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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여행/'15 이탈리아

이탈리아 여행 - 베네치아(Venezia)를 떠나 파르마(Parma)로 / 2016.0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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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베네치아(Venezia)'를 떠나 '파르마(Parma)'로 이동한 후 숙박할 예정이다. 최종 목적지는 '친퀘테레(Cinque Terre)'이지만, 장거리 이동을 줄이기 위한 중간 기착지로 파르마를 잡았다. 보통 베네치아에서는 '피렌체(Firenze)'를 경유하여 친퀘테레로 많이 간다는 걸 나중에 알게 되었는데, 이미 기차표를 다 끊어놔서 어쩔 수 없이 남들과 다른 루트로 친퀘테레로 이동하게 되었다. 그래서 '볼로냐(Bologna)'와 '파르마(Parma)'를 거쳐 친퀘테레로 들어가게 된다. 처음 여행 루트를 짤 때 베로나(Verona)를 고민하다보니, 남쪽의 피렌체를 통해서 갈 생각은 하지도 못했던 게 그 이유였지만, 나름대로 괜찮았다.


전자티켓을 휴대전화에 넣어두고 있었다. 나는 이것을 티켓 형태로 발권을 해야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어서 좀 서둘렀다. 역 내 매표소 위치 등에 대해 정보가 없는 상태였기 때문에 초조했다. 일단 자판기처럼 보이는 기계에 다가가 예약번호(PNR)을 입력했지만 오류가 났다. 몇 번이고 했으나, 계속 오류가 났다. 매표소를 찾아야겠다는 생각으로 두리번거렸으나, 매표소는 보이지 않았다.


역 한가운데에 간이 부스가 있긴 있었는데, Last Minute Service 라고 쓰여있었다. 기차가 출발하기 직전에 떨이로 좌석을 파는 곳 같았다. HJ가 저기에 물어보면 어떠겠냐고 했다. 다가가 휴대전화 속의 전자 티켓을 보여주며, 이거 어디서 출력하냐고 물었더니, 그냥 타면 된댄다. 아.. 그랬구나. 순간 맥이 탁 풀려버렸다. 갑자기 느긋해져서 천천히 몰스킨 매장을 구경하고, 거대한 빵도 하나 샀다.



이건 어디론가 향하는 레지오날레 등급의 기차

출발하기 전 여유가 있어서 담아봤다



그리고 우리가 탈 예정이던 고속열차

'프레치아르젠토(Frecciargento)'



베네치아 산타루치아역 대합실의 모습인데

우리가 있던 부분은 생각보다 작고 아담했다



드디어 기차를 탔다

HJ와 처음하는 기차여행을 이탈리아에서 하다니!

베네치아 산타루치아역



기차는 베네치아를 떠나 바다 위에 놓은 다리를 건너기 시작했다

우리는 볼로냐(Bologna)에서 기차를 갈아타야 했다



안녕, 베네치아

6일 후에 봐!



이탈리아 내륙으로 들어온 기차는 엄청 빨리 달렸다

지평선이 보일정도로 너른 평야가 창 밖에 펼쳐져 있었다



그렇게 볼로냐로 향했고

오래지 않아 도착했다



볼로냐(Bologna)에서 기차를 갈아타기 위해 내릴 때였다. 내가 화장실에 가느라 HJ가 먼저 내렸는데, 왠 건달 같은 녀석이 붙어서 기차에서 내리는 HJ의 가방을 들고 있었다. 내가 HJ를 봤을 때, 이미 녀석이 가방을 한 번 들었기 때문에, '아.. 이건 돈을 줄 수 밖에 없다'고 생각했다. 그래도 일부러 천천히 플랫폼을 확인하는 척하면서 저 녀석을 어떻게 떼어내야 할 지 잠시 고민했지만 답이 없었다. 일단은 열차를 갈아타야 하는 플랫폼으로 이동했다. 계단을 내려갔다가 다시 올라가야 했는데, 녀석이 HJ의 짐을 들면서 졸졸 따라왔다. 우리가 기차를 타야하는 플랫폼에 다다른 후, 돈을 달라길래 HJ가 가지고 있던 2유로를 주니, 10유로를 달란다. 그래서 단호하게 'NO!'라고 언급하고서는 무시했다. 그랬더니, 동료인 듯한 녀석이 한 명 더 다가와서는 함께 압박하기 시작. 하지만 밀리면 털린다는 생각에 고자세를 유지했다. 내가 그 두 녀석보다 덩치가 큰 게 다행이었다. 그렇게 얼마간 있었더니, 쌍욕을 하면서 가더라는. 나중에 HJ와 이야기를 해보니, 그 녀석이 캐리어를 빼앗다시피 해서 들었다고.


일단 그렇게 마무리 되었다. 하지만 본의 아니게 HJ에게 잔소리를 하게 되었다. 유럽 여행이 처음인 HJ가 어떻게 처음부터 그런 녀석들을 있을 줄 알았겠나 싶다가도, 가방을 절대 남의 손에 넘기지 말고, 누가 그러려고 하면 강하게 "No!"라고 거부의사를 표하라고 했다. 나는 나중에 또 이런 일을 당하지 않도록 하기 위한 주의였는데, HJ는 못내 섭섭한 모양이었다. 약간 티격태격 하고서는 파르마로 가는 기차로 갈아탔다.


파르마 기차역에서 어느 쪽으로 나가야할지 헷갈렸다. 데이터를 쓸 수 있었다면, 이런 문제는 없었을텐데, 싶었다. 잠시 헤메다가 나간 바깥은 말도 못하게 더웠다. 숙소인 호텔 스탕달(Hotel Standal)까지는 걸어서 약 10분.


그리고 체크인 하는 직원이 굉장히 특이했다. 그녀의 나이는 40대 초중반 정도로 보였는데, 성깔이 있어 보였다. 특히, 아랫사람들 엄청 괴롭히면서 상사나 손님에게는 엄청 아부하거나 아양떠는 그런 스타일?나만 그렇게 생각하는 줄 알았는데, 나중에 이야기를 해보니 HJ도 비슷한 생각이었다.



체크인 시간이 안되어, 짐을 맡기고 나왔다

이 때가 오후 1시쯤 되었으려나?

파르마의 상징이라고도 할 수 있는 필로타 궁전(Palazzo della Pilotta)



정말 이상하게도 거리에 사람이 전혀 없었다

필로타 궁전 구석에 흑형들이 모여 있는 곳만 빼고

좁은 골목에서 흑형들의 시선을 느끼며 큰 길로 나왔다

Str. Giuseppe Garibaldi



여행 준비를 꼼꼼하게 하지 못했고

마참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일요일이라서

저 필로타 궁전 내부 구경은 못했다

파르네세 극장(Teatro Farnese)을 보고 싶었는데



하지만 저 멀리 핑크빛 '침례당(Baptistery of Parma)'이 보였다

종이 지도를 들고 여행하는게 몇 년 만인지



이탈리아 여행의 두 번째 날. 파르마에서의 일정이 시작되었다. 그런데 정말 너무너무너무 더웠다. 그리고 이상하게도 유령도시 마냥 거리에 사람이 없을 뿐더러, 상점도 대부분 문을 닫아서 의아했었다. 그냥 일요일이니까 그러는가보다 싶었는데, 나중에서야 그게 시에스타 인 줄 알게 되고 경악했다. 우선은 침례당 근처로 가서 식사를 하기로 했다.


이 곳은 파마산 치즈의 원산지이자, 프로슈토가 굉장히 유명한 곳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