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여행의 두번째 날. 우리는 물의 도시 베네치아(Venezia)를 떠나, 파마산 치즈의 원산지이자 프로슈토(Prosciutto)로 유명한 파르마(Parma)로 이동했다. 오후 1시쯤 도착했던 것 같다. 파르마의 숙소였던 '호텔 스탕달(Hotel Standal)'에 들러 짐을 맡긴 후 바깥으로 나왔다. 베네치아도 더웠는데, 여기는 더 더웠다. 아무래도 내륙지방이라 그랬던 것 같다. 우리나라처럼 습한 더위는 아니고, 햇빛이 굉장히 강했다. 체감하기로는 40도 정도 되는 것 같았다. (나중에 알고보니 이 시기에 유럽에 이상고온으로 인한 폭염이 있었다고 했다.)
어디론가 가야해서 호텔을 나왔으나, 별 감흥이 없었다. 왜냐하면 거리에 사람도 없고, 상점도 80% 정도가 문을 닫았기 때문이었다. 도로에 지나가는 차도 2-3분에 한 대 꼴이었다. 필로타 궁전 앞에 있는 큰 공원의 구석에 무섭게 모여있는 흑형들을 제외하고는 사람 냄새를 맡을 수가 없었다.
그러나 우리는 배가 고팠다. 그래서 호텔에서 그 이상한 여직원이 가르쳐 준 레스토랑이 많다며 추천해 준 길(Str. XXII Luglio)을 향해 걸었다. 사전에 파르마 지도를 보면서 대강이나마 지리를 익혀놓은 게 신의 한 수 였다.
숙소를 나와 식사를 하러 레스토랑을 탐색하는 중
심카드에 락이 걸린 바람에 데이터를 사용할 수 없어서
발품을 팔아야 했다
파르마는 유명한 관광지가 매우 가깝게 위치해 있다
파르마 대성당(Cattedrale di Parma)과 종탑
공간이 매우 왜곡되어 사진 찍기 정말 힘들었다
게다가 역광이라, 보정을 하니 하늘이 날아가 버렸음
파르마 대성당(Cattedrale di Parma) 앞에는
두오모 광장(Piazza del Duomo)이 있는데, 광장의 끝에서 담은
대성당과 세례당(Baptistery of Parma)
유럽의 많은 나라를 가본 건 아니지만
이렇게 8각형으로 된 건물은 본 적이 없어서 신기했다
파르마 두오모 광장(Piazza del Duomo)의 바닥은
울퉁불퉁한 자갈로 만들어져 있었다
옛 모습 그대로인 것만 같았다
지나가는 김에 성당 안에 들어가보고 싶었으나
문을 닫아서, 그냥 그려려니 했다
파르마는 이상한 도시구나, 라고 생각했음
그리고 세례당을 끼고 있는 골목으로 들어갔다
Borgo XX Marzo
HJ가 양산을 쓰는 걸 별로 좋아하지 않는 편인데
여기는 빛이 너무 강해서 당연히 써야한다고 생각했다
한편, 배고프다고 눈짓하는 HJ
이 더운 날에 노상에 앉아 식사를 하는 사람들이 있었다
지나가면서 보니까 은근 괜찮은 것처럼 보였지만
조금 더 보자는 생각에, 그냥 지나갔다
한 3분쯤 더 걸었을까?
우리는 이 '티파니(Tiffany)'라는 카페로 들어갔다
알고보니, 레스토랑 겸 바 겸 카페였다
먼저 물을 한 병 시켰는데
너무 시원해서 감동이라 한 컷 담았다
그리고 주문을 하고 티파니의 내부를 담아봤다
움직이기 귀찮아서 앉은 자리에서 그냥 담았음
너무 더운 날에 먹은 시원한 물이 감동이었던 건
HJ도 마찬가지였나보다, 물병 사진을 담고 있다
음식을 기다리는 동안 담은
티파니의 야외 테이블
이건 식전빵
이탈리아의 식전 빵은 신기하게도
정말 아무 맛도 나지 않더라
이건 내가 시킨 프로슈토 모음 1인분
메뉴판에는 이탈리아어로 '살루미(Salumi)'라고
표기되어 있었다
한편, HJ는 라쟈나를 시켰다
프로슈토로 유명하다는 파르마(Parma)까지 와서
이 곳의 특산품인 프로슈토를 먹어보게 되다니
감동이었고, 가슴이 좀 벅찼다
내가 시킨 건 세 종류의 고기가 있었다
얇게 썰린 녀석들이었는데, 먹기 아까웠음
HJ와 함께 나누어 먹기 전에
위에서 내려다 본 살루미 믹스
그리고는 맛있게 먹었다
우리가 라쟈나와 프로슈토로 점심을 먹었단
파르마의 카페 겸 레스토랑, 티파니(Tiffany)
음식은 굉장히 맛있게 먹었다. 티파니가 알려진 맛집인지 아닌지는 모르겠다. 우리는 그저 점심 식사를 할 만한 식당을 인터넷의 도움 없이 찾고 있던 중이었고, 그 와중에 우리 앞에 떡 하고 나타난 식당이라 그냥 들어갔을 뿐이다. 하지만 라쟈냐도 그렇고 살루미도 굉장히 맛있게 먹었다. 그래서 우리는 아무 정보 없이 들어온 식당이지만 운이 좋다고 이야기 하면서 점심 식사를 했다. 사실 이 레스토랑은 호텔 가이드가 추천해준 길(Str. XXII Luglio)에 있는 건 아니었다. 세례당을 왼쪽에 끼고 남쪽으로 나 있는 길(Borgo XX Marzo)에 있었다는 것.
식사를 마치고 나니, 다시 힘이 났다. 몸을 녹여버릴 듯한 더위였지만, 돌아다닐 수 있는 용기가 생겼다. 그래서 힘내서 밖으로 나가 보기로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