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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여행/'15 이탈리아

부라노 섬에서 돌아와 베네치아 리알토 다리까지 걸어가기 / 2015.0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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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라노 섬에서 베네치아 본토로 가는 배를 탔다. 베네치아에서 어딜 둘러볼까 휴대폰으로 검색(Tim 데이터 유심)하고 있었는데 신호가 잘 터지지 않아서 답답했다. 그래서 폰을 껐다가 켜면 괜찮으리라는 생각에 재부팅을 했다. 그랬더니, Sim 카드에 Lock이 걸려서 데이터망을 이용할 수가 없었다. 그런데 문제는 그 핀번호가 적힌 카드를 버려서 핀번호를 모른다는 것이었다. 외국에 여행와서 심카드를 산 후 휴대폰 재부팅을 한 적이 처음이었던지라, 이렇게 비밀번호가 걸릴 줄은 생각도 못했다.


가만 생각해보니, 휴대폰도 껐다가 켜면 비밀번호가 걸리는데.. 멍청했다. 나 스스로도 내가 너무 멍청해서 답답한 마음에 HJ에게 엄청 징징댔다. 하나 또 사자니 돈이 아까워서 섣불리 결정을 못내리고 있다가 금방 우울해졌다. 내가 그러거나 말거나 배는 베네치아 본토 선착장에 도착했으니, 일단은 내려야 했다.



부라노 섬에서 베네치아 본토로 들어가는 배를 타고 내렸다

엄청 생소한 곳이었는데, F.te Nove "A" 라는 곳이었음

일단은 사람들이 걸어가는 쪽으로 걸어갔다



우울해도 사진을 남겨야겠다는 생각에 카메라를 들었다

HJ와 바포레토 선착장, F.te Nove "A"



수로를 건너가는 다리에는 사람이 별로 없었다

그래서 사진찍기에는 되려 이 쪽이 더 좋은 것 같아서

HJ를 다리 난간에 기대게 했다

Rio del Gesulti



관광지 이면의 한적한 베네치아의 모습

Rio del Gesulti



바다 건너 보이는 저건 그리스 정교의 공동묘지다

행여나 나중에 기회가 된다면 한 번 가보고 싶은 곳

Cimitero Ortodosso Greco



바닷가를 따라 얼마인가 걷다가

골목을 걷기 시작했다

Calle del Fumo



그늘진 좁은 골목, 머리 위를 올려다봤다



골목길을 따라가다보니 이렇게 예쁜 모습이 있었다

La Colonna, 라는 음식점 근처



이 곳은 원래 집이었던 곳이 헐리면서

담장으로 막아버린 모양이다

베네치아는 건물이 헐리면 담장을 둘러치는 관습이 있는 듯

왜냐하면 비슷한 담장을 몇 번 더 봐서리



옛날에 출입문이었을 곳

5322라는 번지 수가 남아있을 뿐

그 앞에서 꽃을 든 HJ



HJ



베네치아의 골목은 건물과 건물 사이가 좁아서

그늘이 지기 때문에, 사진찍기에 좋은 조건은 아니다

하지만 그 매력이 철철 넘쳐서 만약에 혼자 왔으면

그냥 하루종일 헤매고 다녔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Calle del Fumo



좁은 수로 아래에서

건물을 올려다보고 있는 HJ

Calle Widmann



우리가 서 있던 수로(Rio di Ca Widmann)를

지나가는 곤돌라와 곤돌리에르



곤돌라의 뱃사공을 '곤돌리에르(Gondolier)'라고 한다

저들이 노를 젓는 모습을 보다가 깜짝 놀랬음

저렇게 가다가 발로 건물을 딛고서는

힘있게 밀어내어 배의 추진력을 얻더라



골목을 걷다가 노랑색이 바랜

그리고 식물들로 장식된 멋진 집을 봤는데

방금 다녀온 부라노 섬의 잔향처럼 느껴졌다

Campiello de La Casom



우리는 일단 큰 길로 가야겠다고 생각했지만

구글맵을 사용할 수 없는 상황에서

그게 생각처럼 쉽지 않았다



아까 그 담장처럼 여기도 집이 헐린 후

담장을 세워놓았는데

그 담장도 헐리려고 하고 있었다



우리는 아까 부라노 섬에서 오는 길에 내렸던 선착장인

F.te Nove "A" 쪽으로 다시 가고 있었다

그래서 방향을 바꿔서 걸었다



그렇게 얼마인가를 헤매고 다니다보니

익숙한 큰 길에 도착했다

그리고는 리알토 다리 쪽으로 향했다



베네치아 리알토 다리를 등지고 바라 본 풍경

번잡스러웠지만, 한 번 쯤은 볼만한 것 같았다

이제 우리는 리알토 다리에 근처에 있는

간판없는 녹색 차양의 피자가게를 찾아야 했다

SJ로부터 추천 받은 집이라고 했다



으음, 이 때는 체력이 떨어져서 좀 힘들었다

군중 속에 있는 HJ도 약간 지친 기색이었다



하지만 결국 찾아냈다

나이 지긋하신 어르신 두 분이

영업을 하고 계셨다



피자는 노점에만 있는 줄 알았는데 가게 안으로 들어가보니

내부에도 다양한 조각 피자가 있었다



그리고 이 조각피자를 저녁삼아서 먹었다

기대만큼 맛있지는 않았지만, 나는 다 먹었다



그리고 정말 잠시 본 '리알토 다리(Ponte di Rialto)'

아쉽게도 한 쪽은 공사 중이었다

그리고 이 근방의 공간이 너무 좁아서

어디서 사진을 담아야 할 지 난감해서 아쉬웠다



우리는 둘 다 상당히 지쳐 있어서

더 둘러보지 않고, 숙소로 향했다



이날 오후는 잠겨버린 휴대폰 유심이 문제였다. 숙소로 돌아가는 길에도 한참을 자책하다가, 새로 사기로 하고 Tim 매장을 찾았다. 핀번호를 잃어버리면 본인들도 방법이 없기 때문에, 심을 새로 구매해야 한다고 했다. 그래서 유심을 구매하려는데, 여권을 숙소에 두고 와서 구매할 수가 없었다. 여권을 가지고 다시 오겠노라고, 이야기하고 숙소로 발걸음을 돌렸다.


여차저차해서 숙소로 도착했다. 여권을 가지고 Tim 매장으로 다시 가야 했는데, 많이 지쳐있던지라 엄청 귀찮았다. 그래서 그냥 와이파이를 잡아쓰거나 내일 행선지인 '파르마(Parma)'에서 구입하자고 생각하고서는 가질 않았는데, 이 덕분에 매우 오랜만에 원시적으로 여행하게 된다. 파르마에서는 일요일이라 매장이 문을 닫았고, 그 이후 행선지인 친퀘테레에서는 휴대폰 매장이 없었다. 보통 친퀘테레 인근 대도시인 '라스페치아(La Spezia)'를 들렸다 가는 게 일반적인데, 우리는 '파르마(Parma)'에서 '리오마조레(Riomaggiore)'로 바로 이동해버려서 심카드를 살 수가 없었다.


옛날에는 이렇게 여행하는 게 당연했는데, 문명의 편의에 익숙해져버리니, 옛날처럼 치밀하게 준비하질 못했다. 여행 내내 그런 내 스스로가 답답해서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다.


여튼, 이날 저녁은 내일을 위해서 푹 쉬었다. 둘 다 피곤했는지 오후 10시쯤? 상당히 일찍 잠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