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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버푸들 토리

집에 볕이 들던 어느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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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은 회사에 출근하지 않고, 스마트 워킹이라 불리는 재택근무를 했다. 일을 열심히 하니 목이 마르더라. 물 마시러 주방으로 가던 걸음이, 창문으로 드는 볕을 바라보느라 느려졌다. 사진 찍기에 참 예쁜 빛이라는 생각. 마침 토리가 내게 다가와 놀아달라고 했다. 잠시 카메라를 들고 일을 내려두고, 토리 사진을 담았다.

 


 

창문으로 드는 볕

 

어느새 울타리 위로 훌쩍 커버린 토리

 

카메라를 들고 가만히 있으니, 다소곳이 앉았다

 

아이, 눈부셔

 

내가 카메라를 놓고 놀아주길 기다리는 중

 

그러나 인내심이 부족해 점점 다가온다 

 

눈부신 햇빛

 

"나 삐뚤어 질거야" 비글 같은 눈빛

 

그래서 땡깡도 부려보고

 

삐치기도 해보지만, 소용 없음을 깨닫고는

 

다시 엎드려서 애처로운 눈빛을 보낸다

 

저런 눈빛을 마주하고 있으면, 너무 쉽게 마음이 약해져버린다. 그래서 인형을 가져와 터그놀이를 하며 놀았다. 토리의 최애 인형이 너무 낡아져서, 비싼 내 라이언 인형이 그 자리를 대신하고 있다. 놀면서 찍으니 사진이 모두 흔들려서 정지 화면으로 연출해 찍었다. 사진은 찍었지만 토리가 재미없어 해서, 사진을 다 찍고 신나게 놀아줬다.

 


 

토리가 가장 좋아하는 터그놀이

 

사진을 위해 움직임을 멈추니, 시선이 허공에 있다

 

내게 제대로 하라고 눈치를 준다

 

라이언을 잠시 바라보다가

 

"자! 어서 인형을 흔들어!" 라고 말하는 눈빛

 

그러나 내가 움직이지 않으니, 눈으로 욕하는 중

 

뭔가 재미없는 표정