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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여행

재개발을 앞둔 종로 예지동 귀금속골목, 시계골목, 전자상가골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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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종로구 사직동에 있던 회사가 종로구 원남동으로 이사한지도 몇 년이나 되었다. 처음에는 그렇게 적응 안되고 힘들던 출근길도, 적응 끝낸 지 오래. 5호선을 타고 을지로 4가에서 내린 다음, 원남동 사거리까지 약 15분의 발걸음. 처음에는 투덜대며 걸었지만, 언제부턴가 무념무상으로 다니고 있다. 회사까지 가는 그 길에는 청계천이 있고, 광장 시장이 있는 종로 4가도 있지만, 관심이 없었다. 이른 아침, 아무 생각 없이 걷거나 복잡한 생각을 하면서 걷는 길이니까.


그렇게 몇 년을 다녔고, 2019년 2월 말이 되면, 회사는 공덕으로 다시 한 번 자리를 옮기게 된다.


회사의 이사가 확정되고 난 후, 출근길 시야가 조금 넓어졌다. 광장 시장의 서쪽 맞은편, 그러니까 종로 예지동 골목이 눈에 들어온 것. 지나가면서 보니 '예지 금은시계보석상가' 라는 낡은 간판 뒤로 컴컴한 골목이 보였다. 평일에 출근 할 때마다 주말에 여기와서 사진 찍겠다고 다짐 했다가도 귀찮음에 포기하기를 근 두어 달 째. 너무 의지 박약인 것 같아서 굳게 마음 먹고 혼자 다녀왔다. 왜 진작에 오지 않았을까.. 하는 후회가 들 정도로 멋진 곳이었다. 게다가 재개발을 앞두고 있다고 하니, 더더욱.



시계골목으로 들어가자마자 만난

엄청 오래되어 보이는 간판

가져오고 싶을 정도로 너무 마음에 들었다



하얀 달력이 없었다면 아직 사람이

있다고 생각을 못했을 것이다

2019년도 달력이었다



종로구 예지동 시계골목

셔터가 내려져 어둑어둑한

시계 골목과 귀금속 골목



일요일이라 쉬는 것이라 생각하고 싶었지만

그러기에는 모두 하나 같이 문을 닫았다

(이곳은 곧 재개발을 앞두고 있다)



예지동 시계 골목의 닫힌 셔터

셔터에 시계 부품이 걸려 있다

왜 저렇게 걸어 놓았을까?

셔터를 못올리게 하려고?



색이 바래고 먼지가 앉은

슬레이트 지붕



버려진 매대



전진사와 돈방석

까치 커피/호프



종로구 예지동 전자상가골목

회사가 바로 앞에 있음에도

등잔 밑이 어둡다고, 한 번도 안오다가

이사를 앞두고서야 왔는데

이렇게 멋진 곳일 줄이야



이렇게 붓글씨로 쓴 듯한 간판은

볼 때마다 한참을 바라보게 된다

내게는 이보다 힙한 게 없을 정도



막다른 골목에서

빛망울을 만났다



얽히고 얽힌 각종 전선들

이 곳은 화재 위험 지역이기도 하다



흔적만 남은 '오성전업사'



골목을 따라 이리저리 걷다보니

시계, 귀금속 골목에서

전기, 전자 골목에 들어와 있었다



기가 막히게 멋진 간판이다

글자에 나름 그림자 효과까지 줬다

사장님이 한 글씨 쓰시는 듯



다른 곳과 달리 화장실 같은 문이

인상적이던 금성전업사



상점과 상점사이, 골목 위를 덮고 있던

차양막은 삭고 바래져 찢어져 있었다



종로구 예지동 전자상가 골목의 낡은 가전제품

마침 문 연 가게 하나를 발견했다

낡은 오디오와 브라운관 TV



서울 종로구 예지동

전자상가골목



카세트 테이프를 마지막으로 쓴 게

20년 정도 된거 같은데, 괜히 반가웠다



걷다보니 골목 밖으로 걸어나왔다

오른쪽에는 바로 청계천이 있었는데

몇 번 와서 눈에 익숙한 곳이었다



왼쪽은 청계천이고 앞의 두 구름다리는

다시세운상가에서 뻗어나왔다

저 위를 걸으면 충무로까지 갈 수 있다



캐논 AE-1 Program

나는 이 날, 디카와 필카를 가지고 다녔다

같이 다녔던 캐논 AE-1 Program



서울 종로구 예지동

시계골목, 귀금속골목, 전자상가골목



촬영 일자 : 2019년 1월 20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