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라이스트처치 임시 대성당(Christchurch Transitional Cathedral)'과 '185개의 빈 의자(185 Empty Chairs)'를 둘러본 우리는 다음 목적지로 걸어서 이동했다. 크라이스트처치 시내는 그렇게 크지 않아서 걸어서도 충분히 이동할만 했다. 우리의 목적지는 지진으로 피해입은 상점들을 지원하기 위해 임시로 컨테이녀 샵을 만들어 모아 놓은 '리스타트(Re:Start)' 였다.
거리를 걸으면서 보니까, 옛 지진의 피해가 많이 복구되었다는 것을 확실하게 체감할 수 있었지만, 그래도 손도 못대고 있는 건물이 부분부분 있는 걸 보면, 마음이 씁쓸했다.
시내 한가운데에는 지난 2011년 지진에 피해 입은
건물을 허물고 새롭게 지어 올리던 곳이 종종 있었다
덕분에 많이 정비되고 정리된 느낌
이 건물은 지난 2012년 여행 때도 봤던 건물인데
이제야 건물 위쪽부터 뜯어내는 작업을 하고 있었다
그러나 아직 손도 못대고 있는 건물도 많았다
임시 조치로 건물 주변 접근을 막기 위한
펜스와 경고문을 달아놓은 게 전부일 뿐
걷다보니 크라이스트처치 대성당이 나왔다
지진에 피해입은 오리지널 성당인데
여기도 6년 전보다는 많이 정비된 모습이었다
그 옆에는 한창 철거 작업 중인 건물이 있었다
아픔의 흔적을 치유해 가는 과정 덕분에
크라이스트처치는 굉장히 독특한 느낌으로 다가왔다
붕괴 위험이 큰지 철골 빔을 덧대놓고
높은 벽을 세워놓아 사람들의 접근을 막아놓았다
붕괴 위험도가 높아 아쉽게도 이 성당은
철거된 후, 새로이 짓는다고 한다
작업 기간은 약 20년
성당 주변으로 펜스를 쳤지만
디자인을 잘 접목하여, 명소처럼 꾸며 놓았다
이런게 디자인의 힘이 아닐까 싶었음
크라이스트처치 대성당 옆에 있는
작은 광장도 쓰윽 둘러봤다
광장 바로 옆에는 관광 트램이 있었다
트램은 유럽에서 많이 타 본 데다가
동선이 걸어서도 충분할 것 같아서 굳이 타지 않았다
바로 옆에는 어떤 아주머니께서 체리를
팔고 계셨는데, HJ가 체리를 먹고 싶다고 해서
하나 사먹기로 했다
5 뉴질랜드 달러를 주고 가장 작은 걸 샀다
근데 체리가 엄청 맛있어서 깜짝 놀랬다
마트에서 산 체리는 딱딱라고 약간 시었는데
이건 아주 말랑말랑하고 쫄깃쫄깃하면서 달았다
그리고 길에서 샀음에도 불구하고
봉지의 맨 아래에 있는 아이도 모두 신선했다
뉴질랜드는 먹을 걸로 장난치지 않음을
다시 한 번 경험하게 된 순간이었다
"땡땡"
트램이 출발하려 하고 있다
얼핏 보면 멀쩡해 보이지만
붕괴 위험이 큰지 철제 빔과 비계(아시바)를
겹겹이 덧대어 놓은 2층집
HJ
걸으면서 장난을 몇 번 쳤더니
정색하는 HJ
위험해, 그만 먹어!
걷다보니 '에이본강(River Avon)'을 만났다
전에는 그런 느낌이 없었는데, 이번에는 청계천이 떠올랐다
이렇게 작은 강을 볼 때마다 한강이 얼마나 큰지
새삼 다시 생각해보게 된다
강 구경을 하고 있는 HJ
오늘은 기분이 조크든요
>_<
크라이스트처치 시내 한복판을 흐르는
'에이본강(River Avon)'의 풍경
앞으로, 앞으로, 앞으로, 앞으로!
지구는 둥그니까 자꾸 걸어나가면
도착했다
'리스타트(Re:Start)'
컨테이너 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