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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여행/'10 체코

2010년 체코 프라하 - 화약탑과 구시가 광장, 그리고 시계탑까지 / 2010.0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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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체코(Czech)' 여행, 그리고 '프라하(Praha)' 여행은 '나메스티 레푸블리키(Náměstí Republiky)'에서 시작되었다. 약간 외곽에 있던 내 숙소(Extol Inn)에서 14번 트램을 타면 도착하던 곳이기 때문이었다.


아침 9시가 살짝 넘은 시간에, 숙소 앞에서 탄 트램에 별 생각없이 몸을 싣고 있었으나, 트램에서 내리는 순간에 여행왔다는 사실이 온 몸으로 느껴졌다. 그러나 일단은 현지에서 사용할 돈을 출금해야 해서 근처에 있는 씨티은행에 잠시 들러야 했다. 은행 안에 있는 ATM기로 어렵지 않게 돈을 찾은 후에는, 구시가 광장으로 가려면 어떤 길로 가야 하는지 살피기 위해 지도를 펼쳤다. 이 때만 해도 아날로그 방식으로 여행으로 했었더랬다.



프라하를 여행하는 동안 이 곳을 참 많이 지나다녔다

여행이라는 하루의, 시작과 끝이었던 곳

'나메스티 레푸블리키(Náměstí Republiky)'



이 길이 맞을까, 저 길이 맞을까

두리번거리며 길을 걷다가 시커먼 뭔가를 발견!

뭔지 모르겠지만 일단 저 쪽으로 가보기로 했다



그 시커먼 녀석의 정체는

바로 '화약탑(Prašná Brána)'이었다



여행의 동행이 있다는 게

문득 부러워서 잠시 쳐다봤더랬다

너무 오랜만에 혼자하는 해외여행이라

아직까지는 적응이 안되었음



옛날에 화약 창고로 쓰인 연유로

그 이름이 화약탑(Prašná Brána)이 되어버린 탑

프라하 구시가의 시작점이기도 하다



시커먼 화약탑 옆에는 산뜻한 노랑색의 건물이 있었다

'시민회관(Obecní dům)'이라고 하고, 공연장인 모양이었다

여행이 정말 시작되는 순간이나 다름 없었는데

너무 간직하고 싶었는지, 이 비슷한 사진만 20장을 찍었더라



20세기 초에 아르누보 양식으로 지어진 건물이라 한다

그리고 체코슬로바키아의 독립이 선언된 곳

내부는 들어갈 엄두가 나지 않아, 그냥 밖에서만 봤다



시민회관을 지나 이동하려고 지나가는 중

주차된 차 때문에 사진찍기가 어려웠다

이 사진과 비슷한 컷도 10컷 정도 찍었다



화약탑도 내부로 들어가진 않고

밖에서만 둘러보면서 쓱 지나갔다

영국의 '에딘버러(Edinburgh)'가 연상되었음



화약탑으로부터 서쪽으로 뻗어있는 길은

'첼레트나(Celetná)' 라는 이름의 유명한 길이다

옛날에는 왕이 행차했던 길이라고도 하는데

이제는 상점들의 행렬만 있을 뿐이다



화약탑과 구시가 광장을 이어주는 길이라 그런지

이른 시간이었는데도 사람이 제법 많았다

'첼레트나(Celetná)'



'첼레트나(Celetná)'에서 본 '게스(Guess)' 매장인데

이렇게 클래식한 매장을 보질 못해서

신기하다는 생각에 사진에 담아놨다

그리고는 곧 구시가 광장에 이르렀다



구시가 광장에 도착하니 사람이 엄청 많았고

잠시 정신 못차리고 있다가 저 멀리서

웨딩 촬영을 하길래 살살 다가갔다



구시가 광장에는 관광객들로 북적였는데

저 커플은 모든 이들의 시선을 빨아들이는

블랙홀과도 같은 존재였다



'프라하 구 시청사(Old Town Hall)와 시계탑'

건물에 오랜 시간의 때가 묻어 있는 듯한 모습이

굉장히 멋져보였는데, 실제로 14세기에 지어졌고

그 이후에 많은 증/개축이 있었다고 한다



여기까지 왔으니, 프라하의 명물인

구 시청사의 시계를 봐야지



프라하의 명물인 구 시청사의 천문시계는

1410년에 미쿨라스라는 시계공이 만들었다고 한다

우리나라는 조선이 건국될 시점인데

이래저래 많은 생각이 들었던 건 사실이다



위 쪽에 있는 시계는 해와 달과 지구의 움직임을

나타낸 것이라고 하는데, 어떻게 보는지는 모르겠다

세계에서 3번째로 오래된 천문시계이자

동작하는 것으로는 가장 오래된 천문시계



아래에 있는 건 계절에 따른 생활 양식이나

별자리를 둥근 원에 그려 놓았다



정각이 되면 시계 위에있는 두 개의 작은 창문에서

카톨릭의 12사도들이 마치 뻐꾸기 시계처럼 나온다

아직은 정각이 안되어서 오매불망 기다리는 중



다른 관광객들도 정각을 기다리는 중이다

소매치기가 이 때를 노려 지갑을 턴다고 하여

정신은 아주 바짝 차리고 있었음



정각까지는 시간이 제법 남아 있던 터라

프라하 구시가 광장의 모습도 담아봤다

(이와 똑같은 사진을 20장 정도 담았다)



정각이 되어가니, 사람들이 시계탑 아래로 몰리기 시작했다

너무 아래에서 보면 목이 아프니까

적절하게 살짝 뒤로 빠졌다



나도 저 나이까지 여행에 대한 로망과 꿈이

살아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게 했던 장면



정각이 되어 시계탑에서 작은 쇼(?)가 진행되었고

잠시 카메라를 내려놓은 채 눈으로 보기만 했다

생각보다 귀엽기도 하고 아기자기 하기도 하고

기대보다 별로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을 것도 같았다

시계탑 앞에 있던 사람들은 흩어지고



새로운 사람들이 오고 있다

삶도 이런 걸까, 싶었다



프라하 구시가 광장에 있던 틴성당

겉에서 보기만 하고, 안으로 들어가진 않았다



개인적으로 프라하 구시가 광장의 매력이 굉장하게 느껴져서 뱅글뱅글 돌고 또 돌았다. 카페에 들어갈 것도 아니었고, 누군가 말 상대가 있는 것도 아니어서, 내면에서 느껴지는 모든 촉각에 온 신경을 곤두세웠다. 그래서 이 곳이 마치 유토피아적인 다른 세계 같았다. 딱히 그럴려고 했던 것은 아니었는데, 뭔가 현실 도피가 되는 것 같기도 했다. 그저 광장일 뿐인데, 당시의 내게는 꿈 속의 이상향처럼 느껴졌던 곳.