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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여행/'13 크로아티아

크로아티아 여행 - 두브로브니크(Dubrovnik) 성벽투어 / 2013.0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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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브로브니크(Dubrovnik)' 구시가를 조금 걸었다. 도시가 작다는 건 사전에 알고 있었으나, 생각보다 너무 좁았다. 가장 큰 길이라는 '플라차대로(Placa ul./Stradun)'의 거리가 300M밖에 되지 않았으니. 전체적으로 도시는 너무나 굉장한 곳이었다. 예전만큼은 아니라지만 여전히 화려했고, 날씨도 너무나 쾌청했다. 그리고 바로 앞에 있는 푸르고 푸른 빛의 아드리아 해. 어느 누가 봐도 완벽한 휴양지의 조건을 가지고 있었다.


크로아티아에서 제일 가는 관광지답게 어마어마한 사람들이 바글대고 있었다. 나중에 현지인에게서 들은 말로는 성수기가 끝나서 그나마 사람이 좀 빠진 것이라고 했다. 사람 많은 곳을 싫어하는 나이지만, 사람이 그렇게 많음에도 불구하고, 이 곳을 떠나고 싶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 그만큼 아름다웠다는 이야기다. 지난 글에도 적어놓았지만, 한껏 멋스럽게 치장한 20대 젊은 여자의 느낌. 이곳의 느낌은 그러했다.



'큰 오노프리오스 샘(Big Onofrio's Fountain)' 뒤로 성벽 투어를 할 수 있는 입구가 있었다

(나중에 보니까 플로체 게이트쪽에도 입구가 하나 더 있더라)

성벽으로 이어지는 계단을 오르며 뒤돌아서 한 컷 담았다



두브로브니크 성벽투어의 티켓

이 티켓을 잘 보관하고 있으면, '로브리예나츠 요새(Fort Lovrijenac)'를 공짜로 갈 수 있다

이 곳의 성벽투어는 뭔가 상징적인 느낌이 들어서 티켓을 갈무리 해놨다



'큰 오노프리오스 샘(Big Onofrio's Fountain)'을 담아봤는데

윗부분은 그냥 뻥 뚫려있었구나

돌로 만든 물탱크 같다는 생각도 들었다



두 개의 종탑과 플라차 대로(Placa ul.)

