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계천의 발원지를 찾아서 - 길 아래에 파묻힌 물길을 되짚어.. / 2017.09.16

2017.10.19 06:09

지난 번에 청계천을 걷고 난 후, 광화문 한복판에서 끝나는 물길이 과연 어디에서 오는 것인지 궁금했다. 그래서 인터넷을 통해 찾아보니, 청계천의 상류도 전부 복개 되어, 현재는 길로 쓰이고 있다고. 다행히도 누군가가 조사해 놓은 청계천 상류의 옛 물길에 대한 기록이 있어, 그 곳을 찾아 거슬러 올라가봤다. 시작은 광화문 '청계광장'이었고, 끝나는 곳은 '서울시 종로구 청운동 6-6' 인근이었다.


다행히 청계천의 발원지까지 갈 수 있었다. 걸으면서 안타까웠던 것은 옛날에 이 길이 개천이라 물이 흘렀음을 아무도 기억하지 못한다는 사실이었다. 옛날이라고 해봤자, 1920년대 이후라서, 겨우 100여 년 전의 일이다. 그럼에도 저 근방에서 몇 년간 직장생활을 했던 나 조차도 내가 매일 걷던 길이 일제강점기에 복개된 길이라고는 생각지도 못했다. 이제는 높은 빌딩들이 들어서 복개를 걷어내기가 사실상 불가능 하겠지만, 그래도 길 아래에 물이 흐르고 있음을, 그 길을 걷는 사람들이 잊지 않으면 좋겠다.



광화문 일민 미술관과 동화 면세점을 잇는

횡단보도에는 교통섬이 있는데 그곳에는

이렇게 남쪽으로 물길이 나있다

광화문 광장 양 사이드로 흐르는 물이

아마 이쪽으로 내려와 청계천으로 합쳐지는 듯했다



교통섬의 가장 남쪽으로 내려가니

이렇게 물이 빠지는 구멍을 볼 수 있었는데

그 위치가 청계광장과 매우 가까웠다



교통섬의 끝에서

북쪽을 올려다 본 모습



청계천의 물길은 기록 상으로는

동화 면세점 인도 앞을 지난다고 하나

그 흔적은 전혀 찾아볼 수 없었다



물길은 사진 중앙에 있는 골목으로 이어진다

포시즌즈 호텔과 현대해상 건물 사이의

좁은 골목인데, '새문안로 9길'이라는 이름



몇 년 전에 회사가 이 근처에 있어

상당히 자주 다니던 길이었는데

이 길 전체가 물길이었다니, 전혀 몰랐다



물길은 5호선 광화문역 8번 출구 인근을

지난다고 하나 그 흔적은 찾아볼 수 없었다



5호선 광화문역 8번 출구와

맞닿아 있는 '새문안로 5가길'의 이정표

물길은 이 밑으로 흐른다고



'소파 방정환 선생 나신 곳'

앞에는 노점상이 장사를 하고 있었다



'새문안로 5가길'

이 길의 끝은 3호선 경복궁역이다

한때 매일 출근했던 길인데

이 길도 전체가 개천이었다니..



그리고 '종교 교회'

종교는 Religion 이 아니라 원래 이 곳에 있던

'종침교'의 약자인데, 이제는 이름으로만

남아 있고, 다리를 기억하는 이는 거의 없다



현재 거대한 빌딩인 종교 교회는

3번에 걸쳐 증/개축한 결과이다

건물 한 켠에는 이렇게 옛 벽을 전시해뒀다



종교 교회에 대한 설명



그리고 길을 쭉 따라가면



지하철 3호선 경복궁역이 나온다

사진 속 사거리를 가로질러 이어진 길 아래에

청계천의 지류인 백운동천이 있다고 한다



경복궁역 2번출고로 나오자마자 왼쪽으로

'세종마을 음식문화거리'가 있다

하지만 이곳의 원래 이름은 '금천교 시장'이다

옛 금천교는 현재의 횡단보도가 되었고

이제는 시장만이 다리가 있었음을 기억하고 있다



경복궁역 2번 출구에서 나와

좁은 길을 따라 북쪽으로 올라갔다



경복궁역 2번 출구와 3번 출구 사이의

6차선 차도는 '자하문로' 라고 불린다

하지만 여기는 복개되기 전에는

청계천의 상류인 '백운동천'이었다



우리은행 효자동지점

이 곳에는 또 다른 지류가 있었다

여기도 복개되어 길로 쓰이지만 말이다



저 좁은 골목길 아래에

청계천의 지류 중 하나인

'옥류동천'이 잠들어 있다



세종대왕 나신 곳을 지났다

'종침교 시장'을 왜 세종마을이라 부르는지

그 해답을 알려준 비석이었다



길 건너에 있는 저 교회는 '자교 교회' 이다

'자교'는 원래 이 곳에 있었던

'자수궁교'의 줄임말이다

건물은 당시의 모습 그대로라고 한다



신한은행 효자동 지점 앞에는



이렇게 횡단보도가 있는데

아마 여기가 약 100년 전까지

자수궁교가 있었던 그 자리가 아닐까?



