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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여행

벚꽃 잎이 흩뿌려진듯한 예쁜 바닷가 - 영흥도 십리포 해수욕장 / 2013.0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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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경리 해수욕장에서 차를 돌렸다. 다른 곳으로 가야했지만, 막상 갈만한 곳이 없었다. 혼자 여행와서 음식점에 들어가기도 좀 뻘줌했던 것도 사실이었다. 아직 나는 여행 초보인가봐. 목적지를 잃으니 방황하게 되더라. 순간적으로 이 취미도 바꿔야할 때가 왔나, 싶은 생각도 잠시 들었지만 이내 지도를 보고 목적지를 정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십리포 해수욕장으로 가기로 마음 먹었다. 장경리 해수욕장에서 그리 멀지 않은 거리라 금방 갈 수 있었다.


장경리 해수욕장에는 차도 별로 없고, 사람도 별로 없었는데, 이쪽 십리포 해수욕장에는 주차장에 차도, 그리고 그 차를 타고 온 관광객도 약간 있었다. 장경리 해수욕장이 더 크고 더 유명한 곳인 줄 알았던 나는 조금 의아했다. 


차를 주차장에 대놓고, 해변을 향해 자박자박 걸었다. 채 3분도 되지 않아, 해변과 바다를 볼 수 있었다.


해변으로 걸어나갔더니, 이런 풍경이었다

사람들이 갈매기에게 둘러싸여 있는 모습!!!

신기하기도 하고, 호기심이 생겨서 살며시 다가갔다





렌즈를 50.4를 마운트 하고 있었는데

갈매기가 워낙 낮게 떠있어서 단렌즈로도 이렇게 찍을 수 있었다

뭔가, 신기한 경험 . 단렌즈로 새를 찍다니.



알고보니 갈매기들은 이 분들이 주시는 과자를 먹어려고 몰려든 것이었다

감사합니다! 덕분에 새로운 경험을 할 수 있었어요



썰물이라 물이 빠져나간 자리는

돌들이 차지하고 있었다

희안하게도 이 쪽 돌들은 상당히 날카롭더라

물놀이할 때 꼭 신발을 신어야 할 듯



갈매기도 떠나가고 한가해진 바닷가의 풍경

모래사장에 발자국만 남았네



장경리 해수욕장처럼 여기에도 굴껍질이 많이 널려 있었다

근데 되게 조그마하더라, 껍질이



멀리서 보니까 언뜻 벚꽃이 진 것처럼 보이기도 했다

벚꽃이 진 바닷가라니, 분위기 있어 보이잖아



마치 벚꽃이 져서 하얀 길이 만들어진 것 같은 모습

예쁘고 아름답더라



위에 있는 사진의 바위 위에 올라가면 보이는 풍경

저 멀리 수평선에 부옇게 보이는 곳은 아마 인천인 것 같다



잠시 바람을 쐬고 되돌아가는 길

길게 늘어진 굴껍질이 눈부시게 희어서 너무 예뻤다

그다지 길지 않은 것이 아쉬웠을따름



바닷가 모래를 가까이 대고 담았다

빛이 물에 반사되어 반짝이는 게 빛망울이 되어 담겼구나



썰물에 한가하기만한 십리포해수욕장 바닷가 풍경



보통 바닷가에는 소나무가 있는 곳이 많은데

이 곳에는 '소사나무'라는 나무들이 방풍림을 형성하고 있었다

150여년 전에 인공적으로 심은 것이라 한다

다른 나무는 다 죽고, 이 나무만 살아남았다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

영흥대교를 건너고 있다



그리고 돌아오는 길에 선재대교 아래에 잠시 내려서 바라본 목섬

마을 주민들이 길을 막고 입장료 1,000원을 받고 있었는데

그 모습이 입장료를 받는다기보다는 삥뜯는 것만 같은 모습이라 괴씸해서 돌아나왔다



갑작스레 별 계획없이 영흥도로 향했던 나. 장경리 해수욕장을 갔다가 십리포 해수욕장을 들려서 바다 구경을 했다. 그리고 사진을 한 장 한 장 담으며 바닷가를 걸었다. 특히 십리포에서는 낮게 나는 갈매기를 사진으로 담을 수 있는 행운도 따랐다. 전혀 의도되지 않았던 우연한 만남. 이런 게 여행이구나, 라는 생각을 했다. 너무 신났었고, 너무 신기했던 경험이었으니.


그리고 사전 정보가 전혀 없었던 굴껍질은 정말이지 감동이었다. 저 멀리 모래가 하얀 게 신기하기도 하고, 예쁘기도 해서 다가가다가 그것이 굴껍질이라는 걸 알게 되었을 때, 그리고 그 위를 걸을 수 있었던 게 정말 감동이었다. 뽀독거림과 사각거림의 중간 쯤 되는 독특한 느낌과 소리도 잊혀지지 않는다.


내가 갔을 때, 이 곳은 조용했다. 소사나무가 있는 곳은 들어가지 못하게 펜스를 쳐놓았고, 사람도 별로 없었다. 그런데, 텐트가 몇 개 있던 것으로 봐서는 여기서 야영을 하는 분들도 종종 계신 것 같았다. 서울에서 그리 오래 걸리지 않고, 예쁘장한 바다를 찾는다면, 한 번쯤은 다녀올만 하다고 이야기하고 싶다. 다만, 너무 큰 기대만 하지 말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