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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여행/'16 핀란드

핀란드 여행 - 투르쿠에서 꼭 가봐야 할 곳, '투르쿠 성(Truku Castle)' / 2016.0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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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싱키에서 기차를 타고 '투르쿠(Truku)'로 온 우리는 걸어서 10분 거리에 있는 숙소에 체크인을 하고 잠시 쉬었다. 그리고 어디를 갈지 둘러보다가 '투르쿠 성(Truku Castle)'이 지금은 운영을 하고 있지만, 내일은 쉰다는 정보를 입수하고 부랴부랴 밖으로 나왔다. 버스를 타고 빨리 가려 했지만, 이상하게도 구글 맵에도 버스 정보가 뜨질 않아서 오로라 강을 따리 약 20여 분 거리를 걸었다. 그리고 마침내 투르쿠 성에 도착하여 입장료를 내고 입장했다. 이전 포스트에서 절반을 정리하고, 후반 절반을 정리하는 포스트.



투르쿠 성 안에 있는 교회를 걸었다

1706년에 교회로 바뀐 이 곳은

투르쿠 시민들의 결혼식 장소로 쓰인다고도 한다

이런 곳에서 결혼하면 참 멋질것 같았다



한편 교회 한 켠에 있는 파이프 오르간은

다른 서유럽에 있는 그것들과 달리

상당히 작고 아담하고 귀여웠음



이 곳은 제 2차 세계대전 중에 크게 파괴되었으나

파괴되기 전의 사진을 기초로 복원된 것이라 한다



그 다음에 들린 곳은 '왕의 홀(Kungssalen)' 이라

불리는 일종의 연회실 같은 곳이었다

한 때는 무기고로도 쓰였던 적이 있다고 하며

현재는 예약을 해서 별도로 사용가능하다고 한다



'왕의 홀(Kungssalen)' 벽에 걸려 있던 태피스트리

무슨 내용인지 정확히 알진 못하겠으나

다른 나라의 사신이 왕을 알현하는 것 같은 모습



'왕의 홀(Kungssalen)'

이 곳이 투르쿠 성에서 가장 화려했던 곳 이었다



'왕의 홀(Kungssalen)'을 지난 다음에는

긴 복도를 따라 각종 유물이 전시된 공간이 있었다

그릇, 의복, 장신구, 그림 등등



1800년대의 이후로는 기술의 발전과 대량생산으로

사치품의 가격이 저렴해지면서 보급이 많아졌다 한다

재현된 당시 중산층 이상의 저녁 식사 테이블



근대 이후 평범한 가정의 거실을

모형으로 재현해 놓은 모습



한 켠에는 그릇들이 많이 전시되어 있었는데

이 그릇에 그려진 그림이 가장 마음에 들었다

저 아득한 중동을 매우 정교하게 잘 표현해놓아서



우리는 전시실을 둘러보고 나와 다음으로 이동했다

이 곳은 해양 박물관 같은 느낌의 곳이었는데

영어가 없이 오로지 핀란드어와 스웨덴어만 있어서

그냥 둘러보면서 지나갔다



잠시 후, 우리는 운이 좋게도 어린이들의 체험학습을

바로 가까이에서 구경할 수 있었다

아이들이 기사 작위를 받는 듯한 모습이었는데

보고만 있어도 재미있어서 끝까지 다 봤다



한편, 그 옆에는 다양한 모자를 써볼 수 있도록

간단하게 준비되어 있었다

HJ가 이렇게 부직포로 만든 왕관도 써보고



이렇게 꼬깔 모자도 써봤다



체험학습이 끝나고 아이와 여왕이 퇴장한 이후에는

HJ가 잠시 새로운 여왕이 되었다



여왕의 의자 바로 앞에는 이렇게 코스튬이 있었다

저 쇠갑옷과 투구는 실제로 착용해봤는데

어마어마하게 무거웠다

투구 무게만 8Kg 이상 나갈 듯



귀여운 칼(모형)과 방패를 들고

나를 위협하는 HJ



중세 체험관(?)을 뒤로 하고

가던 길을 재촉하니 조금 더 정교한 전시물이 있었다

2층에서 내려다 볼 수 있었던 밀랍 인형들

하도 전통복장의 안내원에게 속아서

저들도 사람이라 생각했으나, 이번에는 인형이었음



오래 전 핀란드 인들이 신고 다녔던 신발

생김새로 보아 가죽을 여러 번 덧대 만든 듯 싶었다



중세 후기의 투르쿠는 제법 발전한 도시여서

스웨덴 왕국에서 인구 수로 상위권에 랭크되었다고 한다

게다가 스웨덴 본토와 지리적으로 가까워서

이렇게 배(코그 : Cog)를 이용한 무역이 활발했다



중세 핀란드의 평범한 가정집의 모습

딸이 빵을 몰래 먹으려하자 엄마가 혼내고 있다

(사진 속 엄마의 간달프 수염은

천장 조명이 유리에 반사된 것임)



