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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여행

고려시대 왕릉 따라 걷는 트레킹, 강화 나들길 3코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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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화 둘레길 3코스를 걸었다. 차를 가지고 가서 온수리 공영 주차장에 주차하고 걸을 생각이었다. 그런데 네비를 검색해도 주차장이 검색되지 않아서, 조금 난감했다. 카카오맵(다음맵) 기준으로 '온수리제2공영주차장' 또는 '인천 강화군 길상면 온수리 546-34'로 검색하고 가면 된다. 주차장의 크기가 크지 않고, 버스 정류장과 함께 붙어 있어서 자세히 보지 않으면 지나치기 쉽다. 나는 한 번 지나쳐서 다시 돌아와서 주차를 했다.


주차를 하고 나니, 시작 지점의 도장을 찾지 못해서 또 한 번 헤맸다. 10분 정도 버스정류장 인근을 돌아다닌 끝에, 주차장 건너편 버스 정류장 뒷편에 도장이 든 캐비닛이 숨어있더라. 첫 사진에서 확인 할 수 있다.


조선의 왕릉은 몇 번 봤고, 신라의 왕릉도 경주에서 본 적이 있다. 그런데, 고려시대의 왕릉 또는 묘는 여기서 처음 봤다. 고려의 묘는 그 시대만의 양식이 있어서, 신기했다. 왕릉과 시골 길이 잘 조화된 트레킹 코스였다.



강화나들길 3코스

'고려왕릉 가는 길'의 시작점은

서울쪽으로 나가는 버스 정류장이었다



요즘은 찾아보기 힘든 방앗간

개인적으로 방앗간이 너무 좋아서 담았다

마음 같아서는 망하더라도

나중에 하나 차려보고 싶을 정도



강화나들길 3코스

고려왕릉 가는 길 초반의 골목길



'안녕하시꺄?' 나들길을 걸으면서

"~꺄?'로 끝나는 말이 강화도 사투리 라는 걸

자련스럽게 알게 되었다

하지만 지금은 거의 쓰이지 않는 듯



강화군 온수리

마을 벽화



사람이 버린 집은

다른 존재에게 보금자리가 되었다



세월을 이기지 못하고 무너저 버린 집

저 집에서 누군가는 삶을 살았을 것이다



'성 안드레 성당'

강화도에 있는 대한성공회의 성당이다

1906년에 지어졌다



이 성당은 한옥의 건축 방식과

서양 성당의 건축 방식을 절충해 지었다고 한다

옆면 벽면을 보다가 웃는 얼굴을 발견!



성당에서 사제관으로 가는 길인데

이런 대문을 '솟을대문'이라 한다

말 그대로 솟아오른 대문



다시 길을 걸었다

도로가 좁아지며 시골 풍경이 되었다



중간의 어떤 밭에는

청보리가 심어져 있기도 했다



강화나들길 3코스는 길이 두 갈래로 갈리는데

나는 여기서 '이규보 묘' 쪽으로 방향을 잡았다



황토빛으로 갈아 엎어진 밭

그리고 그 위에 심어진 무언가

그 뒤로 보이는 거대한 호수, 그리고 산



이 근방은 진짜 농사짓는 시골이라

고추(?)도 이렇게 심어놓았더라



여기는 소나무 묘목을 심어놨다

조금 의아하게 보이던 곳



내가 좋아하는 스타일의 시골집

낡은 집 앞으로 텃밭이 있는 풍경



이건, '피미길 32번길'에 있는 큰 나무

길상면 길직리 마을회관 앞에 있는데

옛날에는 당산이었을 같은 모습이었다

나무 아래에 평상이 있어, 잠시 쉬었다



이규보 묘 좌측에 있는 건물이다

유영각(遺影閣)이라 쓰여 있는데, 사당이다

문은 잠겨 있어서 돌아나왔다



고려시대의 묘 양식은 사진처럼

봉분 앞에 돌로 턱을 만드는 것이라 한다

길이 갑자기 없어져서 당황했는데

그냥 묘 근처로 걸어가면 되더라



첫번째 묘는 이규보의 묘가 아니고

가장 높은 곳에 있는 묘가 이규묘의 묘이다

돌아가신지 777년이 지난 2018년까지

잘 보존되어 있어서 놀랍기만 하다



왼쪽은 옛날에 세워진 비석이다

高麗 李相國 文順公 河陰伯 奎報之墓

(고려 이상국 문순공 하음백 규보지묘)

