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나라 황실정원 '이화원(頤和園)'의 백미 - '불향각(佛香閣)'

2018.07.13 07:03

이화원은 넓었다. 정원이라고 해서 뭐 그냥 공원정도 되는 줄 알았는데, 제대로 보려면 며칠 있어야 하겠더라. 우리는 북쪽의 출입구로 들어와 동쪽의 출입구로 나갔는데, 잔길이 많고, 그에 따라 길의 경우의 수도 수 없이 많아 본 것보다 못보고 지나친 것들이 더 많은 것 같았다.


곤명호를 끼고 걷던 중에 산 위에 높게 솟은 건물을 보고 올라 가기는 힘들겠지만 가보고 싶은 생각이 들어 올라갔다가 왔다. 알고보니 이화원의 백미라고 불리는 '불향각(佛香閣)'이라는 건물이었다.



산꼭대기에 우뚝 솟아 있는 건물

그 자체만으로도 범상치 않은 느낌인데

팔각 지붕에 여러 층이라니, 꼭 가보고 싶었다



산 위에 있는 건물이라

왠지 올라가기 빡셀 것 같은 느낌도 들었지만

그래도 가보기로 했다, 언제 또 오겠나 싶어서

게다가 이화원의 백미라고 하니까



한자와 만주어가 함께 있는 편액

만주족이 세운 청나라는 한족의 문화에 동화되어

이제는 저 만주어는 사어(死語)가 되었다

이 '배운전(排雲殿)'은 옛 명나라 때는 사찰의

대웅전이 있었던 자리라고 한다



배운전(排雲殿)과 함께 몇 채의 건물이 있었다

아쉽게도 내부는 들어갈 수 없었다



그래도 유리창이 있는 부분이 종종 있어

이렇게 안을 구경하거나 담을 수 있었다

복원된 것이겠지만, 혹여 서태후의 흔적이려나



'배운전(排雲殿)'을 지난 후의 분위기는

대강 이러했고, 생각보다 좁고 오밀조밀했다



한 켠에는 관리인인 것 같은

나이 지긋한 어르신이 앉아 계시기도 했다

나에게 중국은 이런 이미지였는데..



위를 올려다보니 까마득하다

저기까지 어떻게 올라간다니



아까 그 우뚝 솟은 건물의 이름은

'불향각(佛香閣)'이었다



유약을 입혀서 반짝이는 도자기 같은

벽돌로 난간을 만든 계단을 오르기 시작했다

전체적으로 이화원에는 이런 벽돌이 많았다



아래를 내려다보니 제법 가파르더라



우리가 오르는 가운데 계단말고

건물의 양 사이드에는

비를 피할 수 있도록 회랑이 있었다

옛날, 황족들은 저쪽으로 다니지 않았을까?



'중국의 시간'

이라는 제목을 붙이고 싶은 사진



불향각으로 올라가는 길에 돌아본 모습

이화원에 있는 호수인 곤명호를

내려다 볼 수 있었는데, 생각보다 엄청난 크기였다



저 곳에도 한 번 들러보고 싶은데

체력과 일정상 안될 것 같아서

그냥 사진으로만 담았다



'전륜장(轉輪藏)'이라 불리는 종교 시설이다

건축으로 티베트의 불교를 표현하려 했다고 한다

가운데에 있는 비석은 이화원을 현재 모습으로 만든

청나라 건륭제 때의 비석으로 곤명호를 파고

북경의 수리 시스템을 개량한 것에 대한 기록이 있다 한다



드디어 도착한 '불향각(佛香閣)'

건물이 큰데, 공간이 좁아 사진 찍을 각이

나오지 않아 부분적으로만 담았다

뒤에는 '지혜해(智慧海)'가 보인다



티베트의 탑을 중국식으로 재해석한 목탑

어찌보면 건물이자 정자에 더 가까운데

'불향각(佛香閣)' 좌우로 배치되어 있었다



지금의 '불향각(佛香閣)'은 4층 건물이지만

청나라 건륭제 때 세워진 건물은 8층이었다

1860년 영프연합군에 의해 불살라졌고

이를 서태후가 현재의 모습으로 복원했다

이후 문화대혁명 때 훼손됐지만, 복원되었다고 한다



이제는 건물의 지붕만 봐도

중국 황실의 건물이라는 것을 알 수 있을 것 같다

저 손잡이 같이 둥근 마감재 때문에



'불향각(佛香閣)'은 풀어 쓰면

'부처님의 향기가 나는 전각'인데

1574년에 제작된 관세음보살이 봉안되어 있었다

얼굴과 팔이 셀 수 없을 정도로 많았다

높이는 건물 2층 정도 되는 것 같았음



비록 종교는 없지만 여기까지 올라왔으니

관세음보살에게 합장 한 번하고 내려가는 길



뭔가 클라이막스를 막 지난 느낌이었다

날씨까지 흐려서 더 그런 기분이었을지 모르겠다



다시 곤명호 호숫가를 따라 걸으니

시들어버린 연이 맞이해줬고



이후로도 상당한 거리를 걸어

사람이 북적대는 출입구에 도착할 수 있었다



서태후가 정무를 보거나 외국의 사신을

맞이했다고 전해지는 '인수전(仁壽殿)'

이 인수전 앞은 펜스로 막아놔서

가까이 갈 수 조차 없었다



'인수전(仁壽殿)' 앞에 있던

상상의 동물 기린

이 근처는 사람이 너무 많아서

쓱 지나갔다



이화원 불향각



여행 일자 : 2017년 10월 2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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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ifephob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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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영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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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8.07.13 23:07 신고

    위에서 보니 저 호수가 정말 넓다는 게 실감나네요.
    이번 사진들 특히 구도도 그렇고 정말 좋은 사진들이 많으네요.
    중국의 시간이라는 사진도 그렇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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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8.07.16 16:08 신고

      저도 궁금해서 구글맵으로 대충 재보니까 약 1.6~2km 정도 되는 것 같더라구요.
      사람의 힘으로 파냈다는 게 믿어지지 않았어요.
      사진에 대한 칭찬을 고맙게 받겠습니다. 감사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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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8.07.16 02:53 신고

    호수가 바다처럼 느껴져요.
    중국은 이런 이미지라고 말씀하신 사진 어떤 느낌인지 알 것 같아요. 저에게도 저런 이미지가 있어서ㅋㅋ
    전체적으로 레트로한 분위기라서 좋아요.
    저 높은 곳에 반듯하게 건물을 지어놓은 옛 중국인들 대단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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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8.07.16 16:11 신고

      저도 처음에는 호수라는 생각이 안들었어요.
      사람을 갈아넣었을텐데, 어떤 면에서는 대단하다 생각했습니다.
      지금의 중국은 부분적으로는 우리나라보다 잘 살지도 모르겠어요.
      뒤에 발행될 게시물은 도시에 대한 것들이라서요.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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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8.07.16 17:16 신고

    저도 호수 한번 걸어보려다가 바로 포기했습니다
    가까이가면 정말...크더라구요 ㄷㄷㄷㄷㄷ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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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8.07.29 15:32 신고

      저도 걷는 거 좋아해서 많이 걷는 편인데
      다리도 아프고, 호수를 걸으려면 다른 모든 일정을 포기해야 하더라구요.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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