성벽 위에 서서 보니, 뭔가 공간적 이질감이 좀 느껴졌다

원근법이 깨진 것 같기도 하고, 그런 느낌



커플 여행자

혼자하는 여행에 익숙한 나는

사랑하는 사람과 하는 여행은 어떤 느낌인지 알지 못한다



두브로브니크 구시가를 지나가는 버스가 거의 다 멈춰서는 '필레 게이트(Pile Gate)' 앞

플라차대로 보다도 사람이 많은 것처럼 느껴져서, 특정 시간의 저 곳은 진짜 헬이었다

신기했던 건 저 좁은 도로 사이로 리무진 버스를 운전하는 기사 아저씨들



이 곳의 분위기는 너무나도 아름다워서

누군가와 그냥 같이 오기만해도 사랑에 빠질 것만 같은 그런 느낌이었다

그래서 그런지 다른 여행지보다 커플 여행자가 많았던 곳



성벽 외곽을 둘러보며

'스르지 산(Srd Mountain)'을 올려다 보기도 했다



길을 걸을 때는 잘 몰랐는데, 성벽을 걷다보니

지난 날 세르비아의 폭격에서 아직까지도 복구가 안된 집들이 보였다

사라예보에서 느꼈던 아픔이 다시 되뇌여질 줄이야

세르비아, 이 나쁜 놈들 ㅠ_ㅜ



뚝딱뚝딱 3개월만에 지었다는 로브리예나츠(Fort Lovrijenac) 요새

베네치아로부터 두브로브니크를 지키는 역할을 수행했었다



짙푸른 아드리아해와 그 위에 떠있는 배 한 척

기울어져 가는 해의 부드러운 빛을 받은 절벽과 성벽

그리고 투명해져가는 듯한 가벼운 하늘



막상 성벽에 올라서보니, 구시가는 생각보다 많이 작았다

집들이 오밀조밀하고 아기자기하게 다닥다닥 붙어 있더라는



내가 사진을 담으며 걸어온 길

사람이 다닐 수 있는 길은 제법 좁아서

사람이 많으면 위로부터 떠밀려 볼 수 밖에 없겠다는 생각을 했다



아무리 아드리아해가 잔잔하다고 해도

바다를 노를 저어가는 게 쉽지 않을텐데

성벽 투어는 이렇게 바다에 접한 쪽이 볼거리가 더 많았다



저 바다 건너는 이탈리아일 것이다

부부인 듯한 두 사람이 함께 여행와 망망대해를 바라보는 풍경



로크룸 섬과 배 두 척이 있었는데

배가 사진처럼 사선으로 일직선이 될 때까지 기다렸다가 담았다

이 순간, 저 로크룸 섬 어딘가에서 내 친구들이 물놀이를 하고 있을 터



성벽에 뚫려있는 구멍으로 바라본 바다

이렇게 보니, 무슨 예술작품 같다

옛날에는 이 구멍으로 활이나 총을 쏘곤 했겠지 



그리고 저 멀리에는 거대한 위용을 자랑하며 크루즈가 떠 있었다

구글어스에도 저 배가 저 위치에서 잡히는 걸 보니, 주로 저기에 정박하는 모양이다

나중에 누군가와 결혼해서 곱게 늙을 때까지 함께 있게 된다면 해봐야지, 크루즈 여행



두브로브니크 성벽과 로크룸(Lokrom)섬, 그리고 배 한 척

사진 아래 쪽에 있는 흰 파라솔은 그 유명한 부자카페인데

나중에 한 번 살짝 들어갔다가 너무 복잡해서 바로 나왔다



컴퓨터로 사진을 확인해보고 참 잘찍었다고 생각한 사진

빛과 요트를 함께 담아보려 했는데, 생각대로 된 것 같다



뒤쪽에서 웅성웅성거리는 소리가 나서 뒤를 돌아보니

단체 관광객이 진격을 하고 있었다

반면, 어두운 골목길을 혼자 걷는 한 남자



비둘기야, 너도 세상 사는 게 쉽지만은 않은 모양이구나

바다를 보며 뭘 그리 생각하고 있니?



단체 관광객에게 피해를 주지 않을 정도로 천천히 걸었다

아름다운 시내도 좋았지만, 이 성벽투어의 풍경은 정말 대단했다

이 아름다운 곳에서 전쟁이 있었다는 게 믿기지 않았다



레스토랑의 테이블과 줄에 널어놓은 빨래가 정겨워 담았다

새침할 것만 같은 이 곳도 이런 모습이 있구나, 하며



이 곳의 산뜻한 주황색의 지붕은 보스니아 내전 시 파괴된 것들을

새로이 복원한 것이고, 오래되어 색이 바랜 지붕의 색은 이러했다



두브로브니크 내항 바로 앞의 모습

두 척의 배 왼편 위쪽에 있는 건물은 세계 최초의 검역소(Quarantine)이다

14세기, 페스트를 예방하기 위해 타 지역에서 온 배를 40일간 격리시킨 것이 시초라고 한다



종도 있고, 무척이나 오래되어 보이는 건물이었는데

무슨 건물인지는 잘 모르겠다



두브로브니크 내항의 모습

크고 작은 배들이 많았는데, 고기잡이 배는 그리 많지 않았던 것 같다

그리고 항구임에도 너무나도 깨끗하고 산뜻했다

우리나라 항구의 모습과는 너무 달라서 질투나더라는



빨간 잠수함!

난 아직까지 잠수함을 한 번도 못타봤는데

언젠가는 타봐야지



두브로브니크 성 안에는 나무를 심을 수 있는 녹지가 없었다

그래서 이 곳 사람들은 화분을 많이 가져다 놓았던 것 같다

나중에 보니까, 성 북쪽의 계단이 많은 곳에 화분이 많았다



그림자가 길어진 걸 보니 곧 해가 질 것 같았다

해질 때 성벽투어를 하면서 보는 풍경이 일품이라 하여

일부러 천천히 걷고 쉬면서 해가 지기를 기다렸다



로크룸 섬으로 가는 사람들을 싣고 오가는 배

그리고 저 산 언저리에 있는 지역은 성 외곽의 '플로체(Ploce)' 지역이다

약간 잘 사는 사람들이 사는 지역 같았다



패턴(Pattern)



사람들이 좁은 골목길을 걷고 있었다

나도 누군가에게는 저런 모습이었겠지, 싶었다

그래서 한 장 담았는데, 사람들이 흐릿하게 담긴 모습이 좋더라는



그저 평화롭기만한 두브로브니크 내항

잔잔하기만한 이곳에도 파도가 치는지

방파제 앞에 배들이 옹기종기 모여 있었다



그리고 드디어!

해가 지기 시작하고, 골든타임의 시작되었다



솔직히 여기서는 잘 몰랐는데



'민체타 성루(Fort Minceta)' 쪽으로 발걸음을 옮김에 따라

점점 지붕의 주황색이 밝아지기 시작하더니



이윽고 이런 모습을 내게 보여주었다

너무나 예뻐서 한참을 이 자리에 서서 바라만 보았다

나 뿐만이 아니라 다른 많은 관광객들도





해가 더 기울어, 밝은 주황색 지붕이 그림자에 옆여갈 즈움

친구들과 만날 시간이 가까워져 발걸음을 옮겼다



두브로브니크의 성은 보기만 해도 위압감이 느껴졌다. 쉽게 파괴할 수 없을 것만 같은 느낌. 그리고 실제로도 그러했다. 이 성은 외부 침략으로 인해 무너진 적이 없다. 로마가 이 지역을 다스리던 7세기 경에 세워진 이후 성은 계속 덧붙여지고 더 두터워졌다. 특히, 이 곳이 번영했던 12세기부터 17세기까지 집중적으로 성벽을 건축하였다고 한다. 가장 높은 곳은 25M에 이르고, 전체 둘레는 약 2Km 가량 된다.


자세히 보면 이 곳은 바위 위에 세워져 있는데, 그 바위의 이름이 '라우스(Laus)'였다고 한다. 그리고 그 바위의 이름을 따서 옛날에는 '라구사(Lagusa)'라고 불렀다고 한다. 본토발음은 '라구자'에 더 가깝다.


어쨌든 두브로브니크에 가면 성벽투어를 꼭 해보라는 말을 많이 들었는데, 정말 강추이다. 도시도 아름답고 바다도 너무 예뻐서 넋을 놓고 바라보게 된다. 내딛는 걸음걸음이 안타까울 정도로 오래 있고 싶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