그리고 여기는 신교동 사거리

저 붉은 건물은 청운효자동 주민센터

이 길을 경계로 신교동과 궁정동,

청운동, 효자동이 나뉜다



친절하게도 이곳에는 안내판이 있었고

신교의 옛 모습이 찍혀 있었다



저 청운효자동 주민센터는 특이하게도

청운효자동이 아닌, 궁정동에 있다

그리고 이 길을 경계로 신교동과 구분된다

이 횡단보도가 옛날에 신교가 있던 곳



'신교'라는 이름이 남아 있어서 다행

앞으로 많은 사람들이 그 이름을 불러줘

잊혀지지 않는 이름이 되면 좋겠다



청운 초등학교를 지나가는 길에 보니

송강 정철 선생 나신 곳이라는

표지석이 놓여 있었다



이 좁은 골목도 복개된 길이다

옛날에는 '청풍계'라는 청계천의 지류가

이 지점에서 백운동천과 합류했다고 한다



횡단보도를 건너 저 앞의

경기상고 쪽으로 간 다음



좁은 길을 걸어 올라갔다

내가 갔을 때는 공사하는 중이었다



저 앞에 보이는 자하문 터널 위가

청계천의 발원지 중 가장 멀다고 하는

백운동천이 시작되는 지점이다



이 오르막길을 올라가야 한다

왼편의 흰 건물은 교회였다



'예수그리스도 후기성도교회'

라는 이 교회는 속칭 '모르몬교'이다

나쁜 교회나 그런 건 아니다



예수그리스도 후기성도교회가 끼고 있는

오르막을 올라가니, 인왕산이 시작되었다

그리고 이렇게 고깔에 안내문구가 있었다



청계천의 발원지 백운동천에 대한 자세한 이야기는 다음 글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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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ifephob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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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7.10.20 09:57 신고

    저는... 사진을 보면서 급 추억에 잠겼네요...
    동화면세점 건물에서 근무를 했어서... ^^
    주변의 풍경도 엄청 반갑기도 한데다가 세종문화예술회관 후문의 작은 공원과 가게들도 변함없는 곳도 있어서 반갑기도 하고 ㅎㅎ
    비가 엄청나게 많이오면 주변에서 흘러들은 빗물로 흙탕물로 가득찬 청계천을 볼 수 있는데요
    복원하면서 나름의 기본 목적을 잘 수행하는 듯 하더라구요
    너무너무 반가운데 그 윗길까지 올라가신 글을 보니 신기하기도 했습니다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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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7.10.24 23:42 신고

      저도 예전에 회사가 이 근처에 있었어서
      어쩌면 오며가며 마주쳐서 지나갔을지로 모르겠습니다. ^-^
      지금은 회사가 이사를 가서 저도 오랜만에 갔어요.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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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7.10.20 11:24 신고

    앗... 언제 나오지 언제 나오지 하면서 스크롤 내리는데 다음편이네요...
    아 아쉬워요...
    종로부터 경복궁으로 해서...부암동 라인길이네요.
    저도 그쪽 라인 참 좋아하는데..
    정감있고...조용해서 좋더라구요. 단 가끔 아니 자주 보는 경찰들은 눈에 거슬리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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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7.10.24 23:44 신고

      한번에 담을까 하다가 글이 너무 길어져서
      중간에 한 번 잘랐습니다. ㅋ

      막상 가보니, 기대했던 모습은 없더라구요.
      다 말라 버려서 안타까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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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7.10.20 16:53 신고

    청계천의 옛 발자취를 따라 다니셨군요.
    저도 전혀 몰랐는데.. 저 물의 흔적을 하나도 볼 수 없는 골목들과 도로들이 전부 100여년 전에는 청계천이 흐르던 곳이었다니 놀라울 따름입니다.
    사실 전 서울사람이 아니고 서울에 올라왔지만 서울보다도 경기도쪽에서 오래 살아서 지금의 청계천밖에 몰랐거든요.
    이렇게 청계천의 역사에 대해 알게 되니... 과거 청계천의 모습을 보고 싶어지네요. 주로 흑백사진으로 몇장 밖에 안남아있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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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7.10.24 23:48 신고

      외국에서 온 선교사나 일제가 찍은 사진 뿐이지만
      그나마도 그 숫자도 적은 걸로 알고 있어요.

      조선 말의 청계천은 거의 할렘가였어서
      보시면 실망할지도 모르겠네요.
      판자촌이 많았거든요.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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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7.10.20 18:15 신고

    청계천 주위 풍경들이 추억에 빠지게 하네요...
    마치 걷는 듯한 사진들이 빠져들게 만드네요!
    이렇게 청계천에 대해 알고나니 다음 이야기인 백운동천에 대해서도 궁금해 지네요!^^
    그것 또한 생생하게 풍경을 보여주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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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7.10.24 23:59 신고

      직접 가 본 백운동천은 메말라 있었습니다.
      상당히 아쉬웠던 부분이에요. ㅠ_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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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7.10.22 22:18 신고

    지금은 검은색 아스팔트로 덥힌 도시지만 ..
    예전 서울은 자연의 물길이 유유히 흐르는 도시였겠군요 ..
    그 모습이 지금도 남아있다면,
    서울은 더 멋진 도시이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해봤습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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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7.10.25 00:00 신고

      어쩌면 베네치아 느낌이 아주 살짝 날 수도 있었을 것 같아요.
      경복궁의 동서 앙 쪽에 하천이 있었고,
      그 하천으로 합쳐지는 많은 지천들이 있었거든요.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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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7.10.25 00:22 신고

    오... 이렇게 직접 찾아가는 여행도 좋은데요?
    광화문 광장 앞에 물흐르게 해놓고 뭐라 설명이 써져 있었던 게 기억나요.
    사진도 찍는다고 찍었는데... 이 글 보기 전까지 기억도 안났네요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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