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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한 날들의 기록

내 인생 첫 베이킹은 내 입방정으로 시작되었다 - 첼시님의 브라우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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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에 인생 첫 베이킹을 했다. 얼마 전, 첼시님이 올린 브라우니 레시피(http://fudd.kr/1744)로.


며칠 전 평소와 다름없이 HJ와 이야기를 하던 나는, "첼시님이 브라우니 레시피를 올렸던데, 브라우니나 만들어볼까?" 라고 지나가듯 말을 한 적이 있었다. 물론 귀찮으니까 실제로 만들 생각은 전혀 없었고, 그냥 소소하게 오가던 여러 이야기 중 하나였을 뿐이었다. 그러나 그 다음 날이었던가, 내가 받았던 카톡은...



Aㅏ....................

내 인생 첫 베이킹은 이렇게 시작되었다

내 입방정으로부터 말이다



집에 없는 재료가 많아서 대형마트에서 장을 봐서 사왔다. 하지만 일부 재료는 내 사정에 맞게 바꾸기도 했다.


우선 첼시님은 키르슈를 썼지만, 나는 깔루아로 대체했다. 그리고 바닐라 익스트랙트는 구할 수가 없어서, 큐원에서 나온 바닐라빈설탕(60g)으로 대체했다. 아울러 레시피에는 백설탕(200g), 흑설탕(100g)이 필요했지만, 나는 바닐라빈설탕(60g) + 황설탕(40g)으로 100g을 맞추고, 흑설탕(200g)으로 첫 베이킹을 했다. 그리고 두번째 시도에서는 황설탕(200g)에 흑설탕(100g)을 썼다.


나는 생전 빵이나 쿠기를 만들어본 적이 없는 사람이고, 요리도 못해서 전자렌지는 쓰지만, 오븐은 쓸 줄 모른다. 그런 사람이 처음으로 만들어 본 브라우니.


** 레시피 : 첼시님의 블로그 - [구움과자]쫀득한 키르슈 브라우니 만드는 법



다크초콜렛을 산다는게 이렇게 블럭으로 샀다

청크로 샀으면 편했을텐데, 멍청해가지구..

저걸 잘게 다듬어야 했다



다크초콜릿을 잘게 다듬어야 했는데

이 작업이 생각보다 번거롭고 힘들었다

어쨌든 다 부셔놓으니 뿌듯했다



첼시님은 '키르슈' 라는 술을 사용했는데

우리집에는 마침 깔루아가 있어

이 녀석으로 대용하기로 했다



깔루아를 꺼낸 김에 우유를 얹어

깔루아 밀크를 만들어 먹고

음주 베이킹 ㅋㅋㅋ



그리하여 재료가 다 준비되었다

소금(2/3t), 황설탕(100g), 흑설탕+바닐라빈설탕(200g),

다크초콜릿(100g), 무가염버터(200g), 깔루아(3T),

코코아가루(15g), 중력분(120g), 다크초콜릿(200g), 계란(3개)



우선 중탕한 볼에 다크초콜릿(200g)과

무염버터(200g)를 넣어 녹이는 중이다



다른 볼에는 계란(3), 황설탕(140g), 흑설탕(100g)

바닐라설탕(60g), 깔루아(3T)를 넣고 섞었다



계란 반죽에 중탕이 되어 녹은

버터+다크초콜릿을 넣고 섞는 중이다

이후 중력분(120g), 코코아가루(15g), 소금(2/3t)을

체쳐 넣었지만, 손이 모자라 사진은 찍지 않았다



어쨌든 우여곡절 끝에 반죽이 완성되고

사각틀 대신 썼던 그라탕 그릇에 넣었다



첼시님의 레시피에는 180도에서 20~25분을 구우면 너무 딱딱하지 않고, 쫀득한 브라우니가 완성된다고 쓰여 있었다. 그래서 잘 쓰지도 못하는 오븐을 예열하고, 그라탕 그릇을 넣고, 23분을 기다렸다. 행여 브라우니가 탈까봐 25분에서 2분을 빼서 23분으로 시간을 맞췄더랬다.


기다리는 시간이 어찌나 느리게 가던지.. 여튼 인고의 시간이 지나고, 그릇을 꺼내 들었는데, 뭔가 이상했다. 겉은 익었는데, 내부는 찰랑찰랑한 반액체 상태였다. HJ는 '퐁당 오 쇼콜라' 같다고 했다. 그래서 겉면만 걷어내어 뜯어먹고, 오븐에 다시 넣어 더 구웠다. 2번을 더 구웠는데, 앞서 구운 시간을 다 합치면 거의 1시간 가까이 구운 것 같았다.


내가 어느 지점에서 잘못한 게 있는 모양이었다. 여튼, 이런 우여곡절 끝에 브라우니가 완성이 되었고, 식힌 후에 잘라보니까..



뭔가 더럽게 느껴지는 건 기분 탓이었을까?

하지만 보기와는 다르게 부스러기를 주워 먹어보니

감탄사가 나올 정도로 너무 맛있었다



아까 액체였던 브라우니의 내부는

오븐에서 한참을 구워 겨우 고체가 되었다

유분기가 있고, 아주 촉촉했다



우리는 그 자리에서 브라우니를 몇 조각 먹었다. 마트에서 사먹는 것은 물론이고, 왠만한 수제 브라우니보다도 더 맛있어서 전투적으로 다 먹어버리고 싶었지만, 칼로리 때문에 먹고나면 엄청난 자괴감이 올 것 같았다. 그래서 두어 조각을 남겨두고, 내일 회사에 가져가라며 HJ에게 너댓 조각을 챙겨줬다.


다행히 동료들이 너무 맛있다며 좋아했다고 했다. 양이 적어서 아쉬웠다고..



그래서 며칠 후에 다시 한 번 도전했다

이번에는 HJ가 반죽 부분을 담당했고

마카다미아를 쪼개서 넣었으며

그라탕 그릇 대신에 오븐 팬을 사용했다

만드는 과정 다 생략하고, 완성된 브라우니!



케이크

지난 번과는 다르게 25분을 구워내니

아주 촉촉한 브라우니가 완성되었다

달달한 향과 촉촉한 비주얼과 뿌듯한 성취감!



식히고 커팅을 해서 그릇에 쌓아놨다

먼저 만든 것보다 더 맛있게 되었고

모양도 더 예뻐서 보고만 있어도 좋았다



브라우니, 홈베이킹,마리메꼬

크아, 제과점 못지 않은 비주얼

뽕을 맞는다는 게 이런것이려나



브라우니, 홈베이킹

마침 이 브라우니를 한 다음 날에

HJ의 친구들이 집에 와서 다과로 내놓았고

또한 우리 부모님께도 가져다 드렸는데

모두 반응이 너무너무 좋았다

심지어 아빠가 어쩜 이렇게 맛있냐며



** 레시피 : 첼시님의 블로그 - [구움과자]쫀득한 키르슈 브라우니 만드는 법 **



첼시님, 감사해요! 잘 먹었고, 잘먹고 있는 중이에요! 앞으로 다른 레시피로 만들 음식들도 잘 먹을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