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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여행

그게 가능해? 전주 당일치기 여행 2/2 (전주한옥마을, 전주향교 등) - 2013.0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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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전에서 전주대사습놀이의 판소리 세 무대를 얼이 빠진 채로 보고 있다가 정신 차리고 돌아다니자는 생각이 문득 들어, 아쉬움을 뒤로 하고 걸어 나왔다. 하늘에 걸린 구름이 하나도 없어서 제법 더운 날씨였지만, 친구, 연인, 가족과 함께라면 더위 따위는 아무런 문제가 안된다는 듯이 사람이 상당히 많았다. 그리고 걷다보니 이 곳은 굉장한 매력이 있는 여행지라는 걸 느끼게 되었다.


경기전을 나온 후, 마땅한 목적지가 없었던 나는, 그냥 걷기로 했다. 



전주한옥마을이 국제 슬로우 씨티였구나

어디선가 들은 바로는 '청산도'가 국제 슬로우 씨티라고 했던 것 같은데



경기전 담장 앞으로 여러 색깔의 꽃이 흐드러지게 피어 있었다

여자 분들은 셀카를 찍고, 친구들끼리 찍어주고 하고 있었으나

내가 그러기에는 좀 멋적어서 그냥 눈으로 보면서 지나쳤다 




그냥 발이 가는 대로 걸으면서 담은 풍경



걷다보니 길 한편으로 수로가 나 있었는데

여기가 아주 꼬맹이들 놀이터였다

담은 꼬맹이 사진은 없지만 아이들이 신나서 난리도 아니었다는



팥빙수로 유명한 '외할머니 솜씨'

바깥까지 줄이 길게 늘어서 있었다

한 번 먹어보고 싶다가도, 기다림 때문에 그런 마음이 싹 사라졌다



분명히 허름한 슬레이트 지붕을 가진, 그냥 익숙한 집인데

지나가면서 눈에 띌 정도로 장식을 예쁘게 잘 해놔서 한 컷 담았다

퀼트 관련 가게인 것 같았는데, 난 퀼트와 거리가 머니까 패스



어떤 커플이 내 앞에 가고 있었다

남자는 조금 아저씨 같은 반면, 여자는 제법 예뻐서

굳이 비교하자면 여자 쪽이 아까웠다



걸으면서 눈에 들어왔던 파란 색의 카페

내가 갔던 날은 영업을 하지 않는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그 외관만으로도 참 멋졌다



걷다보니 어느 새 전주향교까지 오게 되었다

의도한 건 아니고, 발이 가는 대로 걸었는데 말이지

공자의 위패가 있는 건물, '대성전' 



