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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여행

거제 여행, 해금강의 뜻이 '바다의 금강산'이었다니.. 강이 아니라.. / 2015.0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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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에 조금 일찍 일어났다. 해금강으로 가는 표를 예약하질 않았기에, 조금 부지런히 움직이려고 했다. 그래서 우리는 아침도 안먹고 바로 장승포항으로 향했다. 가서 해금강으로 가는 배 표를 구입한 다음, 근처에서 간단하게 끼니를 때울 생각이었다. 우리는 계획했던 대로 장승포 항 주차장에 주차를 하고 터미널로 와서는 아주 쉽게 표를 샀다. 토요일이라 표가 없을까봐 걱정했는데, 다행히도 많이 있더라.


그리고 근처에서 아침 겸 점심을 먹었다. 어딜갈지 몰라서 인터넷을 검색하니, ㅅㅅ게장과 관련된 게시물이 정말 많았다. 직업이 직업인지라 바이럴 작업을 친 냄새가 나서, 그 곳 말고 다른 곳으로 가려고 했으나 여전히 오리무중이었다. 그러다가 ㅅㅅ게장 바로 옆에 있는 '원조거제게장'이라는 음식집을 들어갔는데, 너무 맛있었다. 이 곳으로 정한 건, HJ의 촉. 나중에 물어보니, 반찬으로 장어랑 전복이 나온다는 간판을 보고 맛있을 것 같아서 그냥 정했다고..



장승포 항에 도착해서 현장에서 표를 샀다

그리고 둘러보니까 이렇게 안내가 있었음

해금강과 외도는 묶어서 한 코스이고, 3시간 정도 소요된다



표를 사면 신원확인을 위해 승선명부를 작성했다

만약의 사태에 신분을 파악하기 위한 것으로

배를 타면 꼭 작성해야 하는 것이다



뱃시간까지는 조금 여유가 있어서 아점을 하러 나왔다

뭔가를 먹으려고 근처를 돌아다녔는데

간장게장 집이 매우 많았다



그렇게 잠시 돌아다니다가 한 간장게장 집에 들어갔다

우리 말고는 한 테이블 밖에 없었고 정식으로 나오더라

이건 간장게장이고



이건 양념게장이다

한상차림의 가격은 1인 당, 12,000원



그리고 기타 반찬들이 한 상 가득히 나왔다

식당 음식처럼 안느껴질 정도로 음식이 정갈했다

나도 HJ도 기대안하고 왔다가 폭풍흡입함



거제도 간장게장을 인터넷에서 찾아보면

검색 결과로 많이 나오는 집이 있는데

아무래도 알바를 좀 돌린 느낌이었다

거기 말고 여기, 원조거제게장 추천



그리고 드디어 배를 탔다

천천히 출발하는 배

우리 배의 이름은 '챔피언'이었다



저 앞에 서 계시는 분이 선장님이었다

배를 운전하시면서 이런저런 말씀을 하시는데

위트나 유머가 좀 낡긴 했지만

재미있게 안전도 강조하시고 좋았다



배의 좌석에 앉아서 바라본 배의 난간과 바다

날씨가 너무너무 좋았다

선장님도 근래 2달 중에 날이 제일 좋다고 하셨다



저 멀리 보이는 거제도

산이 높아서 언뜻보면 육지 같기도 하다



어느 정도 지나가자

선장님이 밖으로 나와도 된다고 하셔서

밖으로 나갔음



저 멀리 보이는 것 중에 어떤 게 해금강인지 몰랐다

나중에 보니까 사진의 왼편이 해금강이더라

솔직히 잘 몰랐는데, 섬이었구나..



어떤 마을인지는 모르겠지만, 마을이 멀다

그냥 배에서 담아본 거제도의 풍경이랄까?