문인석도 많이 풍화된 모습이다



이규모 묘 뒤에서 바라본 풍경

대충봐도 명당의 느낌이 들었다



산길을 얼마인가 걷고 민가로 내려오니

소를 키우는 축사가 많았다

축사로 들어가진 않고 길에서 담은 소들

내가 신기한지 쳐다보고 있었다



모내기를 막 끝낸 것 같은 논과

세월에 바스러져 버린 집



모처럼 간만에 차가 다니는 도로를 걸었다

오른편에는 군부대가 있었다



이후 어딘가를 걷다가 화가 난 스팟이다

나들길 리본은 있지만, 제초가 되지 않은 길

길의 윤곽이 조금 남아 있지만

이보다 더 심한 곳도 있었다



이곳은 고려시대의 묘인 '곤릉'이다

고려시대 양식인 단이 높게 쌓여져 있다

고려 22대 왕인 강종의 두번째 부인인

'원덕왕후 유씨'의 묘이다



봉분 뒤에 둥글게 벽이 쳐저 있었으나

소실되었고, 묘지석 등도 모두 사라지고 없다

바로 앞까지 민가가 들어서 있으며

1974년에 현재 모습으로 보수했다고 전한다



이런 집을 보고 그냥 지나갈 수 없지

주택의 빈티지라고 할까?

돈만 있으면 수집하고 싶은 집들



언제부턴가 산길로 접어들기 시작했는데

지도를 보니 진강산 자락이었다

조선시대에 국영 말목장이 있던 산



산길을 따라가다보니

심상치 않은 돌계단이 나타났다

여기까지 가는 길에 땅주인이 그물을 쳐놓고

'출입금지'라고 해놨던데 잘 해결되면 좋겠다



여기는 '석릉'이다, 고려 21대 왕인 희종의 묘

이 분은 무인정권의 대표인 최충헌을

제거하려다 실패해 폐위되어 강화를 비롯한

섬을 떠돌다가 용유도에서 삶을 마감했다고 한다



고려시대의 묘는 봉분 뒤에 벽을 쌓고

봉분 앞에는 계단처럼 만들었다고 한다

이 또한 복원/정비된 것



그 이후로는 진강산 둘레를 걷다가

인천가톨릭대학교 강화캠퍼스 둘레를 돌았다

십자가를 짊어진 예수가 있는 작은 조각



산자락을 걷다가 이런 집을 발견했다

정방형이었고, 매우 낡았다

뼈대와 문짝은 나무, 벽은 황토였다

지붕만 슬레이트였음



지붕에 살을 얹은 다음 그와 엇갈리게

대나무를 얹어놓고, 대나무 사이에

마른 짚과 황토를 섞어 채워넣었다

벽도 같은 방식


약간 으스스한 기분이 들긴 했는데

문을 자세히 보니 녹슨 자물쇠가 잘못 걸려 있어서

두근대는 마음으로 문을 열어봤다

정방형의 황토방에는 아무 것도 없고

나무로 만든 십자가만 있었다

순간, 영화 곡성의 한 장면이 연상되어

문을 닫고 부리나케 뛰어 내려왔다



평지로 들어서니

엉뚱한 곳에 정자가 하나 있었다

'진강정'이라 쓰여 있다



이 묘 또한 고려시대의 묘이나

누군지 확인이 되지 않은 묘이다

'강화 능내리 석실분'이라는 이름으로 불린다

봉분 앞쪽으로 고려시대의 앙식을 볼 수 있다



이 간지나는 묘는 '가릉'이라 불린다

고려 24대왕 원종의 왕비인 순경태후의 묘

미니 피라미드와 같이 돌을 쌓아 석실을 만들고

그 위에 형식적으로 봉분을 만들었다

세월에 훼손되었던 것을 1974년에 복원했다 한다



진강산 둘레를 걷다가 민가로 내려왔다

강화군 양도면 능내리인데

멋진 단독주택을 엄청 짓고 있더라



그리고는 이내 강화 나들길 3코스의

종점에 이르렀다



강화나들길 3코스

고려왕릉 가는 길



여행 일자 : 2018년 6월 13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