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라이스트처치 한가운데에는 작은 강이 흐른다. 이 강의 이름은 '에이번 강(River Avon)'. 그런데 이 에이번 강에는 녹색과 하얀 세로 줄무늬가 있는 오래된 보이는 건물이 있다. 가까이 다가가서 간판을 보니, '안티구아 보트 쉐드(Antigua Boat Sheds)' 라고 쓰여 있었고, 1882년에 세워졌다고 한다.
여기서는 영국식 뱃놀이인 '펀팅(Punting)'을 하거나 1인, 2인, 혹은 4인짜리 배를 타고 뱃놀이를 즐길 수 있으며, 심지어는 자전거 대여도 가능하다. 우리는 강가를 걸어가다가 뱃놀이를 하는 사람들을 보고, '한 번 해볼까' 싶은 생각이 들어 각자 1인용 카약을 타고 잠시 뱃놀이를 했다.
코스는 단순하다. 출발지에서 강을 거슬러 올라갔다가 4번째 다리에서 유턴해 되돌아오면 된다. 소요시간은 약 40분. 운임은 1인승 카약의 경우, NZD 12. 자전거 대여는 1시간에 NZD10, 4시간에 NZD 20 이다.
아무래도 카메라가 부담되어 카메라를 사물함에 두고 배를 탔다. 그래서 모든 사진은 휴대폰으로 찍었다. 그리고 이 곳의 위치가 담긴 지도를 맨 아래에 첨부해두었다.
에이번 강의 안티구아 보트 쉐드
해글리 공원 동쪽에 있다
배를 탔다
카약 같은 배는 처음 타보는데
강에 붙어서 가는 느낌이었다
방향 잡는 것도 쉽지 않아서
내 뱃머리가 HJ의 배와 부딪히려 하고 있다
웃고 있지만, 공포가 가득찬 저 얼굴
어느 정도 적응이 되니
신선놀음이 따로 없었다
'뱃놀이 하길 잘 한 것 같아'
HJ
전체적으로 이런 느낌이었다
아까만 해도 강에 보트 타는 사람이 제법 되더니
우리가 탈 때는 그 수가 약간 줄어, 쾌적했다
노를 열심히 저어 강을 거슬러 올라가야 했다
노질을 멈추면 물살과 함께 뒤로 밀려났기 때문에
아주 부지런히 저어야 했다
한편 오리 한마리가 별로 힘들이지 않고
내 곁을 쓱 지나가, 나를 앞지르기도 했다
너무 태연해서 뭔가 얄미웠음
나는 사진을 찍기 위해 노질을 종종 멈추곤 했는데
그럴 때마다 물살에 뒤로 밀려서
HJ와의 거리가 이만큼이나 벌어져 있었다
부지런히 따라가야겠다고 생각하고
미친듯이 노를 저었다
많이 따라잡았다
헉헉
저 앞에 다리가 보였다
우리는 저런 다리를 4번째 지나는 지점에서
유턴해서 되돌아와야 했다
그리고 오리와 함께 함께 물살을 미끄러지는 건
내게는 굉장히 짜릿한 경험이었다
반환점을 돌아 출발지로 되돌아가는 길
노를 놓고 있어도 배가 살살 앞으로 가니
몸도 마음도 상대적으로 편했다
내가 좋았는지 한동안 같이
내 옆에서 함께 헤엄치던 오리
자꾸 따라와서 강아지 빙의된 줄
오래된 나무가 만들어 주는 그늘이
참 아늑하다고 생각했던 장면
이 녀석들은 나를 별로 안좋아하는지
내가 진해지고 싶어서 다가가니까 속도를 내어
저만치 달아나 버렸다
내가 자꾸 사진찍고 오리랑 노느라고
천천히 오자 HJ가 가던 길을 멈추고
나를 기다리고 있었음
에이번 강, 노, 그림자, 물결
HJ의 보트타기 인증샷
뉴질랜드 크라이스트처치에 있는 에이번 강에서
보트를 타고 바라본 풍경
안티구아 보트 쉐드
(Antigua Boat Sheds)
@크라이스트처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