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세계 여행/'14 포르투갈

포르투갈 여행 - 리스본 : 상로케 성당, 산타주스타 엘리베이터, 산티니 / 2014.01.24

반응형

올라왔던 길을 따라, '상 페드루 알칸타라 전망대(Miradouro de São Pedro de Alcântara)'와 노란 '푸니쿨라(Funicular)’를 지나 그대로 내려왔다. 내려오다 보니 '상 로케 성당(Igreja de São Roque)'을 다시 지나가게 되었는데, 그 앞의 광장에서 잠시 서성였었다. 성당 안으로 들어가고 싶었다. 그래서 다른 여행자들의 눈치를 보며 서성이고 있었다. 그렇게 서성인지 3분쯤 되었을까? 성당에서 카메라를 맨 3명의 여행자가 나오는 걸 발견했다. 그제서야 성당이 열려있고, 관광객에게 개방되어 있다는 것을 확신한 나는, 닫혀진 성당의 문을 밀었다. 그 문은 무거웠지만 아무런 저항없이 스르르 열렸다.



'상 로케 성당(Igreja de São Roque)'의 내부를 보는 순간 나도 모르게 감탄사가 터져나왔다

성당의 외관은 그저 소박하기만 했는데, 내부는 화려함의 극치였기 때문이다

온통 황금색이었고 순간적으로 천상에 온 기분이 들었다



다른 성당은 몰라도 여기는 꼭 들어가 봐야 한다

시간이 멈추고 빨래가 널린 좁은 골목길의 포르투갈은 그저 소박하지만

이 곳에서 그 옛날 전세계를 호령하던 포르투갈의 과거를 살짝 엿볼 수 있었다



성당의 문은 이렇게 닫혀 있었다

여기 뿐만이 아니라 다른 성당들도 이렇게 문이 닫혀 있었는데

쫄지말고 그냥 밀거나 당기면 스르륵 열렸다



이 성당은 16세기에 1755년 리스본 대지진 때, 다행히도 전면만 붕괴되어 전면만 다시 지었다고 한다. 그래서 그런지 안은 매우 화려한 반면, 겉은 약간 소박한 느낌이 들었다. 내부는 황금색으로 도배되어 있었는데, 내게는 매우 낯선 풍경이었다. 21세기를 사는 사람에게도 굉장한 느낌으로 다가왔는데, 당시 사람들에게는 어떤 느낌으로 다가갔을까? 정말 천국에 온 것만 같은 느낌이었을 것이다.


이 성당의 양 옆의 벽에는 움푹 들어간 공간이 있다. 그리고 그 공간에는 일종의 제단처럼 보이는 큰 조각상들이 있는데, 이를 채플(Chaeple/예배당)이라 한다. 이 곳에는 총 8개의 채플이 있는데 정면을 마주보고 왼쪽 첫 번째에 있는 채플이 특히 유명하다. 이 채플의 이름은 '상 주앙 바티스타 채플(Capela de São João Baptista / Chapel of St. John the Baptist)'이라 한다. 이 채플은 바로그 양식의 걸작이라고 평가받고 있으며, 그 당시의 왕이었던 주앙 5세(D. João V)의 주문으로 이탈리아의 로마에서 만들어졌고 당시 유럽에서 가장 비싼 채플이었다고 전해진다. 성당 옆으로는 박물관이 있었고 내부에서 바로 들어갈 수 있도록 연결되어 있었으나, 따로 들어가보지는 않았다.



성당 앞에는 광장과 노천 카페가 있었다

그 한가운데에 있던 어떤 인상좋은 아저씨

저 손에 쥔 건 티켓이려나?



그리고 골목길을 걸어 내려오면서 담은 노천카페의 야외 테이블

저 꽃에 비치는 햇살이 참 기분좋게 해줬다



그냥 무작정 길을 걷다가 또 다른 성당이 보여서 호기심에 들어갔는데

유명한 관광지는 아닌 듯 했다

조용했고 현지 주민으로 보이는 아주머니가 기도를 하고 나가셨으니



이 곳은 '축복의 교구 성당(Igreja Paroquial do Santíssimo Sacramento)'