공자 외에도 다른 여러 현인들의 위패를 함께 모시는 모양이었다

누군지 궁금했지만, 한문을 잘 모르기에 읽을 수가 없었다

아마 맹자, 주자 등 유학에 관련된 사람들이 있지 않을까, 싶었다



모셔져 있는 공자의 위패

1년에 두 번을 '석전대제'라는 이름으로 큰 제사를 지낸다고 한다



대성전 앞의 모습

거대한 나무가 있었고, 여행온 듯한 두 여학생이 있었다

근데 여행다니다보면, 여자들이 남자보다 더 많이 다니는 것 같다

나와 다른 여행자 뿐인 이런 풍경에서는, 남자를 본 적이 없다



대성전의 양 옆에는 긴 건물이 각각 있는데, 이를 '동무'/'서무'라고 부른다고 한다

여기에는 우리나라 유학자와 중국의 유학자들의 위패가 모셔져 있다고 한다

동무의 끝에서 반대쪽 끝을 바라보며 담은 사진



대성전의 뒷편으로는 '명륜당'이라는 건물이 있었다

나중에 알아보니, 학생들이 '유학을 공부하는 건물' 이라고 한다

근데, 이 건물의 지붕이 조금 특이했다, 지붕에 날개지붕을 단 것처럼 보였다



전주향교를 터벅터벅 걸으며 한 바퀴 돌고 나왔다

향교의 정문 옆에 비석이 있었는데, 글자가 보기에도 아름다워 한 장 담았다




그리고 걷다가 들린, 완판본 문화관

크지 않은 전시/박물관이었는데, 오래된 책들이 전시되어 있었다

아쉽게도 인상적인 것이 없어서 그냥 한 바퀴 돌고 나왔다



이름 모를 꽃이 예쁘게 피어 있었고



빨간색으로 된 대문도 인상적이었다



어느 집 대문에 만들어 놓은 집주인의 센스

나를 보고 손을 흔드는 거 같아, 반갑다고~



전주 향교 인근에 있던 효자비

효자비는 말로만 들었는데, 실제로 보니 뭔가 좀 신기하기도 했다

지금까지 남아있어서 나에게 그 모습을 보여줄 수 있다는 사실이 고마웠다





그리고 골목길을 걸으며 담았던 소소한 풍경들

맨 마지막의 노란 차는 전주여행을 다녀왔던 다른 분들의 블로그에서 많이 봤는데

그 모습이 반가워서 냉큼 담았다



그리고 지나가는 길에 내 발걸음을 멈추게 했던 너무 귀여운 입간판

저 그림도, 글씨체도, 글투도 너무 귀여워서 쪼그리고 앉아서 한 장 담았다

그러고 보니, 간판 사진만 찍고 카페에 들어갈 생각을 못했네



아웃테리어가 마음에 들었던 가게

그릇이나 도자기 등은 취향이 아니어서 밖에서만 구경하면서 지나갔다




그리고는 여기저기 그냥 막 걸었다

더운 날씨에 오랫동안 걸으니까 발도 아프고, 힘들기도 했다

카페 같은 곳에 가서 잠시 앉아있으려 했으나, 돌아가는 차편 시간 때문에 애매했다



그리고 지나가면서 눈을 뗄 수 없게 만들었던 가게

사진을 찍으려고 할 때 안에 있는 사람과 눈이 마주쳐서 흠칫했지만

철컥철컥 두 장의 사진을 담고서는 버스를 타러 향했다 

들어가보고 싶었는데, 시간이 없었다



전주 터미널에 도착했다

7시 차였는데, 6시 43분에 도착했으니, 딱 적당하게 도착한 듯

버스를 타고 전주를 떠나 서울로 향했다



돌아오는 길에 담은 석양

구름이 없어서 멀리까지 깨끗하게 보였다



사실 전주에 있던 시간은 5~6시간 정도 밖에 되지 않았다. 여행 치고는 짧았던 셈. 하지만 여행하는 동안 뭔가를 잘 먹지 않는 내 습관 때문에, 절대 시간은 짧았지만 알차게 쓸 수 있었다. 전주를 떠나면서, 한 번 더 와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리고 언젠가 여기서 꼭 1박을 하리라는 생각도 했다. 여행 블로그에서보니까 야경이 정말 멋지다고 하더라. 


처음 와봤던 전주는 어마어마한 매력이 있었던 곳이었다. 서울의 인사동보다 훨씬 더 좋고 괜찮고, 한국스러운 곳이었다. 주요 관광지가 걸어서 다닐 수 있을 정도로 모여 있는 것도 굉장한 장점이었다. 일단 풍남문까지 내려오기만 하면, 필요한 것은 두 다리 뿐이니까 말이다. 그냥 걷기만 해도 구경할 것들이 너무 많았다.


하지만 나는 시간이 없어서 둘러본 곳보다 둘러보지 못한 곳이 더 많았다. 그리고 한 곳에서 오랫동안 있는 내 여행 스타일 상, 많은 곳을 둘러보기에는 무리였다. 다음에 다시 여행으로 내려오면, 갔던 곳도 짧게 둘러보고 못 가본 곳들도 둘러봐야지, 하는 다짐을 했다. 꼭 다시 갈거다, 전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