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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여행/'14 대만

대만 충렬사(忠烈祠), 매 시 정각에 진행되는 근위병 교대식/ 2014.1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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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고궁박물원과 지선원을 둘러본 나는, 어디로 갈지 잠시 고민했다. 이번 여행은 루트를 짜고 돌아다닌 것이 아니었고, 즉흥적으로 다음 목적지를 정해서 이동했다. 그리고 지선원을 나서면서 '다음은 충렬사(Taipei Martyrs' Shrine / 忠烈祠)를 가야겠다'고 마음먹었다. 국립고궁박물원에서는 가기가 조금 애매했으나, 어쨌든 충렬사로 이동했고, 도착하니까 오후 3시 50분 즈음이었다. 그리고 매 시 정각에 있다는 근위병 교대식을 잠시 기다렸다.


유명한 곳임에도 불구하고 버스 정류장이 좀 떨어져 있었다. 버스에서 내려서 약 10분 정도 걸었다. 차도에 있는 길이었으나, 인적이 드문 길이었다. 나 혼자 걸었으니, 당연히 충렬사에는 사람이 별로 없겠구나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왠걸, 충렬사에 도착해보니, 어마어마한 수의 고등학생이 있었다. 일부 다른 관광객들도 있었고.



충렬사에 도착하긴했는데, 여기에도 단체 관광객이 있었다

그런데 그들의 언어가 일본어라는 사실에 깜짝 놀랐다

일본 고등학생은 수학여행을 해외로 가는가 싶었다



위병 교대식이 어디서 하는 줄 알 수가 없었다

충렬사 옆에 있는 군부대에서는 소리만 요란하고

정작 교대하는 근위병은 오질 않더라



하지만 정문 저 끝에서 근위병이 등장!

사람들이 몰리고 나도 종종걸음으로 달려가

사진을 담았다



여태 몇몇 나라의 근위병 교대식을 봤는데

이 아이들은 그 중에서도 탑클래스였다

동작 하나하나가 힘이 있고 각이 잡혀 있었다는



이렇게 사진으로만 봐서는

어떤 느낌인지 잘 알 수가 없다



그래서 아래에 영상으로 담아봤다

영상은 잘 몰라서 색감이라든가 그런 것들이

사진처럼 매력적이진 않다



대만 충렬사 근위병 교대식



근위병들은 힘있고 각이 잡혀있지만

상당히 느리기도 한 저 걸음으로

약 100미터를 걸어가 첫번째 건물에 막 닿았다



그들인 이렇게 우측으로 방향을 바꿔

저 뒤쪽에 보이는 다음 건물로 향했다



저 안에는 마침 VIP가 한 분 계신 모양이었다

다른 관광객들과 달리 안전요원의 제재를 받지 않더라는

새로 근무를 서려는 근위병들이 호국영령의 위패 앞에 섰다



대장의 우렁찬 목소리에 맞추어

나라를 위해 순직한 호국영령에게 경례를 하는 모습

하나하나가 힘차고 절도 있는 동작으로 이루어졌다



근위병들이 교대를 하고 계단을 내려오는 모습

계단을 오르내릴 때 조차도 각이 잡힌 모습이었다



상번이 느린 걸음으로 걸어온 것처럼

하번도 느린 걸음으로 왔던 길을 그대로 걸어가더라

하번하는 모습은 굳이 더 보진 않았다



충렬사 본당 안에는 순국선열들을 위한 위패가 모셔져 있었다

몇 년 전에 현충원을 가본 적이 있었는데

문득 그 생각이 났다, 그 느낌과 비슷했다



원래는 가운데 아저씨가 없는 그림을 담고 싶었으나

저 자리가 정위치인지 도통 벗어나질 않더라는

그래서 포기하고 그냥 담았다



대신에 반대편 어깨로 같은 구도의 그림을 담아봤지만

붉은색이 없는 배경은 심심하고

어깨 또한 견식이 없어서 밋밋하기만 하다



충렬사 건물의 본당은

언젠가 TV에서 본 자금성과 비슷한 모양인 것 같기도 했는데

붉은 기둥이 아주 인상적이었다



기념사진 촬영을 하는 여행자

이들과 동선이 겹쳐서 조금 미안했음

내가 찍는데 자꾸 방해가 되는 듯한 느낌이 들어서



충렬사 바깥 건물로 나왔다

이제 광장을 가로질러 또 어디론가 가야할 시간



광장을 지나 입구까지 거의 다 왔다

수학여행 온 일본인 고등학생들이

관광버스에 탑승하여 떠나고 있었다



그들이 떠난 충렬사는 이제 한산하기만 했다

그리고 나도 이제 다른 곳으로 가봐야지



충렬사 정문을 지키는 근위병

미동을 하지 않으니, 근무강도가 세서

한 시간에 한 번씩 교대하는가 싶었다



충렬사 입구에는 화장실이 있었는데

그 앞에서 바라본 풍경도 멋지더라는



충렬사는 사원 자체가 대단한 볼거리가 있는 건 아니었다. 언젠가 TV에서 본 자금성을 닮은 거대한 본당과 그 본당의 붉은색 기둥이 인상적일 뿐, 그 외에는 딱히 볼만한 것이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곳을 명소로 만든 것 이 사당을 지키고 있는 근위병들의 교대식. 나는 꼼꼼하게 알아보지 못해서 그냥 교대식이 있다는 것 정도만 알고 왔는데, 생각 외로 각진 모습에 많이 놀랬다. 순간적으로 몇 년전에 체코 프라하에 여행갔을 때, 프라하 성에서 본 근위병 교대식이 떠오르면서 비교되었다. 영국 근위병만큼 포스가 있는 듯 했다.


그 교대식을 제외하면 공원이라고 해도 다름없는 곳. 하지만 순국선열을 기리기 때문에 신성하기도 한 곳.