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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여행/'12 뉴질랜드

뉴질랜드 여행 - 대형마트 카운트다운, 그리고 오클랜드 YHA에서 1박을 하다 / 2012.0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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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질랜드 오클랜드에서 저렴하고 괜찮은 숙소를 찾는다면 YHA 만한 곳이 없다. YHA는 일종의 유스호스텔인데, 오클랜드에는 두 군데가 있다. 하나는 원래 있던 구식(OLD), 다른 하나는 새로이 지어진 신식(NEW). 우리가 묵은 곳은 OLD YHA 였는데, OLD 라는 단어가 가진 낡은 듯한 이미지에도 불구하고, 시설은 상당히 좋은 편이었다. 우리는 6층에 있는 방에 배정 받았고, 화장실과 주방은 공동사용이었다.


우리는 렌터카 여행을 하고 있었기 때문에, 주차장이 필요했다. 그래서 직원에게 주차장 여부를 물으니, 주차장은 NEW YHA 에만 있으나 저녁에는 자유로이 주차가 가능하니까 호스텔 근처에 세워놓으라는 대답을 받았다. 그래서 노상 주차를 하기로 하고 그냥 체크인을 했다. 참고로 구YHA와 신YHA는 전산이 연결되어 있어, 서로의 예약 상황 확인은 물론, 예약까지 가능하다고 한다.



오클랜드 시내로 들어가는 중

우리나라랑 차선이 반대인 때문인지

슬몃 영국의 느낌이 묻어나왔다



숙소인 오클랜드 YHA에 체크인을 한 후, 창 밖을 바라본 풍경

해가 조금 져 있었다



뭔가 작품사진처럼 될 수 있을까 싶어서 담았는데

생각이나 느낌을 표현하는 건, 내게는 먼 모양이다

샤워를 하고 잠시 쉬면서 짐 정리를 하고서는 드라이브를 하러 나갔다



드라이브를 하려 했으나, 밖이 너무 깜깜해서 포기하고

장을 보러 대형마트로 이동하는 중에 잠시 정차 중

창 밖의 풍경이 예뻐서 한 컷 담았다



한국에 이마트나 롯데카트 등이 있다면

뉴질랜드에는 녹색 사과 모양의 카운트다운(Countdown)이 있다

마침 안에는 약국도 있어서 내 감기약도 샀는데, 약 값은 엄청 비싸더라

20달러가 조금 넘었으니, 2만원이 넘는 셈..




장을 본 품목 중 액체류만 모아봤다

이 외에도 고기랑 과일이랑 야채를 많이 샀더랬다



야채를 손질해 샐러드를 만드려는 JS

사진에서 보이듯 오클랜드 YHA의 주방시설은 참 깔끔했다



JS옆에서 접시를 닦고 컵을 닦으며 보조하던 BJ



<몸은 피곤한데 음식을 준비하려 하니, 말이 없어지고 조용해졌다

JS가 빨강 블루투스 스피커에 아이폰을 연결해서 음악을 틀었는데

그게 마치 노동요 인양, 활력을 불어넣어 주었다



후라이팬 위에서 지글지글 익어가는 고기

대형마트 고기임에도 불구하고

한국에서 먹는 뉴질랜드산 고기와는 질이 달랐다




후라이팬과 일체가 되어 신나게 고기를 굽는 JS




한편 조심스레 칼질을 하면서 과일을 다듬고 있는 BJ



그리하여 우리는 고멧 드레싱이 곁들어진 신선한 샐러드와



육즙이 먹음직스럽게 배어 나온 두툼한 고기



그리고 풋사과와 뉴질랜드의 상징과도 같은 키위를 저녁으로 먹게 되었다



우리는 굳이 테이블로 가지 않고, 이 곳을 전세 내다시피 쓰면서

그냥 여기서 서서 고기를 집어먹고, 과일을 집어먹고 그랬는데..

갑자기 저 창문 바깥으로 뭔가 경광등이 번쩍번쩍거렸다



처음에는 경찰이 지나가다 보다, 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그 번쩍거림은 창문을 떠나지 않았다. 붉고 푸른 빛이 번갈아 저 창문으로 들어와 눈을 자극했다. JS와 BJ는 무신경한 것 같았는데, 나는 뭔가 느낌이 이상해서 예의주시하고 있었다. '이 근처에 민원이 들어와서 경찰이 왔다보다' 정도로 생각했고, 빨리 마무리하고 떠나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그렇게 대략 5분 정도 지났을까? 문득, 차량이 후진할 때 나는 멜로디 소리가 났다.


'이제 일을 마무리하고 가는가보다' 라는 생각으로 창문가로 다가갔다. 그런데, 내가 본 것은 경찰차가 아니라 견인차였다. 견인차? 뭔가 이상했다. 견인차에 달린 경광등이 번쩍일 때 순간적으로 보이는 풍경으로, 나는 저 어두운 창문 바깥이 우리가 차를 주차한 곳임을 알아차렸다. 그리고 견인차가 견인 장비를 펴면서 후진 하는 게, 어떤 차를 견인하기 위함이라는 것도 알게 되었다. 그런데 그 차가 우리 차라는 것을 깨닫고는 경악했다.


일단, 나는 차 키를 가지고 있던 JS에게 우리차 견인된다고 급하게 이야기하며 무조건 밖으로 나가보라고 했다. JS는 얼떨떨해하면서 밖으로 나갔고, 견인 작업은 중단되었다. 5분 정도 지났을까? 돌아온 JS가 차를 옮겨야 한다며 방으로 올라가 차 키를 가지고 나왔다. 그리고 우리는 6만원짜리 딱지를 끊었다. 견인을 하려던 이유는 차량이 주차 안내선 밖으로 나와 있었기 때문이라고 했다. (나중에 찾아보니까 만약 견인되었으면 60만원 상당의 벌금을 물게 되었더라.)



잠깐의 헤프닝을 겪고 난 후, 우리는 저녁을 마저 먹었다

고기도 더 굽고, 소시지도 구워먹고

얼큰하게 술이 살짝 들어가니, 조금 전의 일을 이야기하면서도 낄낄거렸다



부른 배를 부여잡고 숙소로 올라왔다

차가 견인될 뻔 했지만, 오클랜드는 평온했다

하늘이 맑은 것 같은데도, 내일 일기예보는 폭우였다



우리가 묵었던 3인실

각자 씻고 신변을 정리하고 잠자리에 들었다

다만 나는 배가 너무 불러서 1시간쯤 동네를 걷고 돌아왔다



오클랜드 한복판에 있는 강남역

이거 보고 진심으로 빵터졌다

강남스타일 한 번 틀고, 말춤을 춰야 하는 건데



1시간 정도 걷다가 숙소로 돌아오니, 둘은 이미 잠에 빠져 있었다. 나는 휴대폰을 충전하고, 조용히 신변 정리를 한 다음에 잠자리에 들었다. 내일은 본격적인 여행의 시작으로 로토루아를 가는 일정인데, 비가 많이 온다고 해서 걱정이었다. 나 뿐만 아니라, 우리 모두가 내일 날씨를 걱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