라는 곳인데, 상 호케 성당를 보고 와서 그런지 소박하기 그지 없었다



겉으로 보이는 모습은 차분하고 단아한 느낌이었다

번화가인 '가렛거리(Rua Garrett)'과 연결되어 있음에도

사람이 그렇게 많지 않다는 것도 신기했고



그러다가 '산타주스타 엘리베이터(Elevador de Santa Justa)' 앞을 지나게 되었다

그냥 지나가려다가 지금이 아니면 왠지 못탈 것만 같아서 타기로 했다

계단의 오른쪽 부분이 타는 곳이다



1902년에 만들어진 이 엘리베이터의 내부는 이렇게 나무로 된 방 같았다

문 왼쪽에 보이는 기계에 비바카드를 대고 탔다

그리고 시간이 되면 직원이 들어와서는 소화기 위에 있는 둥근 장치를 조작하는데

매우 부드럽게 위로 슝~ 올라간다, 근데 2초?, 3초? 암튼 너무 짧았다

나무가 삐걱이는 소리가 들리는 게 인상적이었다



엘리베이터에서 내리면 조금 높은 곳에서 인근을 내려다 볼 수 있었다

그리고 뒤로 돌아갔더니 '까르무 성당(Igreja do Carmo)'의 뒷모습이 보였다

리스본대지진 때 붕괴된 걸 보존만 하고 있다고 들었는데, 보수를 하는 듯 싶었다



그리고 다시 '까르무 거리(Rua do Carmo)'를 따라 내려오는데 '산티니(Santini)’를 발견했다

여기는 먼저 계산을 하고 영수증과 함께 주는 주문표를 직원에게 주는 방식이더라

내부는 매우 깔끔했고, 직원들은 어찌나 밝고 친절하던지 기분까지도 좋아졌다




콘으로 3가지 색깔을 고를 수 있는 걸 구입하여, 라즈베리(2), 바닐라(1)을 선택했다

아.. 너무 맛있었다. 그리고 직원들이 혼자를 나를 보고서는 내 사진을 찍어줄테니 사진기를 달란다

그래서 카메라를 쥐어주고 내 사진을 담았다, 너무 고마웠다



밖에서 본 가게의 모습

이 곳은 우리나라처럼 지저분한 간판이 없어서 고풍스런 느낌이 나는 것 같았다

대신에 저 번지수를 나타내는 표시는 반드시 붙어 있더라는

저 아이스크림 캐릭터도 너무 귀여웠고, 맛있었다



그리고는 '벨렘(Belem)'으로 가려고 '피구에이라 광장(Praça da Figueira)'으로 가는 길에

'호시우 광장(Praça Rossio)'끄트머리에서 이런 건물을 봤다

저 연보라색이 어찌 그리고 예쁘던지

옛날에는 도시 전체가 저런 색이었을 것 같고



걷다보니 '아우구스타 거리(Rua Augusta)'를 오른쪽으로 두고 지나가게 되었다

평일이라 그런걸까? 왠지 모르게 한가해 보인다

그리고 저 멀리 이 거리의 끝에 보이는, '코메르시우 광장(Praça do Comércio)'의 거대한 개선문



나는 이렇게 바이후-알투 지역을 얼레벌레 돌고 나서 벨름으로 향했다. 내일은 신트라와 로카곶을 가야 했기 때문에 오늘 벨름을 가지 않으면 언제 가야할지 시간이 애매했다. 벨름을 가기 위해서는 피구에이라 광장에서 트램을 타고 30여분을 가야했다.


리스본의 느낌은 중세의 시간이 그대로 멈춘 느낌이다. 도시 내 대부분의 건물은 채도가 살짝 낮은 파스톤 색을 가지고 있었는데, 나는 그 모습이 너무나도 예뻤다. 그러나 자세히 보면 모든 건물이 때가 타 상당히 지저분했다. 시커먼 물 때는 물론이고, 심지어는 이끼가 자라는 곳도 많았다. 그래서 첫인상은 솔직히 예쁘다기보다는 지저분하다는 쪽에 더 가까웠다.


지난 여행지는 크로아티아였는데, 너무나도 관리를 잘해서 '허접한 동유럽이겠지'라는 내 편견을 아주 박살을 냈던 나라였다. 그 당시에는 몰랐는데, 포르투갈에 와서 리스본의 모습을 보니 크로아티아는 국가에서 계획적으로 관리를 잘했거나 문화가 굉장히 깔끔했던 것 같다. 뿐만 아니라 예전에 영국 브라이튼에 있을 때는 해마다 건물에 페인트 칠을 하던 모습을 보기도 했는데, 그런 경험들이 상대적으로 리스본을 지저분하게 보이게 하는 것 같았다. 그러나 이는 어찌보면 야생 유럽의 모습이기도 했다. 크로아티아처럼 관광지로 포장된 느낌이 아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