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세계 여행/'12 뉴질랜드

뉴질랜드 여행 - 2011년 대지진으로 폐허가 되었던 크라이스트처치 / 2012.09.07

반응형

티마루에서 남태평양과 보타닉 가든을 본 우리는 오늘의 목적지이자 이번 뉴질랜드 여행의 마지막 종착지인 크라이스트처치로 향했다. 그냥 듣기에는 뉴질랜드 남섬에서 가장 번화한 도시라고 들어서, 속으로 기대를 많이 했었다. 그러나 2011년에 대지진이 났던 사실은 모르고 있었다.


크라이스트처치로 가까워지면서 건물들도 많아지고 자동차도 많아졌지만, 어느 순간부터 무너져 내린 건물들이 하나 둘씩 보이던 모습에 다들 놀랬다. 그리고 자동차도 사람도 좀처럼 찾아볼 수 없던 폐허가 된 시내 중심부는 큰 충격이었다. 정말 유령도시가 따로 없었다. 처음에는 카메라를 들고 다니다가, 사진을 찍는 행위가 뭔가 상처를 후벼파는 느낌이라 카메라를 들고 다니지 않았다. 그래서 중간 이후의 사진은 아이폰으로 담았고, 사진도 많이 담지 않았다.



뉴질랜드에서 마지막 여행지인 크라이스트처치로 가던 도중

Kiwi Rail 이라고 쓰인 노란 기차를 봤는데

신기하기도 하고, 예뻐서 사진에 담았다



해가 높게 떠있고 너른 목초지가 계속되던 풍경

티마루를 떠나 크라이스트처치로 가는 길



가던 길에 노란 꽃이 예쁜 길이 있어서 담아봤는데

사진에는 잘 표현이 안되었다

크라이스트처치에 가까워지면서 차가 많아지기 시작했다



그렇게 한참을 달려 마침내 도착한 크라이스트처치

그러나 마치 유령도시 같은 느낌이었다

알고보니 2011년에 큰 지진이 났었다고 했다



사람은 별로 없었고

저렇게 부서진 건물들이 매우 많았는데

지진이 난지 1년이 지났는데도

복구가 안되어 있는 모습에 많이 놀랬다



그리고 미술관은 출입이 통제된 채 복원 공사 중에 있었다

아쉬웠던 건 이렇게 복원이 진행 중인 곳이 많지 않았다는 거

그리고 사람들도 이 곳을 많이 떠난 것처럼 보였다



저렇게 철조망이 쳐진 풍경은

크라이스트처치 어디서든지 쉽게 볼 수 있었다

지진의 여파로 도시 전체가 활력을 잃었다는



우리는 우선 크라이스트처치에서 숙소를 잡아야 했다. 원래 가려던 곳은 YHA 였으나, 막상 가보니 대지진에 피해를 입었는지 영업을 하지 않았다. 부서진 건물들을 볼 때와는 조금 다르게 지진의 피해가 실제적인 느낌으로 다가왔다. 그래서 우리는 다른 숙소를 찾다가 YMCA를 찾았다. 이 곳은 거의 빌딩에 가까운 숙소였는데, 이 곳외에는 대안이 거의 없다시피하여 상당수의 여행자들이 이 곳으로 모이는 것 같았다.


체크인을 하고서는 어디를 갈지 둘러보다가 인근에 Dress Smart 라는 이름의 가볼만한 아울렛이 있다고 해서 길을 떠났다.



Dress Smart 아울렛으로 가는 길

하지만 막상 도착해보니 딱히 살 건 없어서

다시 시내로 돌아옴



이 곳은 컨테이너를 활용해 임시로 상점을 만들어 놓은 곳이다

거리 이름은 리스타트(Re:Start)

그러나 우리가 갈 때는 많은 상점들이 문을 닫고 있었다



우리는 여기저기 정처없이 걷기 시작했다

예쁜 술집인데, 지진의 피해로 쓰러질 것만 같았던 건물



어떤 빌딩은 일부가 무너져내려 폐허가 되었다

크라이스트처치에는 이런 건물들이 매우 많았다



지진으로 인해 많은 건물들이 손상되고

사람들은 도시를 떠난 느낌

빈 도시에 덩그러니 건물만 남은 느낌이었다



크라이스트 대성당은 심하게 파손되어 있었다

원래 건물 왼편에 종탑이 있어야 했는데

종탑은 사라지고 없고, 본관 일부만 남아 있었다



한 때는 크라이스트처치에서 가장 번화한 거리였으나

이제는 사람을 찾는 것조차 힘들었다

걷는 내내 마음이 무거웠다



크라이스트처치 시내의 가장 중심부는

지진의 피해가 가장 심한 곳이기도 했다

뉴질랜드 정부에서는 이 곳은 레드존(Red Zone)으로 설정해

군인들로 하여금 경계근무를 서게 하고 있었다

이 부분은 일반인의 접근이 통제된다



이 머나먼 나라에도 한국인들이 있더라는

하지만 이 가게는 건물 붕괴의 위험으로

장사를 하지 않았다



걷다보니 해질녘에 크라이스트 칼리지에 이르렀다

그러나 일반인은 일과시간 이후에는 출입이 제한되어 있었다



그래서 그냥 정문에서 내부 사진을 담고서는 길을 걸었다

바로 옆에서 길거리 사진전을 하길래 재미있게 봤다는



우리는 어디선가 저녁을 먹어야 했다. 그래서 식당을 찾으며 걸어다녔으나, 영업을 하고 있는 식당을 찾을 수가 없었다. 사람들이 도시를 떠남에 따라, 식당들도 영업을 하지 않는 것 같았다. 그냥 정처없이 걷다가 어떤 골목에선가 영업 중인 펍을 딱 하나 발견하긴 했지만, 밥을 먹을 만한 곳은 아닌 것 같았다. 그래서 우리는 숙소로 돌아와서는 차를 가지고 크라이스트처치 중심부에서 살짝 외곽에 있는 리카톤(Riccarton)으로 이동하기로 했다.



리카톤에는 웨스트필드(Westfield)라는 거대한 쇼핑센터가 있는데

차도, 사람도, 상점도 많았고, 게다가 매우 활기차서

크라이스트처치와는 다른 세상처럼 느껴졌다



우리는 웨스트필드(Westfield)옆에 있는 건물의

이탈리아 레스토랑에서 식사를 했다

레스토랑 이름은 '라 포체타(La Porchetta)'



저녁 식사를 마치고 숙소로 돌아와서는

간단하게 맥주를 마시며

크라이스트처치에서의 마지막 밤이자

뉴질랜드에서의 마지막 밤을 보냈다



지금이 2015년이니까, 크라이스트처치에서 대지진이 일어난지 4년이 되었다. 솔직히 지금의 크라이스트처치는 어떤지 잘 모르겠다. 그러나 우리가 갔을 때만 해도 지진의 여파가 그대로 남아있었다. 무너진 건물의 보수는 엄두를 못내고 있는 것 같았고, 급한대로 쓰레기들과 무너진 건물 잔해를 치우는 정도로 정리가 된 것 같았다. 붕괴 위험이 있는 건물은 철조망을 쳐놓고 사람들의 접근을 차단하고 있었고, 사람들은 도시를 떠났다. 텅 빈 도시의 느낌.


뉴질랜드의 마지막 밤을 보내고, 내일은 새벽 비행기로 오클랜드로 이동한 다음, 홍콩을 경유하여 한국으로 돌아간다. 뉴질랜드에 대해 많이 알지 못해서 아쉬웠지만, 친구들과 함께해서 즐거웠던 여행. 그리고 처음으로 해 본 자동차 여행이기도 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