오랜만에 배를 타니 여행하는 느낌이 났다



배가 해금강으로 점점 가까이 다가갔다

이렇게 봤을 때는 '그냥 섬이네?' 라는 생각이었다

특별한 줄 잘 모르겠더라



하지만 조금 더 가까이 다가가니

거의 90도로 깎아지른 바위와 그 위에 사는 나무들이

전통적인 풍경화에서나 볼 법한 풍경을 보여주고 있었다



해금강이라는 이름이 '바다의 금강산' 이라고 하더라

아마 이 모습이 금강산과 비슷하지 않을까, 생각했다

그리고 금강산이 얼마나 아름다우면

이 남쪽까지 그 이름을 딴 섬이 있을까 싶었다



어디선가 얼핏 봤던 금강산의 모습이나

수묵화에서 본 산의 느낌과 비슷했다



이 아이를 보고서 사자같다고 생각했는데

안그래도 바위 이름이 사자바위라고 한다



한편, HJ는 무서워서 배 안에 있었는데

살살 꼬셔서 난간으로 나오게 만들었다



햇빛을 받지 못해서 돌이 그늘져보였지만

그래도 처음 마주하는 굉장한 풍경이었다

해뜰 때나 해질 때 바라보면 굉장할지도



문득 이 섬이 그대로 남아줘서 너무 고마웠다

이 곳의 유명세에 비해 그대로 있는 게

개발논리가 항상 우선인 우리나라에선 신기할 따름



어찌보면 작은 섬이지만

자연의 섭리가 참 경이롭게 다가왔다



배는 해금강 관광의 하이라이트라고 할 수 있는

섬 사이의 협곡으로 잠시 들어갔다 나왔다

명칭은 정확히 모르겠는데, 절벽과 절벽 사이로

잠시 들어갔다가 나왔다

협곡으로 들어가는 길에 있던 따개비들



뭔가 동굴이 있는 것 같기도 하고

물은 매우매우 맑았다

정말 신기하고 경이로웠다

해금강에 정말 잘왔구나, 싶었다



렌즈를 50미리 단렌즈를 끼운 상태라

화각이 부족하여 전체 사진을 담을 수가 없었다

아쉬운대로 전면 위쪽을 담아봤다



그리고 왼편의 절벽

그 순간은 공간감으로 인한 감동이 가장 큰데

그건 2D인 카메라로는 담을 수가 없더라



배는 다시 섬을 일주하기 시작했다

퇴적암처럼 보이는 절벽



그리고 섬의 가장 남쪽을 지나



북쪽으로 올라가기 시작했다



섬을 한바퀴 도는 게 긴 시간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아주 괜찮은 여정이었다



누가 이름을 붙인진 몰라도

해금강이라는 이름을 참 잘붙였다고 생각했다



여기도 이렇게 멋진데

진짜 금강산은 얼마나 아름다울까

문득 가보고 싶어졌다



섬인데도 불구하고 저렇게 나무와 풀이 자라는 게 신기했다

육지에서 바람을 타고 씨가 날아와 자란 걸까?

맨 처음 그 하나의 씨가 싹을 틔울 때를 상상해보면

참으로 신비할 뿐이다



아까 해금강에 도착하자마자 본 사자바위

섬을 다 돌고, 아까봤던 반대편의 모습이다

원래는 이빨도 있었는데 자연적으로 떨어져나갔다고 한다



해금강이라는 이름은 강원도에도 있고, 이쪽 거제에도 있다. 혼동하지 않기 위해 일반적으로 이 쪽을 지칭할 때는 '거제 해금강'이라고 표기 하는 것 같기도 하다. 두 곳 모두 해금강이라는 이름의 뜻은 '바다의 금강산'이며, 거제 해금강은 섬이다.


거제도 많은 곳에서 이뤄지는 해금강 관광은 배를 타고 섬을 한 바퀴 도는 선이다. 섬에는 선착장이 없기 때문에 섬에 올라가는 것은 불가하다. 한편, 섬을 도는 중에 섬 사이에 움푹패인 협곡 같은 곳으로 배가 한 번 들어갔다가 나오는데, 바로 옆에 깎아지를 듯한 절벽이 있어서, 매우 특이한 공간감과 경험을 선사한다. 그 순간이 해금강 관광의 클라이막스이다. 다만, 모든 배가 그러는 건지는 잘 모르겠다.


내가 배를 탔던 장승포항에서는 외도와 해금강을 묶어서 패키지로 판매하고 있었다. 어차피 두 곳이 모두 명소이기 때문에, 이렇게 한 번데 보는 게 더 효율적일지도 모르겠다. 그리고 배를 타면 선장님께서 바위 이름을 언급하면서 설명을 해주신다. 하지만 나는 배 밖에 나와 있었으므로, 설명은 하나도 듣질 못했다. 그게 조금 아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