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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여행

아쉬움만 가득했던 비둘기낭 폭포와 도피안사 / 2011.0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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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 SLR 클럽에서 어떤 폭포 간은 사진을 봤다. 근데 그 사진이 너무나도 아름다워서 한 번 가보고 싶어졌더랬다. 나같은 사람이 많았는지, 댓글에는 이 곳이 어디냐는 질문이 달렸고, 자연스럽게 그 답변이 작성되어 있었다. 그 때 '비둘기낭 폭포'를 기억하게 되었다. 나는 잘 몰랐는데, 의외로 유명한 곳인 것 같았다. 정확하진 않지만 영화에도 나오고 했다는 이야기를 다른 게시물에서 본 것 같기도 하고.


여하튼, 그 비둘기낭 폭포를 다녀오게 되었다. 포천을 지난 후, 얼마 후에 비둘기낭 마을에 접어들었다. 좁은 길을 가다보니, 지은지 오래지 않아 보이는 식당과 매점을 겸한 집이 보였고, 그 앞에 공터가 있어서 차를 대었다. 아주머니에게 주차를 해도 되는지 여쭤보면서 폭포를 물어보니, 뒷길로 가면 된다고 하셨다.


건물 뒤에 있는 갈림길에서 오른쪽으로 걸어 들어갔더니, 폭포가 아닌 수자원공사 건물이 있던 한탄강을 마주하게 되었다. 그 곳에서 우선 몇 컷의 사진을 담았다.



물 안에서 낚시를 하고 계시던 아저씨가 있었는데

갯벌에서 입는 고무멜빵바지를 입고 있음에도 엄청난 간지였음

친구 2명과 함께 오신 듯 했다




비둘기낭 폭포를 보러왔지만

이 곳도 너무 멋있어서 잠시 풍경을 바라보았다

가뭄인지 수량이 적어서 조금 아쉬웠을따름



다시 되돌아나가는 길에 제비 나비 한마리가

꽃에 살포시 내려앉아 꿀을 빨고 있는 모습을 봤다



그리고 정확히 어딘지, 그리고 어떤 용도인지도

모르는 건물 앞에서 신기해하며 사진을 담았다

사람이 없는 줄 알았는데, 옆에 있던 건물에서

인기척이 나길래 조용히 빠져나왔다



언젠가는 잘 쓰였겠지만

금이 가고, 이제는 쓰여지지 않는 것처럼 보이던 건물 



그리고 비둘기낭 폭포로 가는 길에

마치 화분처럼 느껴저서 담아봤다

원통형 건물의 잔해 안에서 나무가 자라던 모습



너른 밭은 지나서 드디어



비둘기낭 폭포에 도착했다

하지만 출입문이 잠겨 있어서

이렇게 멀리서 지켜봐야만 했다



줌을 당겨서 담은 사진

저 밑으로 내려갈 수 없는 게 아쉬웠지만

내가 내려가지 않아야 자연이 보호될 것만 같았다



오래 전에 사진에서 본 비둘기낭 폭포는 저 밑으로 내려가서 담은 사진이었다. 하지만 내가 갔을 때는 관광용 데크가 완성되어 있었고, 작업 인부들이 출입 제한용 철문을 다는 작업의 마무리를 하고 있었다. 욕심에는 인부들에게 '지나가도 되나요?' 라고 물어보고 저 밑으로 내려가보고 싶었지만, '밑으로 내려갈 수 있다면 왜 출입문을 만들었겠는가' 하는 생각에 그냥 멀리서 바라보기만 했다. 그리고 그래야 저 아름다운 모습이 훼손되지 않고 보존되지 않겠는가. 그래서 그냥 데크 난간에 기대어 30분 정도 저 풍경을 바라본 것 같다.


모처럼 큰 맘먹고 왔는데, 아쉬웠다. 그래서 지도를 보며 근처에 갈만한 곳을 찾아보다가 도피안사를 발견했다. 옛날에 2004년인가 2005년인가, 혼자서 노동당사를 보려고 여행왔을 때, 들렀던 도피안사. 작고 새초롬한 조용한 절로 기억에 남아있어, 그 곳으로 차를 돌렸다.



옛날에 왔을 때는 주차장이 없었던 것 같은데

이제는 큰 주차장이 있더라



작고 조용했던 도피안사 내부



예전에 비해 경내도 제법 넓어진 느낌도 들었다

걷다보니 이런 풍경을 볼 수 있는 곳이 있어서



예전의 고즈넉함을 기대하고 찾아갔던 도피안사. 하지만 그 곳에서 나를 기다리던 건 주말에 작업 중인 군인들 한 뭉텅이었다. 경내에는 군인들 외에는 아무도 없었다. 심지어 스님도 보이지 않았다. 순간적으로 그들의 시선이 내게 집중되었는데, 엄청 민망했다. 그래서 경내를 돌아보면서 몇 컷의 사진을 담아보려고 했으나, 군인들이 흩어져 있어서 방해가 되었다. 그들이 작업하는 건 어쩔 수 없지만, 내 개인적으로는 아쉬웠던 부분.


그래서 비둘기낭 폭포도, 도피안사도 모두 아쉬움만 안고 서울로 돌아오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