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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여행/'16 핀란드

핀란드 여행 - 투르쿠 성으로 오로라 강을 따라 걸어서 가는 길 / 2016.0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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핀란드의 옛 수도인 투르쿠에 도착한 우리는 가장 먼저 숙소로 가 체크인을 했다. 헬싱키로부터 그리 긴 여행이 아니었기에 힘들다거나 하지는 않았다. 방에 짐을 푼 후 잠시 인터넷을 찾아보다가 우연히 투르쿠 성이 내일 휴무라는 걸 알게 되었다. 화들짝 놀라면서 시계를 보니, 지금 출발하면 여유있게 둘러볼 수 있을 것 같아 HJ를 데리고 나왔다.


원래는 버스를 타고 가고 싶었으나, 구글 맵을 아무리 돌려봐도 버스 정보가 나오질 않았다. 그래서 결국 강을 따라 약 30여분 가량을 걸어 투르쿠 성으로 향했다. 지금 돌아보면, 걷긴 힘들었어도 잘 한 것 같다. 왜냐하면 조금이나마 더 다양한 거리 모습을 담을 수 있었기 때문에.



투르쿠는 내가 여행했던 도시 중에

조용함으로는 최고로 손꼽을 수 있는 곳이었다

일요일이라 그런가, 사진 속에는 사람이 없다



이 곳은 참 희한하게 개발을 해놨다

저 굴뚝이 있는 곳이 발전소이고

그 앞에 있는 건물은 투르쿠 음악원이다

이 둘을 바로 옆에 붙여놓은

이런 배치는 어떻게 생각해야 하는 걸까?



'나는 걷기 싫은데

한 번만 봐주면서 걷는다'

라고 표정으로 말하는 듯한 HJ



한편, 아우라 강의 건너편에는

거대한 크레인이 여럿 있었다

내게는 아주 생소한 풍경이었고

굉장한 이질감을 줬다

볼 때마다 핀란드가 공업국가임을

상기하고 재확인하곤 했다



잔뜩 흐린 일요일 오후의 쌀쌀함

대도시이지만, 사람을 찾아보기 힘든 적막감

우리가 아우라 강변을 걸으며 느꼈던 감정



봐도봐도 적응되지 않는 대형 크레인

반대편에는 프리깃 급의 전함을 박물관으로

변환시킨 'The Suomen Joutsen full-rigger' 가

평생 고정 되다시피 정박해 있었다

(들어가보진 않았음)



이 지역은 '해양 박물관(Forum Marinum)' 인근

몇몇 조형물들과 카페가 있었다

하지만, 우리는 투르쿠 성이 먼저였기 때문에

간단히 쓱쓱 둘러보면서 지나갔다



이 거대한 꽃 작품이

투르쿠의 삭막함을 그나마 덜어주었다

>_<



이날 처음보고는 글을 쓰는 이 시점까지

단 한 번도 다시 보지 못한 HJ의 포즈



그리고 우리는 '해양 박물관(Forum Marinum)'의

뒷마당을 지나면서 몇 컷의 사진을 더 담았다



원래 공개를 하는 것 같았으나

이 날은 출입구가 닫혀 입장이 통제된 군함



그리고 엄청 귀여웠던 꼬마 잠수함을 기점으로

더 이상 강을 따라 갈 수가 없게 되어

내륙 쪽으로 길을 꺾었다



핀란드 투르쿠 구시가의

일요일 오후 풍경

Linnankatu



길을 따라 걷다보니 곧 철도 건널목이 나왔다

어렸을 때 건널목 근처에서 살았지만

언젠가부터는 잘 볼 수 없었는데, 반가웠다



저 멀리까지 이어진 철도의 모습도 담아봤다

생각보다 멋진 모습은 아니었지만, 담고 싶었다

이 쪽으로 가면 투르쿠 기차역이 나온다



그리고 이윽고 눈 앞에 보이는 투르쿠 성



나를 보고 인상쓰고 있는 사진이 있었는데

그 사진은 과감히 삭제하고 귀여운 사진만

목적지에 거의 다 와서 신난 HJ



우리는 그렇게 투르쿠 성을 마주했다



걸어오는데 고생을 하긴 했지만, 다행히도 폐장까지 서너시간의 여유가 있어서 천천히 둘러볼 수 있을 정도로 여유가 있었다. 여태 걸어오는 길이 그러했듯, 사람이 너무 없어서, 들어가도 되나 싶었지만, 맨 마지막 사진 속, 저 앞의 사람들도 들어가길래 따라 들어갔다. 내부는 유료이긴 하지만, 굉장히 잘 보존되어 있었고, 볼거리도 많았다. 그리고 생각보다 넓어서 꼼꼼히 둘러보면 서너시간 이상 소요될 수도 있을 것 같았다.


혹시라도 투르쿠로 여행을 가는 사람이 있다면, 다른 것은 다 포기하더라도 투르쿠 성만은 꼭 가라고 말해주고 싶다. (사실 투르쿠 자체가 볼거리가 많은 곳이 아니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