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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여행/'14 대만

세계 3대 박물관인 대만의 국립고궁박물원(國立故宮博物院)과 지선원(至善園) / 2014.1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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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 박물관 둘러보는 것을 좋아해서, 여행을 가면 종종 둘러보곤 했다. 대만에도 '국립고궁박물원(國立故宮博物院)'이라는 박물관이 있는데, 이게 세계 3대 박물관 중 하나라는 걸 이번 여행에서 처음 알게 되었다. 응? 대만의 박물관이 세계 3대 박물관이라고? 그런데 그걸 내가 여태 몰랐다고? 처음에는 듣고도 안믿었다.


영국의 대영미술관이나 프랑스의 루브르박물관은 알아도 국립고궁박물원은 처음 듣는 이름이었는데, 알고보니 장개석이 중국에서 공산당에 패하고 대만으로 물러날 때, 중국의 가치있는 문화재들을 모조리 긁어왔다고 한다. 그 가짓수만 75만개가 넘는다고 한다. 하루에 한 개의 유물을 본다면 2천년을 넘게 볼 수 있는 어마어마한 양이다. 듣기로는 박물원 뒤에 있는 산과 그 지하가 모두 문화재 저장소라고 한다. 내부에서는 사진 촬영이 금지되어 사진을 담을 수가 없다.



MRT와 버스를 타고 여차저차 국립고궁박물원까지 도착했다

저 길만 건너면 국립고궁박물원이다



대만 여행을 준비하면서 오고 싶었던 곳 중 하나였는데

막상 오니까 아무런 생각이 없어졌다

어서 들어가서 볼 생각 뿐



저 앞에 가는 여자아이는 나와 같은 버스를 타고 왔다

내릴 때 보니까 손글씨가 빽빽한 노트에 한국어가 쓰여 있었다

여행 준비를 어찌나 꼼꼼하고 아기자기하게 했던지 귀여웠음



사람이 굉장히 많다는 말을 들어서

오전에 일찍 왔는데, 그렇게 붐비지는 않았다

하지만 12시 전후가 되니까 엄청난 인파가 몰리더라는



걷다가 뒤돌아서

국립고궁박물원까지 걸어온 길을 담았다



국립고궁박물원의 건물

계단 좌우로 나 있는 출입물으로 들어가야 했다

사람이 많아서 건물 사진만 담기는 불가능



박물원으로 들어갔다. 입장료는 250TWD. 표를 끊고 보니, 사물함이 있어 그 곳에 카메라와 가방을 넣고 맨 몸으로 다녔다. 중국 본토에 있던 국보급 문화재를 다수 보유하고 있어서 그런지 입구에는 금속탐지기 같은 기기를 설치해뒀더라. 설렁설렁 발 가는 대로 돌아다녔는데, 전시된 유물의 스케일이나 퀄리티가 우리나라의 국립중앙박물관과는 큰 차이가 있었다. 75만개 중 눈꼽만큼만 봤음에도 불구하고 굉장하다 싶었다. 그리고 거대한 불상이나, 탑과 같은 아주 무거운 유물들을 대만으로 실어나른 장개석과 그 휘하 군인들이 대단하다고 느껴졌다. 이 유물들은 상당수 자금성에 있던 것이라고 한다.


이 곳에서 유명하다고 하는 양배추 모양의 옥인 취옥백채(翠玉白菜)와 돼지고기 모양의 돌인 육형석(肉形石) 등도 빼놓지 않고 봤다. 경이롭고 신비한 느낌보다는 신기하다는 생각이 먼저 들었다. 차라리 모르고 봤으면 더 좋았을텐데, 너무 알고봐서 감흥이 떨어졌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11시 45분 이후로 사람이 많아지더니, 저 두 유물을 보려는 중국인 단체 관광객이 3층에서 계단을 돌고 내려와서 1층까지 줄을 서 있더라. 사람이 많아지는 것이 눈으로 보일 정도라 더 복잡해지기 전에 빨리 도망가야 겠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밖으로 나왔는데, 뭔가 공원 같은 곳이 있었다

이 쪽으로 들어가보려 했는데, 뭔가 이상해서

잘 살펴보니까 막아놓은 출입구였음



국립고궁박물원 바로 옆에 정원이 있었는데

박물원 입장표가 있으면 무료로 볼 수 있었다

정원의 이름은 지선원(至善園)



자판기 옆에 무료하게 앉아 있던 관리인 아주머니에게

국립고궁박물원 표를 보여주고 안으로 들어갔다



지선원 안으로 들어가자마자

어떤 부부가 뭔가를 바라보던 풍경을 마주했다

뒷모습이 예뻐서 담았다



그들이 보던 건 호수의 잉어였는데

잉어에게 먹이를 주고 있었다

저 검은 잉어의 표정이 아둥바둥하는 나 같았음 



콩알만한 먹이를 서로 먹으려고

저렇게 서로 밀치고 바둥대는 모습을 보니

왠지 우리네 모습 같아서 급 우울해졌다



하지만 잉어 먹이를 주던 곳에서 바라본

지선원의 풍경은 고요했다

북적대던 국립고궁박물원과는 반대였다



중국 영화 같은 걸 보면

비단 옷을 입은 여자들이

이런 길을 걸었던 것 같은데



다른 각도에서 바라본 지선원의 풍경

오른쪽에는 용머리가 조각된 분수가 있었다

전체적으로 조용해서 걷기 좋았다는



지선원의 안쪽 끝에는 2층 짜리 누각이 있었는데

올라가 볼 수 있게 되어 있어서 올라가봤다

올라갔더니, 이렇게 자리가 마련되어 있어 사진에 담았다



2층 누각에서 바라본 지선원의 풍경



지선원 내부의 조감도

옛날 같았으면 누각의 이름이나 지어진 연도 등을

하나하나 찾아봤겠지만, 그냥 넘어가기로



그리고 내부를 산책하듯이 걸었다

왼편의 저 나무는 참 신기하게 자라더라는



정자와 그 배경으로 있는 국립고궁박물원



호수와 누각이 있는 풍경

12월인데도 푸르렀다



이렇게 지그재그로 된 다리를 걸었는데

걷다보니 사람들이 흘린 잉어먹이가

바닥에 흩어져있어서 하나하나 주워서 뿌려줬다

거지같았지만, 재미는 있었다



호수와 누각과

방금 내가 건너온 지그재그 모양의 다리



그리고 돌아오는 길에 담아본 국립고궁박물원 입장권



그 다음은 어디로 갈까 잠시 고민했는데, 충렬사로 이동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