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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버푸들 토리

중성화 수술한 다음 날, 토리 달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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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토리는 중성화 수술을 했다. 생후 6개월이 되는 첫날이었다. 출근하는 발걸음도 무거웠고, 출근을 해서도 마음이 편치 않았다. 혹여 짖거나 낑낑대진 않을지, 또는 상처 부위를 과하게 핥진 않을지, 오만가지 상상이 머릿속을 흔들어놨다.

 

퇴근해서 보니 다행히도 조용히, 그리고 아무 탈 없이 잘 있었던 것 같았다. 다만, 평소보다 기력이 없어 보였다. 그리고 가만히 두면 멍 때리고 있어서, 저녁에 인형과 공으로 놀아줬다. 사실 이렇게 놀아주는 것은 매일 하는데, 이 날은 무슨 생각이 들었는지, 카메라를 가져와 사진을 찍었다. 어쩌다 보니, 카메라에는 50.4가 물려 있었고, 최대 개방으로 담았다. 그러다보니까 핀이 나간 사진이 많다.

 

토리는 이 날 밤에 수술 부위에 있던 실을 뽑아서 먹어버렸다. 그리고 그 실은 다음 날 응가로 나왔다. 천만 다행히도 수술 부위는 별 탈 없이 잘 아물었고, 지금까지도 아주 건강하다.

 

인형을 줘봤지만 우울함이 가시지 않는듯

 

"그러나 형은 네가 공을 좋아하는 걸 알고 있지"

 

어제 중성화 수술을 한 걸 잊어버린걸까?

 

해맑은 표정을 보니, 잊은 게 맞는 것 같다

 

"어서 던져줘"

 

꼬리 흔드는 걸 보니, 다행히도 기분이 좋은듯

 

"헤헤"

 

공을 물어 뜯기 시작하는 토리

 

신이 났는지, 자꾸 두 발로 일어선다

 

본인 템포에 안맞춰주니, 토라진 녀석

 

급기야 고개를 돌려 외면한다

 

불현듯 찾아온 현타. "아.. 땅콩!"

 

하지만 공을 보는 순간에는 잊는 것 같다

 

아찔한 뒷태

 

아련한 눈빛

 

토무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