지하에 내려갔더니, 감옥을 구경해볼 수 있었다

투르쿠 성은 한동안 감옥으로 쓰였던 흑역사가 있다



평상 바닥에 고정된 족쇠

살짝 들어봤는데, 무식하게 무거웠다



여기는 3번 방입니다

방을 번호로 지칭하니, 노래방 같은 느낌



어느 방의 빛이 환하게 들어오는 창

그리고 한 켠에 놓인 액자



한 눈에 봐도 고급스러웠던

왕이나 그에 준하는 귀족의 응접실 같았던 곳



여기는 집 안에서 일을 하는 사람들의

식탁이자 휴식공간 같은 곳처럼 보였다

현재의 모습이 미화되어 있는 것이겠지만

현재의 헬조선 보다 좋게 느껴졌다



투르쿠 성은 어디를 가든 큼지막한 창문이 있어서

빛이 환하게 들어오는 것이 참 좋았다

오른편에는 화덕(?)도 보인다



집안의 가구를 몽땅 모아놓은 것처럼 보였던 방

화려하다한들 서유럽이나 남부유럽에 비하면

그저 소박 하기만 할 따름이었다



왕 혹은 귀족의 침실이었으려나

그런데 이상하게도 생각보다 침대가 작았다

나도 못누울 것 같다는 생각을 했었는데

침대 다리를 보니, 왠지 길어질 것 같은 느낌



아마 주방장이 있고, 하인들이 많이 드나들었을

당시에는 번잡했겠지만, 이제는 텅 비어버린

주방도 구경할 수 있었다



그렇게 투르쿠 성 구경을 마치고 나왔다

관람객은 정말 별로 없어서, 전세 낸 느낌이었다

행여 언젠가 또 올 수 있으려나..

안녕! 투르쿠 성!



우리는 투르쿠 성 앞에 있는 버스 정류장에서

잠시 버스를 기다렸으나, 비치된 버스 시간표를 보고

30분 정도 기다려야 하길래 그냥 걸어가기로 했다



투르쿠 성도 그랬지만

시내에도 사람은 커녕 개미 한마리 없었다

HJ와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며 숙소 쪽으로 가는 길



드디어!!

거리에서 사람을 봤다!

내가 사람을 봤다고 좋아할 줄이야



HJ가 말하길, 배고프다고..

처음 연애할 때는 잘 몰랐는데

HJ가 배고프면 예민해지고 신경질 적이 된다는 걸

어느 순간 깨달은 나는, 긴장하기 시작했다



투르쿠는 핀란드에서 가장 오래된 도시이다. 그리고 옛 핀란드의 수도이기도 했다. 도시 자체가 그렇게 크진 않지만, 과거에는 스웨덴과 핀란드를 포함하여 손꼽힐 정도로 번성한 도시였는데, 그 중심에 투르쿠 성이 있었다. 그리고 그 곳을 다녀왔다. 서유럽의 유명한 관광지에 비하면 초라하게 느껴지는 부분도 있었으나, 나는 그 소박함이 되려 좋았다. 꾸미거나 과장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 인 것 같아서.


사실, 태초에 이 성은 성이 아니라, 1280년 쯤에 스웨덴 정복자가 세운 작은 요새였다. 현재는 걸어갈 수 있는 육지이지만, 처음에는 오로라 강 하류 한가운데에 있는 둔덕에 세워진 섬이었다. 이후, 약 200년 동안 요새 주위로 치안이 안정되자, 사람들이 살기 시작했으며, 그에 따라 지역 방어 외에도 필요한 기능이 늘어나게 되었다. 그 결과로 건물이 여러 번 증축되었고, 16세기에 이르러서는 이 지역에 공작(Duke) 작위가 신설됨에 따라 성으로 증축되었다.


그 이후는 약간 흑역사인데, 큰 불이 나서 불에 타지 않은 부분만 창고로 활용 되기도 했고, 감옥으로 활용되기도 했으며, 한 때는 러시아 해군이 주둔하기도 했다. 세계 2차 대전 중에 폭격으로 인해 심하게 훼손 되었다가, 수십년 동안 복구하여 현재와 같이 박물관으로 운영 중이다.


투르쿠를 여행한다면 꼭 들러봐야 할 곳. 다만, 매주 월요일은 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