰 케이스에 카드를 넣고 다녀서 잘 몰랐다가, 지난 목요일쯤인가, 지갑이 보이지 않는다는 것을 깨닫고, 회사와 집을 찾아봤으나 없었다. 지난주에는 9호선 지옥철을 한 번 탄 적 있고, 빨간색 광역버스에서 서서 온 적이 있는데, 이때 잃어버린 것 같다. 왜냐하면 평소와는 다른 출/퇴근길이었으니까. 여태 살아오면서 지갑 잃어버린 게 두 번째다.

 

2. OTP

OTP의 배터리가 방전되었다. OTP는 몇 년 전에 기업은행에서 만들었었다. 그런데 웃긴 것이, 5월 며칠엔가 기업은행에서 문자가 왔다. OTP의 사용기한이 4월 30일까지이며, 이 날까지 영업점으로 오면 무료로 OTP를 교체해 주겠다고. 4월 30일이 이미 지났는데, 무슨 헛소린가 싶어 OTP를 꺼내보니, 이미 방전되었더라. 그리고 카드 연체 문자가 왔다. 기업은행이 월급 통장이고 카드 대금 결제 통장은 다른 은행이라, 계좌 이체를 해야 했지만, 그럴 수 없었다.

 

이참에 카카오 뱅크에서 카드형 OTP로 새로 만들어야겠다 싶어, 카카오 뱅크에 분실 신고를 했다. 그랬더니, 기업은행을 포함해서 그 OTP를 등록한 은행에서는 금융 거래를 할 수가 없었다. 결국 분실 신고를 다시 풀어야 했는데, 그 과정에서 아주 쌩 난리를 쳤다. 신분증은 잃어버려서, 사진으로 찍어놓은 것을 모니터에 띄워 촬영하고, 카카오 뱅크 직원과 영상 통화도 해봤다. 그렇게 분실 신고를 취소하고, 카드형 OTP를 신청하는 데 성공했다!

 

며칠 전, 기업은행 앱이 대대적으로 업데이트 되었다. 메뉴 중에 "모바일 OTP" 라는 게 있었다. 휴대폰을 OTP처럼 활용하기 때문에, 편할 것 같았다. 게다가 카카오 뱅크에서는 1만 원을 냈지만, 이건 무료 같았다. 그래서 카카오 뱅크에서 신청한 OTP를 취소하고, 기업은행 모바일 OTP를 신청했다. 그러나 마지막 단계에서 계속 오류가 났다. 반복해도 마찬가지였다. 아마 분실신고 때문에 그런 것이겠지. 빡이 쳤다.

 

짜증 게이지가 최고치로 오른 상태에서, "모바일 전용계좌"라는 메뉴가 보였다. 확인해보니, OTP를 안쓰는 대신에 이체 한도가 5천만 원으로 줄어드는 것이었다. '이거다!' 싶었다. 솔직히, 집이나 고급 차 살 일 아니면 억 단위로 돈을 이체할 일이 없다. 그래서 과감하게 신청했더니 등록된 모든 OTP가 자동으로 해지된다는 메시지가 떴다! 맙소사! 정말 너무 반가웠다. 덕분에 기존 OTP가 등록 해지되었고, 겨우 송금할 수 있었다. 이제는 안쓸거다, OT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