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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한 날들의 기록

국립중앙박물관 특별전시 - 빛의 예술 보헤미아 유리 / 2015.0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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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중앙박물관의 특별전 '빛의 예술 보헤미아 유리'를 다녀왔다. 생각보다 괜찮은 전시였다.


유리 자체의 역사는 생각보다 길다. 유리가 만들어지기 시작한 건 기원전 15세기의 이집트. 그 이후로 점진적으로 유리제조법이 발전하기 시작해 기원전 1세기 로마에서 핸드블로잉 기법이 시도되면서 투명한 유리가 생산되게 되었다고 한다. 12세기에는 스테인드글라스가 쓰이기 시작했고, 르네상스 시대에는 베네치아의 유리 세공품이 유명해졌다. 그러다가 보헤미아 지방(지금의 체코)에서 칼륨이 발견되고 이를 유리 제조에 활용하기 시작하면서 유리 산업의 중심이 베네치아에서 보헤이마로 넘어왔다고 전한다. 보헤미아의 유리는 칼륨때문에 다른 지역에서 생산된 유리보다 더 얇고 튼튼했다고 하며, 더 맑은 소리를 낸다고 한다. 보헤미안 유리 가공 산업은 16~17세기에 발달하기 시작해, 17~18세기에 최전성기를 누렸다. 많은 유럽의 왕실과 귀족들이 찾는 핫 아이템이었다고.



국립중앙박물관 상설전시관 특별전시

'빛의 예술 - 보헤미아 유리'

2015년 4월 26일까지



투명한 유리에 붉은색 포인트가 참 예뻤던 유리 전시물

이 곳의 전시물 중 상당수는 수 백년 전에

장인에 의해 만들어진 수공예품이었다



겉으로 보기에는 플라스틱이나

대량생산된 유리와는 묘하게 그 느낌이 다르더라

이렇게 모아놓고 보니 참 예뻤다



가운데에 있는 유리를 긁어서

불투명하게 만든 듯한 기법도 신기했다

전체적으로 전시물의 수준이 높다고 생각했다



1889년에 만들어진 작품

어떻게 이런 색을 낼 수 있는지 참 신기했다

요세프 리에딜의 유리공방 작품이라고 한다



저 플라스틱처럼 보이는 목걸이도

작은 부품 하나하나를 유리로 만들어

실에 꿰어놓은 모양이었다

1800년대 요세프 포둘 작품



이 가방도 굉장히 작은 유리구슬을 하나하나 만든 후

실로 꿰어 장식한 물품이라고 안내되어 있었다

1820년대의 작품



이 팔찌도 유리로 만들었다고는 믿어지지 않을 정도로

굉장히 정교하고 아름다웠다

1840년대에 램프워킹이라는 기술로 만든

야블로네츠코의 작품



정확히 기억은 안나지만

바츨라프(václav) 였던 것 같은데

HJ는 저 그림자가 인상적이라고 했다



이후에는 비교적 현대작가들의 작품들이 전시되어 있었다

알레시 바시체크의 1990년 작품

천궁의 상징(Symbol of the Sky)



개인적으로는 이 작품이 참 인상적이었다

파헬 흘라바의 2002년 작품

물결(Wave)



이 작품은 이렇게 옆에서 볼 때 그 화려함이 배가 된다

저 조각들을 잘라서 붙인 것이라고 한다



뭔가 보석 원석과도 같은 느낌의 작품

과거의 유리공예는 몸에 착용하는 장식품이었다면

현대의 유리공예는 설치형 장식품의 성격이 강해보였다



이렇게 뭔가 끝없이 반사되는 유리 작품도 있었다

나는 가려지고 HJ만 나왔다



밀루세 로우비치코바의 1973년 작품

보티첼리에 대한 경의(Homage to Botticelli)

보티첼리의 그림을 본 사람이라면 그 느낌이 오는 작품 



녹아내리는 듯한 곰

지구 온난화로 인한 북극곰 보호 캠페인에

사용하면 좋을 것 같았다



벽걸이형 작품인데, 분위기가 있어 보여서 담아봤다

이르치 하르추바의 1962년 작품

도시(Plate 'City')



이건 유리작품 그 자체보다도

바닥에 비치는 그림자들이 예뻐서 담았다

조명을 잘 쐈는지 그림자에도 색이 담긴것처럼 보이더라



야로슬라프 브리흐타의 1931년 작품

체코슬로바키아와 스웨덴의 축구

(Figures 'Czechoslovakia vs. Sweden)

유리로 이런 운동감을 표현하다니..



이 전시는 국립중앙박물관 상설전시관에서 전행하는 특별전이다. 전시기간은 2015년 4월 26일까지. 상설전시관에 있어서 별도의 입장료를 받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상당히 볼만했다. 전시 규모가 큰 게 아니라서 이것만 단독으로 보기에는 약간 부족할 수 있으나, 국립중앙박물관의 다른 전시관과 함께 본다면 그런 약점은 보완된다고 생각한다.


개인적으로 생각하기에, 예전의 유리공예는 귀족들을 위한 장식품으로 제작되는 경우가 많았던 것 같다. 귀한 물건이었고, 제작도 까다로웠으니까. 하지만 대량생산이 가능해지기 시작하자, 유리는 일부 고가품을 제외하고는 예술적인 기능을 더 많이 수행하는 것처럼 보였다. 전시회 자체가 옛날 물품은 장식품이란 그릇 위주로, 현대 물품은 예술품 위주로 정리해놨기 때문에.


한 번 정도 둘러봐도 괜찮을 것 같다. 나는 마음에 들어서 이렇게 따로 기록해 두는 거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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